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보수 기득권 세력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을 하라
[홍정표의 사람사는 세상] 민노당 뜻있는 사람들은 진보신당에 힘 보태야
 
홍정표   기사입력  2010/05/25 [17:46]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이른바 민주정권이라 불리는 10년을 관통하여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소득상위 20%와 하위 20%와의 소득격차가 8배 가까이 벌어졌다. 전체 노동인구의 절반이 넘는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면서 하루 하루를 지쳐가기가 벅찬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 가구당 매월 평균 2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10년 이상 지출하고 1년에 천만원 가까운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졸업해봤자 평균 88만원짜리 직장이 기다리고 있으며 그마저 없으면 놀아야 한다.

전재산을 털고 빚을 얻어 자영업시장에 뛰어들어 보지만 거대자본의 횡포 앞에 영세자영업은 설자리가 없어 몰락하기만 한다. 농민들은 품값도 안 나오는 농사에 벌써 흥미를 잃어 버렸다. 그런 와중에 벼락부자 탄생율은 전세계적으로 상위를 차지하였다.

밥을 굶는 절대빈곤은 사라졌지만, 그 절대빈곤 못잖은 상대적 빈곤이 너무 심하다. 사회의 외형은 날로 진보되어 밥만 먹고는 못살 지경이 되었는데, 내용의 진보는 되레 퇴보하여 정직하게 열심히 일해도 희망이 안 보이는 그런 세상이 돼버렸다.

하루 14시간 이상을 휴일도 없이 미친듯이 일해 보지만 아이들 학비나 생활비에 지출하다보면 항상 가계부는 적자이고, 어쩌다 병이라도 날라치면 건강보험을 적용 안 받는 꼭 그런 검사를 의사들은 권유하고 그 부담에 병원 가기가 겁이 난다.

몇 백만원 하는 틀니 비용이 무서워서 흔들거리는 이가 오늘도 제발 무사히 붙어 있기만을 바라면서 밥을 씹어 먹는다.

조금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람들도 언제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며 하루 하루를 살고 있다. 중산층의 몰락은 이제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 바로 자신의 일이 되기 십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명히 문제가 심각한 현상이다. 이런 심각한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파악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진보정치의 핵심이다.

알량한 미봉책과 땜질식의 자유주의 처방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10년간 이른바 민주정권 시대를 거치면서 본능적으로 체득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나만 사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정견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유아독존식의 진보정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보수도 있어야 하고, 자유주의 정치세력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를 대변해주는 정치세력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모든 객관적 통계지표와 현실 상황이 분명 나와 같은 경제사회적인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대다수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다수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이 없다면 그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심각한 모순이고 왜곡이다.

이런 잘못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하여 태동한 것이 지난 10여년간 우리 진보정치의 역사였다. 정권획득을 목표로 하지 않는 시민운동이 정권획득의 유일한 수단인 각종 선거에서 최악을 택하느니 차악을 택하겠다는 유치한 논리에 번번이 함몰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던 것이다.

진보정치의 정치세력화는 각자 보기에 따라 미약했다고 볼 수 있으나 사실은 대단한 성과를 점진적으로 이루어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자유주의 정치세력과 진보 정치세력의 분명한 차이를 대중들에게 차츰 각인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처한 당신의 현실에서 어느 정권이 당신에게 이로울 것인가”를 대중들에게 끊임없이 설득하는 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보수 세력들은 이런 진보정치 세력이야말로 가장 두려운 존재이다.

이미 공고하게 뿌리내린 신자유주의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세력.
재벌과 다국적기업과 미국 종속에 혈안이 된 한미FTA를 정당한 논리로 막으려는 세력.
남북한 공존을 통해 우리 땅에 합리적 평화를 추구하려는 세력.
오직 신분계급질서 유지만을 목적으로 작동되는 교육제도를 근본적으로 혁파하려는 세력
삼성으로 대표되는 '기업 독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깨뜨리려는 세력.
용산참사 문제를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확산시켜 그 모순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려는 세력.


이 땅 위의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 농민, 영세자영업자들에게 그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토록하는 세력이야말로 이들 기득권 세력의 잠재적 최대강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진보정치 세력이 성장하기 전에 그 싹수를 자르고자 끊임없이 이들 세력의 분열을 획책하고 대중들과 격리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에겐 이들의 성장을 막고자 가상의 적을 설정하고 그 가상의 적을 키워주면서 그 가상의 적과 상대하는 것이 대중들을 현혹하는 기막힌 술책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심판받아야 할 세력들을 다시 살려 심판받으라고 요구하는 아이러니와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반MB연합을 파트너로 설정하는 데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것이다.
 
이들 자유주의 세력이 선전을 하면 할수록 자신들의 기득권은 더욱 굳게 다져지고, 설혹 만에 하나 이들 자유주의 세력에게 일시적으로 정권이 넘어간다 해도 지난 10년간의 경우처럼 자신들의 기득 구조가 털끝 하나 다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이번 지방선거 뿐만 아니라 다가올 대선, 총선도 이런 구조로 진행되는 것이 그들을 위해 최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이런 구조를 지키기 위해 역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민주노동당이 이렇게 뻔한 술책에 춤을 추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이라도 민노당의 뜻있는 사람들은 참다운 진보의 명맥을 잇기 위해서라도 과감히 탈당하여 외롭게 고군분투하는 진보신당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다.
삼성문제의 다른 관점. 재벌의 지배구조나 삼성의 불법성부각은
이미 많은 전문가 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기에
최근 노골적인 권력의 시녀로 맹약중인 검찰의 부패사안을 공박하는데
적은 힘이나마 보탤까 합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0/05/25 [17:46]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