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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용어 반대, 이제 한글을 그만 천대하라!
[한글 살리고 빛내기 69] 영어 공용어 반대, 한글날 국경일 제정 촉구 1인시위
 
리대로   기사입력  2023/08/21 [21:37]

1990년 정부는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뺐다. 그리고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이 3당 합당을 하고  정권을 잡은 김영삼 대통령은 1993년 얼빠진 세계화를 외치면서 온 국민이 영어를 잘해야 한다며 영어 조기교육과 한자조기교육을 외쳤다. 그리고 세종대왕이 태어난 날을 ‘스승의날’로 정한 ‘세종날’에 대통령이 여주 세종대왕 무덤 영릉에 가서 제례를 올리게 되었는데 한번만 가고 그 뒤에 가지 않으면서 ‘스승의날’에 일본 식민지 때 선생 유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절을 했다. 참으로 한심한 꼴이었다. 그러다가 1997년 얼빠진 나라를 만들어 국제통과기금에 경제 식민지가 되고 만다. 광복 뒤부터 한글로 일으킨 나라를 말아먹은 것이다. 그런데 그 뒤 정권을 잡은 김대중 대통령도 ‘세종날’에 영릉에 참배하지 않고 일본 식민지 때 선생 유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절이나 하고 있었다.

 

국회통화기금의 경제 식민지가 된 것은 얼빠진 나라가 되어 그런 것이고, 국민들이 금을 모아서 빚을 갚자고 나서는 마당에 정부는 제 말글을 살려서 얼 찬 나라를 만들 생각은 안 하고 공문서를 일본처럼 한자를 함께 쓰겠다고 나서고 국회에서는 한글전용법을 폐기하자는 자들까지 나왔다. 그에 그치지 않고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자들까지 생겼다. 그래서 한글단체는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들어 다시 나라를 일으키자고 국회의원들에게 법안을 내게 했지만 국회는 심의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2001년 한글날에 기념식을 하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영어 공용어 반대, 한글날 국결일 제정 촉구 1인 시위”를 했다. 젊잖게 건의나 해서는 거들떠보지 않으니 한가하게 기념식이나 참석할 수 없었다. 

 

▲ 한글날국경일제정범국민추진위원회(위원장 전택부)에서는 국회의원들에게 한글날 국경일 제정 찬반을 묻는 공문을 보내고 나는 한글날 기념식을 하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영어 공용어 반대, 한글날 국경일 촉구 1인 시위”를 한 국민일보 보도(오른쪽)기사.  © 리대로


보슬비가 내리는 날 나는 한글날 기념식에 들어가지 않고 세종대문화회관 앞에서 고건 국무총리가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을 가로막고 “한글날을 국경일로. 영어 공용어 반대” 구호를 쓴 팻말을 들고 비를 맞으며 1인 시위를 했다. 머리위에 빗방울이 떨어져서 눈물처럼 눈가에 흐르는데 한글이 태어난 경복궁 광화문을 바라보노라니 온갖 생각이 스쳐가고 가슴이 아팠다. 그렇게 비를 맞으며 1인 시위를 하니 나를 감사하던 사복경철들이 비를 피해서 건물 계단 위로 올라오라고 권하기도 했다. 모두 기념식에 참석하고 나 홀로 서서 비를 맞으며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우리 글자인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과 한글을 지키고 살리려고 애쓴 선열들이 떠오르며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이 몰려왔다. “한글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한글을 이게 그만 천대하라!”는 호소문을 기념식을 마치고 나오는 기자들이게 뿌렸다. 한국일보와 국민일보, 연합뉴스 들이 자세히 보도해주었다. 

 

▲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비를 맞으며 1인 시위를 하니 그 옆에 있던 사복경찰들(왼쪽)이 나보고 비를 피해 계단위로 올라오라고 했다. 한글날 기념식을 마치고 나온 김경희, 김명수, 이봉원 들 한글운동 뜻벗들(오른쪽)이 나와 함께 한 찍그림.  © 리대로


한글은 우리말을 적기 가장 좋은 글자이며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임을 세계 언어학자들이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데 우리는 한글이 태어나고 500년이 넘도록 쓰지 않았다. 그러다가 일본 식민지에서 벗어난 1945년부터 이 한글로 교과서도 만들고 공문서를 쓰기 시작하면서 온 국민이 글을 읽고 쓸 수 있어서 국민 수준이 높아지고 그 바탕에서 나라가 일어났는데 일본 식민지 국민 교육을 철저하게 받은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한글을 짓밟고 세종대왕이 태어난 ‘스승의날’에 일본 식민지 때 일본 선생 후손이나 청와대에 불러 절을 하고 있는 나라꼴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래도 깨어있는 국민이 함께 한글날 국경일 제정운동을 했다. 

 

▲ 내 글을 실은 영남대 신문(왼쪽)과 한글단체 주장을 기사로 써준 서울교대 신문(오를쪽). 그래도 젊은 대학생들이 우리말과 한글을 살리고 빛내자는 내 뜻을 공감하고 응원해주었다.   © 리대로

 

[555돌 한글날 아침에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

 

나랏말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섭니다!

