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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부산 영화제 안가고 출품 안하겠다"
부산국제영화제 미래비전과 쇄신안 공청회, 영화 간섭 성토 줄이어
 
임순혜   기사입력  2015/03/11 [14:31]
▲ 3월10일, 오후5시, 프레스센터20층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     ©임순혜


3월10일 오후 5시, 프레스센터 20층에서 '부산국제영화제 미래비전과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사회로 열렸다.

 

공청회 토론자로는 이용관집행위원장, 박찬욱 감독, 민병록 전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임권택 감독, 심재명 명 필름 대표, 곽용수 인디스토리 대표가 참여했는데, '부산국제영화제 미래비전과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라기 보다는 "쇄신의 대상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아니라 부산시"라며 부산시의 영화 '다이빙 벨' 상영관련 부산국제영화제 간섭과 독립성 훼손에 대한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 3월10일, 오후5시, 프레스센터20층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박찬욱 감독     ©임순혜

 

박찬욱 감독은 "해외 많은 영화제들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간섭이 있는 영화제라면 누가 가려고 하나"며 "문제가 되는 영화가 걸러지는 영화제에 걸리는 영화, 난 만들고 싶지 않다. 그런 영화제에 초청되고 추천되는 것 자체가 모욕"이라며  "약간의 훼손은 전체의 훼손과 같다. 성에 대해 보수적이거나 폭력, 동성애 영화는 안 된다는 시장이 온다면 그때에는 또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사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찬욱 감독은 "공동위원장 소식 듣고 놀랐다. 잘못이 있으면 몰라도 물러나는 것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공동집행위원장에 반대의사를 밝히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있어 프로그래밍에 간섭하는 것만은 용인해선 안 된다. 만일, 그러한 결과가 된다면 저 혼자만이라도 다신 부산영화제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만든 영화 또한 출품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전주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었던 동국대학교 영화영상제작학과 민병록 교수는 "영화산업과 문화 이해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다. 국제적 망신이고 정치적 테러"라며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자진사퇴와 공동집행위원장 제안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이런 선례를 남기면 다른 영화제에도 영향을 준다. 한국영화의 미래를 위해서는 부산시와 타협을 하면 안 된다. 초심으로 돌아가 부산시 예산 지원 60억 안 받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방안 고민하자"고 제안하고, "영화가 창작의 샘물 역할 하는 것을 정치적 이유로 훼손하는 것은 안 된다. 절대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 3월10일, 오후5시, 프레스센터20층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임궈택 감독     © 임순혜

 

임권택 감독은 영화 '다이빙벨' 상영 금지를 요청한 부산시에 대해 "이북영화도 상영했는데, 이념의 문제라고 볼 수도 없는 세월호 관련 영화다. 영화의 소재에 제한을 두는 등 간섭을 하는 영화제에 누가 오느냐. 개운치 않은 결과를 내면 부산국제영화제는 망할 것이다. 부산의 수치이고 나라의 수치이며, 우리 영화인들 모두의 수치"라며  개탄했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도 "부산 국제영화제 20년의 역사는 자랑스럽고 흥미있는 역사다. 그것 인정하지 않고 여기까지 와 안타까운 상황이다. 영화제 독립성은 프로그래밍의 독립성이다. 프로그래밍 독립성, 자율성 존중되어야 한다. 부산시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책임을 이야기했는데 뜻이 다르다.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 자리는 역사적 책임과 시대적인 공적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라며 공동집행위원장 제안에 문제를 제기했다. 

 

곽용수 인디스토리 대표도 "독립영화들이 성공하는데 있어서 본질적인 내용도 있지만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향도 있었다"며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져야할 '미래비전'은 최근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배급 논란도 컸던 만큼 배급 등 플랫폼에 대한 고민을 부산국제영화제가 진행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플로어에서 경청하던 '표현의 자유 사수를 위한 범 영화인 대책위원회' 최은화 공동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을 제안했다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했다. 지금이라도 백지화해야 한다"며 "이제 답을 해야 할 곳은 부산시다. 영화인들의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대한 대답과 함께 공동집행위원장에 대한 공식적인 생각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는 "전체적으로 검열과 관계 있다. '다이빙벨' 과 '자가당착' 등 정부정책 싫어하는 영화 틀었기때문이 아닐까"하며 "독립영화들이 성공하는데 있어서 본질적인 내용도 있지만 부산국제영화제의 지원 영향도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져야할 '미래비전'은 최근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배급 논란도 컸던 만큼 배급 등 플랫폼에 대한 고민을 부산국제영화제가 진행해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밝혔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공동위원장 제안은 저에게 사퇴 권고 했을때 나온 이야기다. 부산시의 인적쇄신, 조직쇄신을 이해 할 수 없었다. 이해 못하나 노력하겠다 했다. 인적 쇄신요구에 제가 물러 나겠다고 했다. 당분간 영화계가 모두 인정하는분을  공동위원장으로 모셔와 안정 된 후 제가 빠져나가겠다. 저하나 물러나는 것으로 끝내달라고 요구했다"며 공동위원장 제안에 불만을 표시하는 영화인들에게 그간의 사정을 밝혔다.    

 

그러나 공청회 참가자들은 "쇄신의 대상은 영화제가 아니라 부산시"라며 "공동위원장 제안을 철회 할 것"을 요구했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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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한신대 외래교수, 미디어기독연대 집행위원장, 경기미디어시민연대 공동대표이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