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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중국 방문, 현지언론 무관심…'썰렁'한 분위기
 
김주명   기사입력  2008/05/28 [18:33]
 
중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현지 언론으로부터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만 집권 국민당 우보슝 주석 방문에 가려
 
쓰촨성 대지진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돼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의 방문에 하루 앞서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대만 집권 국민당의 우보슝(吳伯雄) 주석 일행에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대만 국민당 주석의 중국 공식 방문은 중국의 분단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한반도로 비유하면 남북한의 최고 지도자급이 처음 만난 일에 비견될 만한 사건이다.
 
이에 따라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을 비롯한 관영언론은 물론 대부분 언론들이 우 주석 일행의 중국 방문 일거수 일투족을 상세히 집중보도하는데 반해 이 대통령의 중국 방문 소식은 간략한 소개에 그치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회담을 한 내용과 이 대통령이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보도됐을 뿐이다. 그나마 관영언론인 인민일보가 대통령 방문 날짜에 맞춰 단독 인터뷰 기사를 보도한 것 이외에 초점 뉴스로 보도된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 언론에서 한중관계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의미를 크게 부각시키며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관영언론만 정상회담 소식 간략히 소개하는데 그쳐
 
관영 CCTV는 후주석과 이대통령간 정상회담 소식을 간략히 언급했을 뿐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한중 관계에 대한 전망이나 분석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우보슝 주석의 중국 방문은 지난 26일 난징 공항에 도착하는 장면을 생중계하고 여러 채널에서 해설 프로그램을 편성한 데 이어 28일 후진타오 주석과 회담을 할 때는 회담 시작 10여분 전부터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후주석이 대만 국민당 대표단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 모습과 후주석과 우주석의 인사말까지 생중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영문판 차이나 데일리는 1면에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선언"이라는 기사와 함께 이 대통령이 후주석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듯한 사진을 게재했다.
 
기사 내용에는 "이 대통령의 중국방문은 미국 일본에 이어 이뤄진 것"이라며 불쾌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동맹은 냉전시대 유물" 비난
 
중국 외교부 친강 대변인이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한미군사동맹을 "역사적 산물"이라고 표현한 뒤 "냉전시기의 소위 '군사동맹'으로는 지금의 세계 혹은 각 지역이 직면하는 안보문제를 제대로 대처하고 처리할 수 없다"고 논평을 내놓은 것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친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이명박 정부가 한미 군사동맹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동북아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중국 외교부는 한미동맹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한중 정상회담 시작 직전에 대변인을 통해 공식적으로 한국의 대외정책에 대해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언급을 한 것은 외교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이 대통령이 순방국에서 썰렁한 대접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지난 4월 미국 방문은 교황 베네틱토 16세의 방문 시기와 겹쳐 현지 언론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기도 했다.
 
일본 방문 당시에도 천왕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하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요 국가의 순방 날짜를 택일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국제인민방송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CEO출신으로 경제전문가 이기는 하지만 외교면에서는 노련하지 못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베이징=CBS 김주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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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5/28 [18:3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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