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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의 발견 :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로 가는 길
[구구의 영화보기] 마이클 무어 <앓던이>, 살맛나는 우리의 길 보여주다
 
안일규   기사입력  2007/10/11 [21:34]
국민, 한미FTA 그리고 문국현(4) - 사람중심 진짜의료, 사람중심 진짜교육, 사람중심 진짜사회으로!
 
다시 영국!
 
전 영국의회 의원이었던 토니 벤의 말을 들어보자. 영국 사람들이 의료복지를 누려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 구체적으로 되었는지에 대한 답으로 그는 민주주의에 그 기초가 있다고 한다. 민주주의야 말로 세상에서 제일 혁명적이며 주권이 있으면 공동체를 사용가능하다.
 
선거권 쟁취 이전에는 모든 권리가 부유층에 있었고 돈이 있다면 보험을 들 수 있고, 애들 교육도 할 수 있으니 노후도 걱정이 없다.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중하층이 선거권을 얻게 되는데 이는 곧 경력이 시장에서 경찰서로 이동했다고 그는 말한다. 한 마디로 ‘금고에서 투표함’이라고 한다. 시민들의 요구는 1930년대에 실업자 천지였지만 전쟁에는 실업자가 없었으니 독일 놈들 죽이는 짓으로 전원이 취업했다는 건데 “병원 건설, 학교 설립, 간호사나 선생 고용으로는 전원 취업 못할 게 없지 않나” “돈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그 돈으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 않느냐” 이런 사고가 상황을 180도 반전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국민건강보험 선언서를 읽어줬다.
 
“이 보험은 여러분이 필요한 모든 질병치료, 치아치료 및 간호를 보장합니다.” “빈부나 남녀 노소 막론하고 모두에게 의료 전 분야를 지원합니다.” “몇 가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요금은 필요 없습니다.” “가입조건은 없지만 이것이 자선활동이 아님을 명심하십시오.” “이 보험은 납세자 여러분의 혈세로 운용되어지며 아플 때 그 부담을 덜어드릴 뿐입니다.”
 
영국에서 국민건강보험이 시작된 것은 1948년이다. 놀랍지 않은가? 1948년의 영국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겨우 일어난 상태였다. 우리의 1948년과 별 다를 것 없었다. 아니 오히려 우리보다 더 심했다고 해도 되겠다. 그런 나라였던 영국이 전쟁 직후 모두가 함께  회복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한 일이 ‘모두에게 무료로 의료 복지 지원’이었다. 신자유주의하면 떠오르는 대처 수상이나 블레어가 국민건강보험을 해체하자고 했다면? 영국이 발칵 뒤집혔을 것이다.
 
대처 수상 또한 “국민건강보험은 우리가 지키는 것”이라 했을 정도로 국민은 의료복지 정책의 약화나 실패를 원하지 않는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영국인들은 미국인보다 훨씬 건강하고 병 앓이도 적게 하며 영국 최악의 환경에서 가장 가난하게 자란 사람이 제일 질 낮은 의료서비스를 받아도 미국의 최고 부유층보다 더 오래살 수 있는 배경이 될 수 있었다.
 
다시 프랑스!
 
성 엔트워 병원의 산부인과장 재쿼스 밀리에르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아플 때 병원으로 오기만 하면 필요한 처방 다 얻을 수 있다” 기본적인 원칙은 보험료가 중요하지 않고 조치가 중요하며 연대책임이란 것이다. 연대책임이란 여유있는 사람들이 여력없는 사람을 돕자는 것이다. 덧붙여 프랑스는 생활 수준에 따라 돈 내고 문제 정도에 따라 지원을 받는다고 말한다.
 
프랑스의 탁아소로 가보자. 종일반에 들어간다면 시간당 비용은 1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 질이 떨어지는가? 전혀 아니다. 전문가와 교육받은 사람들로 탁아소를 운영하며 일정 수준의 보호와 교육도 받는다. 심지어 대학교육은 무상이다. 우리가 미국 수준에 맞춰 대학 등록금을 올리고 있을 때 프랑스는 대학을 무상교육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우리가 어느 길로 가고 있는가?
 