 

  오늘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보물이며 인류 문화유산인 한글이 태어난 것을 기뻐하면서 한글을 즐겨 쓰고 빛낼 것을 다짐하는 한글날입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기쁘고 즐겁기보다 가슴 아프고 우울합니다. 날이 갈수록 한글과 우리말이 미국 말글에 밀려 죽어가고 있는데 정부는 못 본체하고 있으며 걱정하는 국민들도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공용문서는 우리 글자인 한글로 쓰기로 한 한글 전용법(법률 제6호)을 만들고 시행한지 53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공무원들이 있고, 거리의 간판이나 현수막 들 옥외광고물도 한글로 쓰기로 한 법과 규정을 만들었으나 이를 어긴 간판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더해 새로 만드는 상표와 회사이름, 어린이 잡지 이름, 일간 신문이 이름까지 온통 미국 말글로 짓고 있으며 일상 국어생활에서도 외국말 쓰기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우리말글이 외국 말글에 더렵혀지고 밀려나 죽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치원 어린이로부터 대통령 할아버지까지 우리말글보다 미국말글 걱정을 더하고 있으며, 이를 바로잡아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는 오히려 영어를 우리 공용어로 하자고 나선 판입니다. 한글날 기념식장에 나온 국무총리는 한글 칭찬을 침이 마르게 하고 있지만 기념식장 밖의 현상은 딴판입니다.

 

  그래서 한글날 기념식은 거짓말 기념식, 마지못해 하는 겉치레 기념식이 된지 오래입니다. 저는 34년 전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국어 독립운동을 해왔습니다. 천 년 전 "이두"식 문장을 쓴 조상들과, 우리 글자인 훈민정음을 만든 세종대왕과, "암클"이라 천대받던 훈민정음에 "한글"이란 새 이름을 지어주며 우리 글자를 갈고 닦아 오늘날 우리가 편리하게 쓸 수 있게 해 준 주시경과 그 제자들의 국어독립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세대에 완전 국어 독립을 완수하기 위해 수 십 년을 하루같이 애썼습니다. 

 

   그런데 이제 한문으로부터 해방되는가 싶은데 다시 미국말 노예가 되려하니 눈앞이 캄캄하고 겨레와 나라의 앞날이 걱정스러워 한글날 기념식장에 들어가 앉아있을 수 없어 여러분 앞에서 호소합니다! 

 

  국민 여러분! 만약에 한글이 태어나지 않고 살려 쓰지 않아서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처럼 오늘날도 한문만 쓰는 시대였다면 얼마나 불편하고 고통스럽겠습니까! 한글을 만들고 지키고 갈고 닦아 준 선조들이 고맙고 한글을 가진 것이 자랑스럽고 다행스럽지 않습니까! 수 천 년 만에 온 겨레가 우리 말글을 알고 자연스럽게 쓸 기회가 왔는데 외면하는 것은 복 떠는 일이 아닌가요? 

 

  대통령님! 그리고 모든 공무원 여러분! 한글 전용법을 철저히 지키고 일제 용어가 아닌 깨끗한 우리말글로 공문서를 만들어 주십시오! 옥외 광고물 관리법의 한글 쓰기 시행령도 제대로 지키게 해주시고 미국말글 걱정은 미국의 공무원들이나 하도록 하고 제발 우리말글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온 국민이 바르고 깨끗하고 쉬운 우리말글살이를 하게 이끌어 주십시오! 

 

   학교 선생님 여러분! 우리 학생들에게 미국 말글을 더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말글 먼저 잘 가르치고 참된 한국인으로 키워주기 바랍니다. 오늘날 나라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아이들만 잘 키우고 우리말을 지키면 앞날은 밝을 터인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실망을 넘어 절망입니다. 

 

   대학 교수 여러분! 여러분이 일반 국민들보다 한문과 미국 말글을 좀 더 알겠지만 신문이나 방송, 일반인들 앞에선 될 수 있으면 덜 쓰면 고맙겠습니다. 그 말을 모르는 사람에겐 상처를 주고 불편하게 하는 일입니다. 다른 나나라 학자가 쓴 말글을 그대로 옮기지 말고 우리 말글로 고쳐 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인 여러분! 우리 말글이 사느냐 죽느냐는 여러분 손에 달려있습니다. 제발 우리 말글로 좋은 방송해주시고 좋은 신문 만들어 주세요! 왜 자꾸만 미국 말글 열병을 부채질하시나요?     

 

  소설가 여러분! 우리 말글로 소설을 써선 돈을 많이 벌 수 없다며 미국 말글을 공용어로 해야 한다고 앞장서는 몇 분을 보면서 너무 실망했고 화가 났습니다. 미국 말글로 소설 써서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국민들에게 미국말글 쓰기 강요하지 말고 여러분이나 조용히 미국 말글 소설을 열심히 쓰고 발표하십시오! 

 

   경제 단체 회원 여러분! 여러분 우리말과 우리 글자인 한글이 여러분 돈 버는데 원수로 보입니까? 우리 말글이 우리 국민 똑똑하고 잘 살게 해주는 가장 효과 있는 문화재요 도구입니다. 우리 국민이 똑똑하고 잘 살면 여러분 돈 버는 데 큰 도움이 되면 됐지 설마 방해가 되겠습니까! 그렇게도 남의 글자가 좋고 내 글자가 싫습니까!! 하늘나라에서 조상들이 통곡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비웃고 있습니다. 후손들이 원망할 것입니다.

 

  국어 독립운동 동지 여러분! 빨리 한글날을 온 겨레의 잔칫날, 국경일로 제정하고 우리 얼말을 살리고 빛내어 겨레와 나라가 부강하게 만듭시다! 

 

      555돌 한글날 아침 기념식장 앞에서 외칩니다! 국어 독립 운동꾼 이대로 아룀.

 

▲ 한글단체는 거리에서 전자우편과 통신으로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자는 서명운동을 하면서 부안 정갑주님은 “한글날을 국경일로!”라고 쓴 옷을 입고 마라톤 행사마다 참여해 한글날 국경일 제정운동을 도왔다.   © 리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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