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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경 동원하자'..경찰, '용산참사' 여론몰이 파장
경찰 내부통신망에 과잉진압 설문조사 적극 참여 독려
 
조기호   기사입력  2009/01/29 [08:57]

과잉진압 논란을 빚고 있는 용산 참사와 관련해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경찰의 인터넷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되고 경찰 내부 통신망에는 '전의경도 동원하자'는 글들이 게시되면서 여론몰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CBS가 입수한 사이버경찰청 내부게시망 인쇄물을 보면 용산 철거민 진압 과정이 과잉 진압이었는지, 아니면 정당한 법집행이었는지 묻는 언론사 설문 조사에 적극 참여하자는 글이 수십 건 들어 있다.
 
그러나 해당 글들은 단순히 설문 참여만을 독려하는 것이 아니었다.
 
CBS 등 용산 참사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하는 5개 언론사 홈페이지에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게시망에 바로 가기를 설정해놓고 본인은 물론 가족과 친구에게도 ‘정당한 법집행’이었다는 데에 표를 던질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
 
심지어 상관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는 전의경까지 동원하라는 내용도 나와 있고 실제 전의경에게 투표를 하게 했다는 댓글도 달려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한 명이 여러 대의 컴퓨터를 이용해서 중복 투표할 수 있는 언론사 사이트까지 친절하게 소개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이와 관련, 설문에 참여한 한 경찰관은 ‘가족과 대원까지 모두 참여했다’는 댓글을 달아놓았다. 다른 경찰관은 ‘(설문 조사에)참여하여 여론을 반전시키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댓글을 썼다.
 
또 다른 경찰관은 해당 언론사의 설문 조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며 ‘여론을 반전시키자’는 내용의 글을 쓰기도 했다.
 
이와함께 광주지방경찰청은 `모 방송사가 진행 중인 인터넷 여론투표에 적극 참여하라'는 내용의 단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연찮게 이날 오후 현재 진보 성향의 한 언론사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찰이 정당한 법집행을 했다는 취지의 대답이 그렇지 않다는 대답보다 12% 포인트 정도 앞서 있다. 
 
특히 CBS 노컷뉴스 홈페이지에 걸린 설문조사의 경우 20일 발생 이후 22일까지는 경찰에 비판적인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23일부터 '정당한 법집행이었다'는 답변이 밀려들기 시작해 28일 오후 5시 현재 21% 대 78%로 크게 역전했다.
 
보수 성향의 한 언론사 조사에서는 92%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경찰이 정당하다는 결과가 나와 '몰표 의혹'논란마저 나오고 있다.
 
반면 경찰 게시판에 링크된 5개 언론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명으로 가입해야 투표할 수 있는 한 방송사 설문 조사에서는 경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1만9천여 명, 옹호 여론이 1만8천여 명으로 팽팽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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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1/29 [08:5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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