그럼 프랑스의 휴가제도를 알아보자. 유급휴가는 프랑스 법을 통해 최소 5주로 정해져있다. 대기업의 경우 8~10주까지 받기도 한다. 그리고 너무나도 잘 알듯이 프랑스는 1주일 근무가 주당 35시간이다. 만약 주당 35시간 이상 일하면 특별휴가를 받으며 교대직(비정규직), 정규직 차별없이 동일하다. 시간제도 5주 유급휴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혼하면 1주일 밀월휴가, 집들이 휴가는 1일이 있다.
 
아기가 3개월 되면 아기 재우기 같은 걸 가르치는 공짜서비스가 있다. 물론 부탁하면 다른 일도 해준다고 한다. 이러한 파출부들은 부모님들을 지원하는 정부기관에서 근무하는 국가에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다. 매주 2번씩 오며 한 번에 4시간씩 있다고 한다.
 
16만의 학생이 거리 행진을 하고 2천 명 이상의 행렬이 고용 개선과 공공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고 더 이상의 노동환경 악화를 막기 위해 나왔다는 국민부터 임금 보장하라고 외치는 국민, 정부에게 거주권을 보장하라는 국민, 자신들의 노동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을 밝히러 나온 소방관들, 정부가 쉬어야 할 날에 근무일로 정했다며 자신의 쉴 권리를 찾겠다며 나온 국민.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고 찾기 위해 거리로 나오는 국민들이 있기에 이 나라에서 모든 걸 움직이는 건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하고 반대를 겁내고 국민반응을 무서워한다는 점이다.
 
다시 쿠바!
 
체 게바라의 딸인 알레이다 게바라 박사의 말을 요약해 들어보자. “쿠바는 자원이 없는 섬나라다. 그러나 국민 건강 개선을 위해 여러모로 힘쓴다.” “미국에선 이게 불가능하다. 왜 쿠바는 되고 미국은 못하나?” “주목할 건 한 나라가 생산이 많아질수록 부자가 많아진다. 그만큼 국민을 더 보호해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마이클 무어!
 
마이클 무어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정하지 어렵지만 결국 우린 모두 한 배를 탄 운명이다. 서로 차이가 나더라도 같이 가야한다. 서로 수긍하지 않더라도 도와야 할 때는 도와야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괜찮은 아이디어를 내면 놓치지 않아야 한다. 저들이 아픈 사람을 돕거나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거나 이웃과 잘 지내는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면 우리는 뭐가 잘못되었기에 그러지 못 할까요?
 
세상은 ‘우리의’ 세상이지 ‘내’ 세상이 아니다. 한 가지 기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바로 잡을 수 없다. 그래서 힘센 권력들은 우리가 그렇게 못하길 바라는 것이다. 그들은 서구세계 유일의 무료의료보장을 받지 못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경쟁력. 나를 비판했던 <대자보> 독자들이 말한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보여줬던 영국, 캐나다, 프랑스, 쿠바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의료교육체제에 대해 ‘경쟁력’이란 말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가 본받지 말아야 할 미국이 외치는 구호에 불과했다.
 
신자유주의하면 떠오르는 대처 수상과 캐나다인 래리 가프리 씨의 말에서 의료문제는 소속당에 의해 좌우되는 게 아니었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모두를 위한 낙오자가 없는 의료교육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우리도 의료교육문제 만큼은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야 한다. 지금의 보수와 진보의 의료교육정책 논쟁은 힐러리가 개혁을 하려했던 당시의 미국 정치인들의 말싸움과 미국 의료교육체계와 다를 바 없다. 모두가 의료혜택을 받는 국가들은 그렇지 못한 국가(대표적으로 미국)보다 평균수명이 길었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어떤가? 가난한 사람이 더 병을 앓고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한다.
 
