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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방송, 특별기획 프로그램 통해 끝나지 않은 부안사태 전해
 
대자보   기사입력  2003/12/10 [14:43]

17년간 표류하고 있는 방사성폐기물 처분부지 선정의 문제점과 '경찰게엄' 상황까지 치달았던 부안사태의 전말을 다룬 공중파 방송의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줄을 잇고 있다.

KBS는 <환경스페셜-특별기획 2부작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책임프로듀서 김성환·수요일 오후 10시)에서 2회에 걸쳐 세계 각국의 방폐장을 직접 취재, 각국의 고민과 대안을 살펴보고, 위도 방폐장 부지선정 방식에 문제점을 살펴본다. 

<환경스페셜>은 지난 12월 3일 제1부 '세계의 고민, 최선의 부지를 찾아라'편에서 선진국도 방사성폐기물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전력의 76%를 원자력에 의존하는 프랑스와 사막 한가운데 방폐장 건설을 추진중인 미국의 사례를 들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프랑스에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고준위폐기물 처분 실험을 위한 연구소 건립마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하고 "미국에서도 부시 대통령의 추진결정 이후, 상.하원의 승인까지 거쳤지만, 네바다 주민의 80%가 반대하고 있고 네바다주정부도 연방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면서 부안 주민들의 반발이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설명했다. 
 
또 3일 방송에서는 지난 81년 통조림 공장이라고 속이고 외딴섬 란위에 중저준위폐기물 임시저장시설을 지어 현재까지 란위섬에서 암과 백혈병에 걸린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대만과, 선정 당시 주민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되었을뿐만 아니라 안전기준에도 문제가 드러나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10년째 유치절차의 부당성을 이유로 시설허가 취소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인 일본을 사례로 들었다. 한편 영국 북부 셀라필드에서는 실패를 통해 영국 정부가 2006년까지 범 국민적인 핵사후처리기구를 만들어 사회적합의를 이끌어내기위한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1부 방송이 나가자 프로그램 게시판에 이상훈씨는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 선정을 둘러싼 해묵은, 심각한 사회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객관적인 사실 보도로 올바른 공론 형성을 유도하는 언론의 기능을 십분 발휘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환경스페셜>은 오는 10일 제2부 '17년의 표류, 위도는 최선의 선택인가?'편에서 90년 안면도와 94년 굴업도에 이어 2003년 위도에 이르기까지 17년간 우리정부의 부지선정과정에 얼룩진 역사를 취재했다. 또 위도가 선정부지로 안정상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취재진들은 전문가들과 위도 현지를 직접 조사해, 지질학적 안정성, 지하수 문제도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37년에 걸쳐 사용 후 핵연료를 영구 처분하기 위한 로드맵을 세운 핀란드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KBS의 <환경스페셜>은 자연다큐멘터리 '동강'을 방영해 큰 반향을 일으킨 이후 지난 99년 봄 프로그램 개편 때부터 환경전문다큐멘터리를 고정 편성하면서 시작됐다. <환경스페셜>은 "단순히 환경문제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호평을 들어왔다.

한편, SBS도 시사다큐 프로그램 <뉴스추적>(책임프로듀서 안상륜·수요일 밤 11시 5분) 10일 방송에서 '부안사태 보고서-"그들은 왜 분노 하는가"'편을 방영한다. <뉴스추적>은 이날 ▷'경찰계엄'을 방불케한 부안사태의 전말 ▷정부의 후보지 선정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전문가들과 위도의 안전성에 관한 동행취재 ▷17년간 추진해오면서 국민불신만 쌓아온 정부 국책사업 추진에 문제점 ▷'갈팡질팡'하고 있는 주민투표와 대안 등을 방송에 담았다.

핵폐기장 부지로 선정된 부안에서 최근 주민들과 경찰이 잇따른 폭력사태를 빚자 언론이 이제서야 앞다투어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사람이 죽고 다쳐야만 언론은 관심을 갖느냐"며 사회적 갈등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치유하는 언론의 역할에 의구심을 넘어 불신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사실이다.

