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정말 재미난 서울문화 이야기, 궁금하세요?
[책동네] 문화지킴이 김영조의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이야기≫
 
이유현   기사입력  2012/11/28 [20:32]
▲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이야기> 책 표지 ©얼레빗
서울시민은 자신이 “서울시민이다.”라고 당당히 외칠 수 있을까? 나는 서울에 살면서 서울문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런 물음에 나긋나긋 그리고 재미있게 귀띔을 해주는 책이 나왔다. 바로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이 쓰고 도서출판 얼레빗이 펴낸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이야기≫가 그 책이다.

지은이는 말한다. “세계적인 성악가가 내한하여 한국 유명 성악가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는 공연에 66,000석이 넘는 경기장의 좌석은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차 있었고 그 열기 또한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얼마 뒤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립창극단 공연은 기립박수를 칠만큼 수준 높고 멋진 공연이었지만, 427석밖에 안 되는 객석이 겨우 1/3만 차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대단한 환호성까지 듣는 줄 알지만 아직 나라 안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지은이는 2010년부터 서울시 지원을 받아 서울문화 강좌를 연이래 올해로 3회를 맞이하여 수많은 수강생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왔다. 이 책은 강의안을 토대로 한 것으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우수도서 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공모에 당선된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서울시민들에게만 필요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한국인 아니 더 나아가 한국문화에 목말라 하는 외국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라고 본다. 이처럼 한권에 한국문화를 요약정리 해준 책도 드물기 때문이다.

▲ 임방울 명창(왼쪽)과 화가 최북 ©얼레빗

책은 먼저 파바로티와 비틀즈에 열광하는 국민에게 일제강점기 120만 장의 음반을 팔았던 임방울 명창을 소개하고 있다. 이어 자신의 귀를 자른 화가 고흐는 알면서 조선시대 자신의 눈을 찔렀던 자존심의 화가 최북을 아느냐고 독자에게 묻는다. 모두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한양을 중심으로 한 도성이야기를 비롯하여, 광화문 우체국 근처의 혜정교에서 있었던 탐관오리를 삶는 팽형이야기 같은 한양 풍속은 물론 환구단터, 심우장과 같은 역사적인 공간, 송파산대놀이와 추임새 문화, 조선그림의 비밀, 궁궐음식과 백성음식, 조선왕조실록과 포쇄별감, 명절과 24절기를 현학적이지 않게 쉬우면서도 깔끔한 정서로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대학의 16주 강의에 맞게 구성되어 교양 한국문화 교재로도 손색이 없으며 특히 종합적인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에게도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 창덕궁 인정전 앞에 있는 드므와 부간주 ©얼레빗

지은이 김영조는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2004년부터 날마다 쓰는 인터넷 한국문화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를 9년째 하루도 쉬지 않고 써서 수많은 독자에게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는데 2012년 10월 27일 현재 2,420회를 기록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이런 그의 이력에 혀를 내두르며, 기네스북감이라고 말한다. 또 이 한국문화편지를 365일로 정리하여 지난 2011년 펴낸 ≪하루 하루가 잔치로세≫는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도서”에 뽑혀 그의 뛰어난 필력을 말해주고 있다.

이제 임진년 한해가 저물어간다. 그런 즈음에 서울시민, 아니 배달겨레라면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이야기≫를 읽고 자부심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임진년을 마무리 하면 좋을 일이다.

▲ 조선시대 혜정교에서 벌어진 "팽형" ©이무성


온누리의 동포가 함께 읽어야 할 책

[대담]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이야기≫ 지은이 김영조

▲ <이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이야기> 지은이 김영조 © 얼레빗
-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문화가 훌륭하지만 아무도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조차도 제 나라 문화에 자부심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한국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어야 필요를 절감했다. 그러던 차에 2010년부터 서울시 평생교육과 지원으로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강좌를 3년째 이어왔다.

지난 3년의 강좌에서 얻은 결론은 우리문화 이야기에 목말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책을 낼 수 있게 되었다.”

- 이 책이 주로 강조하는 내용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꺼낸 얘기는 파바로티와 비틀즈에 열광하는 사람들에게 일제강점기 120만 장의 음반이 팔렸던 임방울 명창을 아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또 서울에 살면서 자기가 사는 곳 주변에 있는 문화 유적지를 아느냐고 질문 했다. 그밖에 자기 문화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과 자부심을 갖는 일은 바쁜 현대인 일지라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그밖에 대한민국의 가장 위대한 인물 세종의 출생과 훈민정음 비밀프로젝트, 한양도성과 4대문, 명절과 24절기 등 서울시민으로서 최소한 알아야할 우리문화의 상식 톱아보기를 강조한다.”

-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서울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다. 하지만, 서울시민만 한정 지을 일은 아니다. 배달겨레의 동포라면 온누리 어디에 있든 꼭 읽어야할 책이라 생각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을 배우고 싶은 외국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책이다.”

- 책에는 24절기 이야기도 있다. 24절기는 농사를 잘 짓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농사를 짓지 않는 현대인들에게는 진부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단순히 농사를 짓기 위한 것으로만 생각한다면 진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4절기엔 단순한 절기만이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철학이 들어있다. 예를 들면 추분은 중용과 겸손 그리고 향기를 생각하게 하는 날이다. 이처럼 추분이 단순히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풀이에서 벗어나 그 밑바탕에 깔려 있는 속 깊은 의미를 새긴다면 도회지에서 사는 현대인에게도 뜻 깊은 날이 될 것이다.

- 좀 더 이 책에 대해서 소개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 쪽에는 예전에 혜정교란 다리가 있었는데 조선시대 그곳에서는 탐관오리를 벌주던 팽형이 있다. 팽형은 산 사람을 큰 솥에 넣고 삶는 시늉을 하는데 그 뒤 삶아진 사람은 식구들이 칠성판에 뉘여 데리고 간 다음엔 살아도 죽은 사람처럼 지내야 했다. 아이를 낳을 수 있지만 그 아이는 사생아가 되고 바깥일은 무엇이든 할 수 없었다. 요즘 탐관오리들은 크게 반성할 일이다.

그런가 하면 이 책에는 종로거리에서 보쌈 당한 뒤 어딘지도 모르게 끌려가 예쁜 여인과 동침할 수밖에 없었던 선비이야기도 나온다. 그 뒤 그 선비는 그 여인을 잊을 수 없어 한양에 올 때마다 종로거리에서 서성댔지만 다시는 그 여인을 볼 수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런 이야기를 읽고 종로거리에서 서성대는 남정네가 있을까? 이 책에서는 그런 재미있는 조선시대 한양풍속들도 읽을 수 있다.

그밖에 송파산대놀이와 추임새문화, 옛그림을 제대로 보기 위한 기본상식, 궁궐음식과 백성음식, 조선왕조실록과 포쇄별감 같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 책에는 들어있다.”

- 앞으로 꿈이 있다면?

“이제 단군이 나라를 세운 지 4345년, 우리의 배달겨레가 서양문화에만 빠져있지 말고 우리문화를 더욱 사랑하고 즐기는 그런 겨레로 거듭 태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그런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지는데 작은 굄돌이라도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될 것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2/11/28 [20:32]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