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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만도 못한 청와대 비서실장의 처신
[시론] ‘이기준파동’ 몸통 집단사표로 ‘대국민협박’, 盧대통령 결단내려야
 
양문석   기사입력  2005/01/11 [11:41]
청와대 비서들이 집단사표를 냈다. ‘국정혼란과 국정공백을 감수할래’ 아니면 ‘정상적인 국정 유지를 선택할래’하며 집단사표를 냈다. 그리고 대통령은 ‘정상적인 국정유지’를 선택한다. 언듯 보면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 자연스럼 속에 ‘작위와 인위’가 독사 대가리처럼 꼿꼿이 도사리고 있다.
 
어떤 한 사람을 위해서 ‘장관’들이 집단으로 사표를 냈다고 가정해보자.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장관들보다 어떤 면에서 보면 훨씬 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는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사표를 그것도 집단사표를 내고, 대통령이 선별적으로 처리하면서 이 사건을 마무리하려 한다.
 
추천과 검증을 분리하여, 추천한 국무총리 이해찬과 비서실장 김우식은 살리고, 검증에 책임을 물어 인사수석과 정무수석만 잘랐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기준파동’의 핵심에 김우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40년 지기. 이것으로 이기준과 김우식의 관계는 설명이 가능하다.
 
총리 이해찬이 추천과정의 형식이면 비서실장이자 인사위원회 의장인 김우식은 추천과정의 내용이다. 김우식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이런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한데 그 김우식이 살아남았다.
 
김우식이 생존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참으로 참담하다. 장관들이 집단사표를 내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대 국민협박정치를 김우식이 자행한다. 자신의 문제였고, 자신만 사표를 쓰면 ‘이기준파동’은 마무리될 수 있었다. 한데 김우식을 살리기 위해서 ‘조폭적인 의리’를 보여준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행태도 문제지만, 수석들이 같이 사표를 내자 한다고 김우식은 자신의 사표와 더불어 수석비서관들의 사표까지 한꺼번에 모집해서 대통령에게 내 밀었다.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람이면, ‘나 하나로 마무리할 수 있다면, 나 하나로 족하다. 여러분들은 이후 상황을 수습하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야 할 사람들이다. 결코 집단 사표는 안된다. 이것은 한국을 엄청난 위기로 몰아 갈 것이다’며 수석비서관들을 설득해서 사표 제출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한데 자기만 살겠다는 심산인지 아니면 자기가 죽으면 모두 죽는다며 국민들을 협박하겠다는 심산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김우식은 다른 수석비서관들의 사표까지 거둬들였다.
 
이것이 한국 지식인들의 기본 폼새다.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 장대환 전 국무총리 서리,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 그리고 김우식 현 비서실장. 이들이 한국의 지식인들이 보여준 대표적인 표상이다. 온갖 부정비리는 자기들끼리 다 해 먹고, 일개 교수가 부동산이니 병역비리니 부정입학이니 한국의 기득권층이 하는 못된 짓은 나서서 자행했다. 
 
그리고 입으로는 한국사회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는 둥 이래서는 안된다는 둥 하며 공자인체 예수인체 폼은 폼대로 다 잡고 살았다. 이들을 한국 언론은 ‘저명인사’라고 부르고 ‘사회지도층인사’라고 치켜세운다. 가당찮은 짓거리가 상식으로 존경으로 변질된다.
 
또 다른 한국언론의 블랙코미디를 본다. ‘합리적 보수주의 노선 또는 실용주의 노선의 승리’라고 이번 ‘이기준파동’을 평가하는 자들이 있다. 도대체 이들이 왜 합리적 보수주의이며 실용주의인가. 이기준이 그 만큼 해 먹었으면 그의 40년 지기 김우식은 과연 이기준보다 깨끗하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김우식이 생존하는 방식을 보면, 국정을 생각하는 태도를 보면, 이기준보다 깨끗하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한국 언론의 적극적인 방어자세로 인해 김우식에 대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한국교육의 3불 정책 중 2가지인 ‘고교등급제 및 기여입학제’를 한국 대학의 어떤 총장보다 더 강력하게 추진한 자가 바로 연세대 총장시절의 김우식이다.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가 실용주의 노선인가. 이 정책들은 ‘많이 가지지 못한 학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정책이며, 한국 학생들을 ‘큰 부자 부모를 가진 학생’과 ‘큰 부자 부모를 갖지 못한 학생’으로 이분화하는 정책이다. 부모와 자식이 돈을 중심으로 갈등하게 하는 정책이요, 남북과 동서로 나뉜 한국 사회를 ‘강남과 비강남’으로 또 쪼개는 정책이다. 이것이 실용주의 노선이요 합리적 보수주의인가.
 