부안 현지에서 전하는 언론 보도가 주민들과 경찰들의 첨예한 대치상황과 성난 민심을 주요 관심거리로 다루면서 정부의 핵폐기장 선정과정의 문제점과 에너지 정책 전반에 관한 대안마련에 소홀한 측면이 여러차례 지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뒤늦게나마 공중파 방송에서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심층적인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는 것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부안사태의 해결방안과 이후 재연될 국책사업의 문제점 등을 제기한다는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밖에도 TV 뉴스 시간에는 여전히 심층적인 보도보다는 표피적 현상만을 전달하는 보도가 주를 이루고 있어 공중파 방송의 전반적인 뉴스제작 시스템의 변화도 시급해 보인다.

▶ 다음은 KBS '환경스페셜'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

작성자 한동문

 -물아 물아 폐기물아-

                                                       -한아운-

    물아물아 폐기물아 / 부안땅에 앉지마라.
    방폐장이 들어서면 / 부안군민 울고간다.
    허울좋은 참여정부 / 부안군민 우롱마라.
    감언이설 온갖꾐도 / 더 이상은 안속는다.

    돈도싫다 보상싫다 / 부안땅엔 오덜마라.
    방폐장이 안전하면 / 네고향에 세우거라.
    우롱당한 위도주민 / 조롱당한 부안군민
    참다못해 일어났다 / 들불같은 제2동학

    김종규는 고향팔아 / 핵폐기물 들여오고
    한수원은 바랍잡고 / 윤진식은 사기치니
    대학설립 취직미끼 / 관광개발 현금보상
    무대책이 상책인가 / 이젠정말 못속는다.

    사천오백 신임투표 / 연내실시 가능하나
    칠만숙원 주민투표 / 실시불가 궤변난무
    부안주민 칠만명에 / 투입경찰 팔천여명
    일대구의 경찰계엄 / 숨쉬기도 힘들구나.

    산자수려 변산반도 / 채석강도 숨죽이고
    난무하니 화염병에 / 연기만이 자욱하다.
    파시서던 칠산어장 / 반핵깃발 휘날리니
    번득이는 해골그림 / 울부짓는 위도~여

    엉망진창 지질조사 / 주민신뢰 못얻으니
    기초부실 사상누각 / 그얼마나 튼튼할꼬
    보상으로 회유하고 / 주민갈라 이간질에
    신뢰상실 참여정부 / 부안군은 변산민국

    바지락도 애가타고 / 망둥어도 시름시름
    천혜보고 갯벌옥토 / 시커멓게 썩어가네
    오손도손 낙지형제 / 아기자기 모시조개
    해창갯벌 버려두고 / 이사가려 짐싸누나

   왕포포구 드나들던 / 낛싯꾼은 어디가고
   을씨년한 포구에는 / 갈매기만 끼룩기룩
   갯지렁이 뵈질않고 / 산내염전 빛을잃어
   구벌죽염 영화일랑 / 옛날옛적 이야길세.

    하이바에 찍힌자국 / 폭도표시 증명이고
    다친전경 감싸줘도 / 신문에는 허위보도
    군부하의 광주때는 / 무서워서 그랬으나
    참여정부 언론들은 / 미리알아 기는건가

    부안에는 다친사람 / 여기저기 산재해도
    청와대의 노모씨는 / 사람모아 입헤벌죽
    좋다좋아 정권달콤 / 달콤함에 취해살다
    민심이반 하야소리 / 승만처럼 도주염려

    네가진정 무혀니가 / 인권변론 무혀니가
    오공청문 날카롭던 / 무혀니가 바로맞노
    돼지잡아 성금주며 / 밀어주던 무혀니가
    들며날며 다르기가 / 이렇게도 다를손가

    사천오백 투표가능 / 칠만소원 투표불가
    그게무슨 억지소리 / 기가막혀 코도막혀
    숨쉬기도 어려우니 / 부안민국 한국소도
    녹두장군 파랑새야 / 파란집을 업어가렴

    물아물아 폐기물아 / 매일매일 진수성찬
    상다리가 휘어지게 / 청와대의 너른마당
    예보다는 놀기좋다 / 여기말고 거기가렴
    예보다는 교통좋다 / 거기에다 똬리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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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2/10 [14:4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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