양극화의 마지막 보루가 의료와 교육이다. 캐나다, 영국, 프랑스, 쿠바 그들의 의료교육정책을 돌아보면서 그 의미를 절실히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사회의 약자들에게 희망의 끈, 생명의 끈을 놓지 않을 희망을 주고 있었다. 그들의 정책을 보면서 정말로 이것이 진정한 ‘사람 중심’임을 느낄 수 있었다. 차별도 차이도 없는 모두를 위한 의료교육의 사람 냄새를 경쟁력으로 대체하지 말자.
 
서구세계 유일의 무료 의료보장 못 받는 나라의 의료시장과 대학입학과 함께 대출을 받고 졸업쯤 재정파탄, 취직과 동시에 빚더미. 빚을 갚기위해 두 탕, 세 탕 뛰게 만드는 어둠의 교육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좋은가? 이것이 진정 경쟁력 강화인가? 정말 국민들을 위한 개방인가? 정책인가?
 
필자의 시각에서 미국의 의료교육시장, 의료교육체계는 중산층과 서민, 911 영웅들을 무너뜨리고 부자와 테러리스트를 위한 ‘가짜 경쟁력’이다. 그 ‘가짜 경쟁력’을 개방하여 경쟁을 한다고 해보자. 우리에게 해가 될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편히 쉬다가세요’를 원하는가? 아니면 돈이 없다는 이유로 팔에 정맥주사 맞은채로 쫓겨나고 버려지고 싶은가? 더 이상 의료와 교육을 ‘가짜’ 경쟁력이란 이름으로 말하지 말자. 힘든 사람이 원하는 것은 우리가 같이 가야할 사람들에게 줘야 할 의료는 돈과 경쟁력의 의료가 아닌 인심과 좋은 의료란 것을.
 
물론 완벽한 의료는 없다. 그럼 가장 좋은 의료교육은 무엇인가? 가난한 사람들도 받을 수 있는 의료교육혜택을 만드는 것이다. 그게 바로 민생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는 미국 의료교육시장 개방을 외쳐왔다. 그리고 재경부가 미국식 의료체계를 들어오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그들은 미국 의료교육시장 개방과 같이 체제까지 들여올 것이다.
 
문국현 후보는 물론이며 <대자보>에서 필자에게 의견을 주신 분들의 공통적인 이야기가 한국 의료체계면 수준급이다, 미국보다 훨씬 낫다라고 했다. 맞다. 미국보다 훨씬 낫다. 그러나 필자는 앞에서 당당히 외치겠다. “당신들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이다. 새 의료급여 제도로 바뀐 뒤 빈곤층들은 병원과 더 멀어졌다. 그들이 외치는 말, “죽을 것 같아도 2000원이 아까워 못가요”, 학자금 못갚아 ‘채무불이행 낙인’으로 찍힌 사람 무려 2459명.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대선 이야기를 하자. 필자가 4편의 시리즈를 통해 말한 내용은 민노당의 ‘무상 의료, 무상 교육’에 부합한다. 실제로 그 모델이 될 수 있는 나라들을 보면서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줬다. 그런데 필자는 마이클 무어의 <앓던 이(SiCKO)>와 4편의 글로 보여줬다. 민노당은 지금까지 7년동안 뭘 했는가? 솔직하게 말해 무어의 <앓던 이>와 필자의 글이 민노당이 7년동안 말한 것보다 훨씬 국민들에게 와닿을 것 같다. 이러한 글로 필자는 직접적인 대선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대선 후보들에게 ‘대선 필승 전략’을 던져줬다. 주워서 잘 활용하라는 뜻이다.
 
일단 필자가 보기엔 한나라당과 범여권 대선주자는 이 정책을 쓸 가능성이 없다. 문국현과 권영길로 압축된다. 문국현이 외친 ‘사람중심 진짜경제’의 의료, 교육 분야 정책으로 내걸 수 있는 가치가 있는 내용이다. 물론 그가 범여권과 ‘짝짜꿍’ 하는 걸 보면 할 가능성이 없는 것 같지만 그의 ‘사람중심 진짜경제’에 부합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권영길은 마이클 무어의 <앓던 이>와 필자의 글을 이용해 실현 가능성이 있음을 입증하고 대선공약에 전면으로 내세워 여론몰이를 할 필요가 있다. 매번 말해왔던 ‘째째한 공약’, ‘소소한 공약’에 <앓던 이>발 무상의료, 무상교육 정책을 더한다면 대선폭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같이 보면 도움되는 기사]
한겨레-"죽을 것같아도 2000원이 아까워 못가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241804.html
한겨레-학자금 못갚아 '채무불이행 낙인' 2459명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41808.html
한겨레(홍세화 기획의원)- 프 시민들 ‘고용차별’ 맞서 의회통과 법안마저 저지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242040.html
한겨레(홍세화 기획의원)- 프랑스 노조들 “비정규직 용인 못해”…‘보호막’ 앞다퉈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242036.html