택도 없는 평가요 발상이다. 이들은 단지 자신과 자신 주변의 이익을 위해서 한 평생을 살아온 자들이요, 세상을 향해서 큰 돈을 갖지 못한 사람들을 향해서 한번도 역지사지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여전히 권력의 핵심부를 배회하고 있고, 권부의 핵심에서 ‘장난질’을 치며 제 논에 물대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노무현정부는 이들이 무슨 신주 단지나 되는 듯 보듬어 안고 세상의 눈을 가리려 한다.
 
노무현정부가 이제는 선택할 일이다. 개혁과 도덕의 이미지로 대통령이 되었고, 그 이미지가 빠른 속도로 부도덕 비양심 세력의 옹호자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은 다 안다. 그렇다면 진정 이것이 한국사회를 위한 길인지, 아니면 이미지메이킹 하면서 표심을 흔들었던 대통령 선출과정에서 발언한 수많은 약속들이 한국사회를 위한 길인지를 판단하고, 이제 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
 
▲언론학 박사, 언론개혁을 위해서라면 전투적 글쓰기도 마다하지 않는 양문석 정책위원     ©대자보

보수와 개혁의 길보다 지금 노무현정부가 처해 있는 상황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저급한 차원의 길, 도덕과 양심이냐 아니면 비도덕과 비양심이냐를 선택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날이면 날마다 되풀이 되는 좀스런 대국민협박정치도 이번 기회에 단절하는 용기도 기대하다. / 논설위원
 
* 필자는 EBS 정책위원 입니다.
* 본문은 경향신문 '언바세바'에도 기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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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1/11 [11:4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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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의 고전 2005/01/11 [15:39] 수정 | 삭제
  • 양문석님 댓글중에 일정부분 동의하면서 대안으로서의 고민에 대한 상념이 스쳐갑니다.

    우선 노무현에 대한 포기는 '포기가 아니라 노무현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포기는 자기가 해야할 일마저도 방치하는 것이어서 저도 포기라는 스탠스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진보진영과 개혁의 원칙에 충실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만 이들이 해야할 일은 노무현을 버리는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노무현 정권을 개혁정권이라고 보고 그런 인식하에 노 정권을 대하고 전술전략을 이야기하는 일부 개혁.진보진영과 시민단체의 시각을 하루 빨리 교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 정권의 보수.수구화는 이미 기정사실이고 현재진행형입니다. 아예 수구세력과도 과감한 동맹관계로 들어서고 있다는 징후도 또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이기준 사태는 이를 과속하려다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패.비리 접촉사고'에 불과합니다.

    2002년 대선의 추억은 하루빨리 잊고 추억으로 간직하는 게 정신건강에도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개혁진영의 대응은 양문석님의 말씀처럼 "사람의 문제에 집중함으로써 현실에 보다 철저한 평가와 비판 그리고 견인이 우리들 개혁진영의 전술로 채택되어야 한다"는 데에 일견 필요함을 인정하면서도 그걸로는 어림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노 정권의 반개혁, 보수회귀 노선에 대한 비판은 친노그룹 빼고는 개혁진영, 진보진영 모두 넘칠 만큼 해왔으며 앞으로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계속 될 것입니다.

    그러면 과연 그게 다냐, 안티하고 비판만 하면 노 정권이 개혁쪽으로 견인되어지냐는 겁니다.
    물론 이기준 사태처럼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듯이 여론이 한곳으로 집중될때 노 정권의 노선에 '일부 수정과 돌아가기'라는 전술적 후퇴는 가져올 수 있겠지요.

    그러나 이것은 노 정권이 이번처럼 무리수를 두기만을 바라고 그것을 교정하는 데 그치는 소극적 전술에 불과합니다.

    그런식으로는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 그리고 노빠그룹으로 형성된 노 정권의 기회주의적이며 기만적이기까지 한 개혁노선의 변질을 멈추게 할 수가 없습니다.

