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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삼불고기와 김치밥, 집에서 밥상받는 그 기분!
[마왕의 맛집 오딧세이] 동동주가 일품, ‘희망가게 얼큰하게 땡기는날’
 
김종훈   기사입력  2004/12/31 [12:03]
한쪽에서는 아이가 치료도 받지 못하고 굶어 죽고, 한쪽에서는 기천만원짜리  아이들의 생일 파티에 부끄러운 줄 모른다. 그런 철저한 이기심들을 보노라면 마음 깊은 곳에서 탄식이 일어난다.
 
어떻게 살아야 인간으로서 '존재 증명' 하는가 따위의 고민은 없는 시대. 정말 그렇게 못되게들 살아도 되는 걸까.
 
오늘 맛집 오딧세이는. 아주 중요한 곳을 표기 하려 한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 1번 출구를 나와 일방통행 방향으로 50미터쯤 가다 보면 SK 이동통신 대리점을 끼고, 우측으로 돈 다음 마당숯불갈비집을 보며 다시 좌회전해서 30미터쯤에 있는 자그마한 음식점 '희망가게 얼큰한게 땡기는 날'이 바로 그곳이다.
 
바로 태평양 창업자 故 서성환(徐成煥) 회장과 유가족의 50억여원의 기금을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해서 만들어진 저소득 여성들의 창업지원으로 문을 열었다. 어려운 출발이었지만 아름다운 재단측의 성의 있는 돌봐줌이 있기에 가능했고 그것은 희망의 씨앗이란  그렇게 크지 않아도 충분히 세상을 살아 갈 힘나는 큰 열매를 얻게 한다고 말해준다.
 
평소 싸움한번 안하고 언니 동생 하던 이미경씨(39세) 고정희(35세)의 정성은 남다르다.
 
빨개떡 등의 아이디어를 내어 맛 돌풍을 일으켰던 틈새라면의 김복현 씨가 조언을 해주었고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이 가게의 숨은 주방장들이다. 그녀들의 극성(?)은 그냥 작은 음식점 하나 한다는 안일함 따위를 놔두지 않는다.
 
오삼불고기와 돌솥김치밥 등 내 가족이 안심하고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그 답이다. 뿐인가. 이리 저리 뛰어 다니며 유기농 배추와 천연 소금도 구하고 충북 음성까지 찾아가 제일 좋다는 고춧가루를 힘들게 구해 맛깔 나는 유기농 김치도 만들어냈다.
 
그러나 '맛집 오딧세이의 본분'은 아무리 뜻이 좋아도 맛없는 음식을 맛있다고 말해줄 수는 없다.
 
자랑거리라는 오삼 불고기와 돌솥김치밥을 주문했다.
 
▲칼칼한 맛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오삼불고기     © 김종훈

 불판에 지글거리며 잘 조리되 나온 오삼불고기는 첫눈에 봐도 칼칼한 맛이 무럭무럭 피어오른다. 입안에 침이 돈다.
 
간은 균형이 잡혔고 군더더기가 없다. 조미료는 물론이고 다시다 조차 안 넣으니 ‘느끼함’ 따윈 동네마실 가서 아예 돌아오지 않는다. 게다가 밥과 함께 먹으며 시원한 콩나물국의 칼칼함이 적당히 응원해준다.
 
마치 어릴 적 시골 마당의 평상에서 껄걸 거리는 어른들 틈에서 거나하게 내어 놓은 술안주를 눈치 봐가며 안주발(?) 세울 때처럼 그래서 더 맛있던 그런 소박함이 기억나게 한다.
 
특히나 동동주는 한번 맛 본 사람은 다시 와서 찾을 정도로 제법의 인기를 자랑한다.( 필자도 아버지 막걸리 심부름 가서 입에 몰래 몰래 한 모금씩 먹다 술 취해서 집에 못가고 막걸리는 다 엎고. 길바닥에 퍼져 있던 적도 있었다.  -_-:)
 
정말 느긋하고 맛깔스러운 정성과 친절이 맛보다 더 맛이 나서 즐거운 가게다.
 
그런데도 그녀들은 만족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골머리를 싸매고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행복할까 고민하는 모습이 정말 과장하지 않고 다 보인다. 그녀들은 그렇게 즐겁고 밝다.
 
제법 날씨가 야무져지고 일 년의 시간 중 그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의 즐거운 계획도 좋지만 적어도 대자보를 사랑하시는 독자들의 마음 한켠에는 조금 더 나누어 줄 수 있는 고움이 가득 하시다고 믿는다. 그러나 결코 착각은 하지 마시라. 당신이 나눠 주는 것은 결국 당신이 두배로 나눔을 받는 것이라는 그 소박한 진실을. 
 
▲노사모 초창기 마왕이라는 필명으로 인터넷을 누볏던 그는 현재 작가, 연극인의 삶을 걷고 있다. 인터넷에서 무대로, 그리고 맛집 오딧세이로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그와 함께 가 본다.     © 대자보
모든 누리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아침 9시 30분에 열고 저녁9시면 문닫는다.
아직은 연중무휴. 주차 불가.
(02)3391-1314
 
* 본문은 내일신문이 발행하는 여성시사주간지 <미즈엔>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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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2/31 [12: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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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완 2005/01/22 [19:30] 수정 | 삭제
  • 오삼불고기 정말 환상인 집 있어요
    압구정동로데오 안에 있는 오대감
    다른 건 잘 몰라도 오삼불고기 하나는 죽여요
    절대 후회 안해요
  • 눈팅이 2005/01/04 [18:04] 수정 | 삭제
  • 헐...월욜이고 토욜 심하게 빠라스리..오늘은 걍 집으로 직행할랬는데...
    니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