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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홈페이지에서 노대통령 퇴출당했다
홈페이지에서 사진 삭제, 깊은 감정의 골 드러내
 
심재석   기사입력  2003/09/27 [13:23]

민주당 홈페이지(www.minjoo.or.kr)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이 사라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6일 금요일까지 민주당 홈페이지 상단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어린아이를 안고 웃는 사진과 함께 “국민대권시대 우리가 만들겠습니다 새천년 민주당”이라는 문구가 함께 걸려있었다. 그러나 27일 토요일 노대통령의 사진은 사라졌고 문구도 “새롭게 태어나는 민주당이 되겠습니다”라고 바뀌어 있다.

▲26일 금요일까지는 민주당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이 올려져 있었다.     ©민주당 홈페이지


▲27일 토요일.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부결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 얼굴이 사라진 홈페이지.    © 민주당 홈페이지

이는 분당사태 이후 공개적으로 신당지지를 표명한 노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불만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은 24일 부산•울산•경남지역 언론과의 합동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신당에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라는 발언을 하는 등 신당지지의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고, 이에 대해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은 “‘죽쒀서 개 줬다’라고 밖에 할 말이 없을 것”이라는 논평을 내는 등 감정의 골은 깊어져 왔다.

민주당 홈페이지 관리자는 노무현 대통령 사진을 없앤 이유에 대해 “당원들의 요청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분당사태 이후 홈페이지에서 노대통령 사진을 빼 달라는 전화가 당에 계속와서 사진을 내렸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대북특검 수용 등으로 ‘친노’에서 ‘비판적지지’로 돌아섰던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이 분당사태로 인해 완전히 ‘반노’의 길로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주당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옆집사람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민주당이 분당된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홈페이지에 노무현 대통령이 웃고 있는 플래시를 빼는 것은 도의에 어긋난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법적으로 민주당에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노 대통령을 쫒아내는 것을 보고 국민들은 민주당이 가벼운 존재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우수수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동프라이즈 게시판에서 “노무현 얼굴 안 봐서 속시원하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민주당 홈페이지에서 노대통령의 사진이 사라진 것과 더불어 26일에는 신4당체제가 들어선 후 첫 표결인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는 등 민주당이 선명야당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과의 절연을 표하는 가운데 노대통령의 탈당시기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려있다. 그러나 민주당 홈페이지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미 퇴출됐다. 지난 23일 김경재 의원이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만약 노무현 대통령을 출당시키려고 마음만 먹는 다면 24시간 안에 해치울 수 있는 문제”라고 장담한 것이 사이버상에서는 현실이 돼 버렸다. 정치의 냉혹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어 씁쓸한 마음을 들게 만든다./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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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9/27 [13:2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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