    더하여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개혁과 진보의 원칙에 충실한 강력한 견제그룹이 새롭게 형성되어서 노 정권의 정권재창출 또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그들의 자리지키기가 매우 위협적인 수준으로 전개되어야만 그들의 기회주의적인 속성상 개혁쪽으로 견인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단지 위협적인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안티'이상의 대안과 비전을 갖추고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중동과 노빠매체에 대항할 수 있는 개혁과 진보의 원칙에 충실한 언론매체들의 각성과 연대및 공동대응이 급선무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양문석님 처럼 강하게 비판하며 견인하는 전술과 함께 진보진영을 중심으로하는 강력한 새 '개혁.진보동맹'이 결성되어 상시적이고 집단적인 대응이 가능한 수준으로 이어져야만 할 때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여하이 성공적으로 만들어내느냐가 개혁.진보진영이 노 정권과 함께 말라 죽지 않는 첩경이라고 봅니다.

    나는 개혁, 진보 논객들이 왜 노 정권 비판에만 방점을 두고 이런 시도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지 불만입니다.
    군불을 때지 않고서 얼어붙은 개혁.진보진영의 실망과 좌절을 다시 희망으로 데워줄 수는 없는 것인데도...



  • 양문석 2005/01/11 [14:52] 수정 | 삭제
  • 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대통령의
    개혁의지에 대해서 불신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불신의 정도는 천차만별입니다...

    김대중정권의 3년 차 시작 시점에서
    붙었던 포기하고 갈 것인지
    아니면 좀 더 강력하게 견인할 것인지를 두고
    수 많은 논란이 일어났던 것처럼...

    저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노모의 실패는 곧 개혁진영의 실패로 등치될 것입니다...
    그리고 포기했다고 해서
    다음에 더 잘난 더 개혁적인 대통령을 뽑을 수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지금 이 정권을 향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보다 좀 더 강하게 비판하며 견인해야 하는 것이지...

    포기하고 욕하며 손을 놓아버리는 것은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이라는 관점에서 일탈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의 문제도 곧 사람의 문제...
    그 사람의 문제가 노선을 확정하고 노선에 따라 사람이 채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문제에 지금은
    집중함으로써
    보다 나은 노선...
    개혁진영이 원하는 노선으로
    견인하는 것이
    올바른 지금 시국의 방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실상 이런 주장에
    엄청난 반론과 부정적인 평가가
    따라 올 것이라는 것 알지만
    현실에서 또 다시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해 오기를 벌써
    십 수년...

    이제는 현실에 보다 철저한
    평가와 비판 그리고 견인이
    우리들 개혁진영의 전술로 채택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감히
    댓글을 답니다.
  • 저기준 2005/01/11 [14:41] 수정 | 삭제
  • 조폭같은 청와대 참모들...쓰레기탕으로!!
    무능력한 노무현과 노빠들 부터 들어가고 그 다음 박근혜 딴나라당도 쓰레기탕에 가서 목욕이나 시컷해라..조중동에 싸우자 외치다가 지금 인간들 뭐해유~ 자남유~개처럼 끌려다는 참여정부 2007년대선에 승리? 한나라당 승리? 선진한국 말아 쳐묵지 마세유~
  • 짓새 2005/01/11 [14:32] 수정 | 삭제
  • 적절한 지적은 좋은데,,,'조폭만도 못한'이란표현은 넘 심한 것 아닌가 싶네요.

    내가 보기엔, 김우식의 개입이 가능하도록 만든, 노무현 대통령의 선진한국 구호가 문제아닐까 싶네요..

    선진한국이라는 실용주의 노선이 기존 권력에 기생하는 사람들의 '틈입'을 가능하게 했고 무방비 시스템에 노출된 청와대(무늬만 개혁인 사짜 인자들의 침입을 문을 열고 기다린 청와대 보좌진)에 문제가있는 것이지요.

    시스템을 비판하기 이전에 그같은 오류를 허용한 노무현의 허약한 리더십이 더욱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허약한 리더십은 노 대통령의 비전과 철학의 빈곤, 비전제시에 있어서의 설득력 부족 등에서 오는 것 아닌가싶습니다.

    경제가 중요하지만 선진한국에 대한 구체적 아젠다 보완이 없어서 보수세력과 조중동의 논리에 휘둘려 다니는게 아닌가하는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