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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수많은 리듬,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르페브르의『리듬분석』과 시간, 공간, 일상생활, 리듬의 유기적 관계 밝혀
 
김영철   기사입력  2013/06/03 [13:26]
▲ 앙리 르페브르, 『리듬분석』(정기헌 옮김, 갈무리, 2013)     ©김영철(다중지성의 정원 회원)
밤과 낮의 되풀이, 계절의 변화, 걸음걸이 같은 움직임들에서 리듬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것은 그것들 안에 있는 변화와 규칙성 때문일 것이다. 일상생활과 관련이 많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흔해서 리듬은 우리의 중요한 관심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앙리 르페브르는 그의 저작에서 리듬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시간과 공간, 자연, 일상생활 등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무관심속에 놓쳐 버리기 쉬운 것을 세심하게 연구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르페브르는 리듬 개념을 전개하는 데 몇 가지 범주와 대립쌍들을 사용한다. 그것들은 반복과 차이, 선형적인 것과 순환적인 것, 기계적인 것과 유기적인 것, 발견과 창조, 연속적인 것과 불연속 적인 것, 양적인 것과 질적인 것 등이다.

그것들 중에 반복과 차이라는 대립쌍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해는 매일 떠오르기를 반복한다. 해가 지고 밤이 오지만 내일도 태양이 떠오를 것이라고 개대하게 된다. 이런 반복이 있어서 변화 가운데에서 규칙성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반복은 절대적으로 똑같은 반복이 아니다. 내일 아침에 바다 위에 떠오를 태양이 또렷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구름 사이로 희미한 붉은 기운만을 보여줄지에 대해서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반복에 차이가 덧붙여진다.
 
차이는 무시될 수 있는 것이어서 동일한 것의 반복만이 남게 되고 시계바늘의 움직임과 같은 선형적 반복이 연속되는 것일까? 폐쇄된 한계를 넘는데 차이가 작용을 해서 사계절의 변화와 같은 순환적 반복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일까? 선형적 반복과 순환적 반복이라는 개념은 리듬들의 분류와 리듬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게 작용했다. 리듬에 대해 생각할 때 '하나, 둘, 셋, 넷' 같은 박자의 반복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는데, 반복과 차이, 선형적 반복과 순환적 반복이라는 개념들을 통해서 반복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리듬 개념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세상에는 리듬들이 많이 있다. 자연의 리듬, 사회적 리듬, 신체적 리듬이 있고 신체에도 심장의 박동, 숨쉬기, 걷기 등에서 볼 수 있는 리듬들이 있다. 이런 리듬들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리듬들 사이의 관계는 비양립적 관계일까? 아니면 변증법적 관계일까?

르페브르는 그것이 변증법적 관계라고 생각한다. 살아 있는 몸과 몸들의 집합체는 다 리듬적이며 통일된 전체를 구성하는 상호작용 속에서 자신의 리듬을 지닌다. 여기서 통일된 전체라는 말은 폐쇄적인 전체성이 아닌 열린 전체성을 의미한다. 리듬들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는데도 반복과 차이라는 쌍은 효과적이다. 차이가 폐쇄적인 한계를 허물어서 리듬들 사이의 상호 작용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리듬이라는 것이 삶과 많은 관련을 갖고 있는데도 리듬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르페브르의 『리듬분석』을 읽으며 그의 분석 범주와 개념쌍들을 가지고 리듬에 대해 숙고할 기회를 얻게 되어 즐겁다.
 
* 글쓴이는 다중지성의 정원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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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6/03 [13:2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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