생태적이고 예방적인 건강의학-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
http://www.koreagreens.org/news/articleView.html?idxno=574
(이 글은 제 글과 다른 시점으로 접근하여 생각을 넓히는데 좋은 글이라 봅니다)
무상교육 프랑스 의대 10 대 1 진급 경쟁-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42335.html

프레시안 2부작 : 가난한 이들의 의료 선진국, 쿠바를 가다
(1)쿠바에서 진행된 '기적의 작전',(2)"쿠바 의사들이 유난히 착해서라고요?"
"교육은 결코 수익산업이 될 수 없다"-프레시안(김영길의 남미리포트)

남기는 글 - 이 글을 끝으로 개인사정과 특별히 준비할 글로 사실상 남은 10월 중에는 기고할 글이 없습니다. 만약 10월 중에 된다면 29일(월)~31일(수) 중으로 될 것 같습니다. 10월 말, 서울로 올라갑니다. 원하시는 독자분과는 만남도 좋습니다. 더 좋은 글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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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0/11 [21:3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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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일규 2007/10/18 [13:41] 수정 | 삭제
  • 이라면 정태인님이 말씀하시는 민영보험사와 의료기관의 계약. 송도에 들어서는 미국병원이 '국민보험환자는 안받는다'라고 한 것과 연결되니 우리나라에서 급속히 확산될까 우려됩니다. 이걸 어떻게 막을건가부터 대책을 만들어야할텐데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서울에 올라가니 제가 찾아 뵈야 할텐데 어느 연락처로 연락을 드려야할까요?
  • 김미숙 2007/10/18 [13:24] 수정 | 삭제
  • 아마도 감옥에서 콩밥 먹으로 편히 쉬라고 보낼 것입니다. 보험금을 노리고 아프지도 않으면서 아픈척 하면 입원 치료를 고집하겠다는 쪽으로 몰고 간다는 것이죠. 열흘 입원한 환자보고 5일은 아파서 입원한 것 맞고 5일일 가짜로 입원한 것이라고 하여 콩밥 먹게 한 사건도 있습니다.
    입원 치료 받으면 보험금 왕창 준다고 미끼 던질때는 언제고, 실제로 입원 치료 받고 보험금 청구하면 '가짜'랍니다. 보험료 내지 않아도 되는 보험사의 사업비까지 듬뿍 얹어 내게 하면서 보험금 줄 때는 주주 몫에 손대는 자 감옥에 쳐 넣을 것이라 엄포 놓고 있는 민영보험사, 그들이 이제는 의료기관과 직접 의료 수가 계약을 맺어 본격적인 의료보험을 공략하고자 준비 중인데, 국민은 부나방처럼 보험 가입 못해서 안달이고, 국민건강보험은 당장 폐지하라고까지 합니다. '편히 쉬다 가세요'..뇌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어느 병원이 편히 쉬다 가세요를 하겠습니까? 국민건강보험에 돈이 넘쳐 나서 민영병원에서 '편히 쉬다 가는 환자의 의료비'를 다 물어 줄 수는 없을테니 불가능하겠지요. 공공병원이라면 가능할 일이겠지만, 공공병원 들어서는것 의사협회나 병원협회에서 가만 두지 않을 것이구요..어렵게 풀어야 할 숙제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풀려야 하는 숙제로 안고 가야 하겠지요. 당장은 민영보험사와 의료기관의 직접 계약을 맺어 영업하게 하는 것 부터 막아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