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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구 "수도권에 창조한국당 깃발 꽂고 싶다"
[김현정의 이슈와 사람] 총선 출사표 던진 정범구 창조한국당 최고위원
 
김현정   기사입력  2008/01/10 [15:40]
대선 당시 문국현 후보의 선대본부장으로 뛰었던 정범구 창조한국당 최고위원이 총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이슈와 사람>에 출연한 정범구 최고위원은 “서울 마포 을에 출마할 예정인데 수도권에 창조한국당의 깃발을 꽂고 싶다”며 한나라당의 견제 세력으로서 자리잡기를 소망했다.  

마포 을 지역은 출마를 놓고 현재 대통합민주신당의 정청래 의원, 한나라당의 강용석 변호사, 이회창 신당의 전원책 변호사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곳으로 정범구 최고위원은 17대 총선 불출마 선언 후 일산을 떠나 마포 을 지역에 거주해 왔다.
 
한편 대선 이후 내홍에 시달렸던 창조한국당 상황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큰 선거를 치르고 나면 더군다나 선거에 패배한 입장에서는 이런 후유증이 있기 마련이다. 저희 같은 경우는 후보가 개인적으로 출연한 몫이 많다보니까 자원은 한정돼있고 이 자원을 과연 어디에다 쓰는 게 더 효율적이었겠는가 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내부에서 여러 가지 소리가 있었던 것 뿐”이라며 “현재 그 문제는 당사자 간에 잘 이해되고 수습됐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은 7일 당직 인선을 마치고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
 
<이하 인터뷰 전문>
 
- 김현정 / <이슈와 사람> 진행 : 안녕하세요?
 
= 정범구 / (창조한국당 최고위원) : 안녕하십니까?
 
- 요즘 제가 인터뷰 하는 분들은 대개가 대선 이후 첫 인터뷰를 하는 분들이세요. 정범구 최고위원도 그러신데 대선 전에 인터뷰하는 것과 후에 하는 것이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승자라고 표현하면 좀 그렇지만 목표를 성취한 분들은 여유가 느껴지는데 패배한 쪽 분들은 일종의 허탈함, 담담함, 할 일이 태산이다 이런 말들을 많이 하세요. 정범구 최고위원은 어떠세요?
 
= 이기면 모든 게 용서되고 다 아름답게 보이지만 지고 난 집안은 뒷정리도 어수선하고 청소해야 할 곳도 많고 사람들의 상처받은 마음도 다시 달래서 일으켜 세워야 하고 그런 일들이 지난 연말연초까지 저희들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할 일도 태산 같고 지나간 일들도 정리하면서, 사실 창조한국당의 경우는 당이 만들어지고 한 달만에 대선을 치루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거의 빛의 속도로 왔다고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미비한 점도 많았고 그런 것들을 조금씩 정비하면서 새로운 싸움인 총선 준비를 해나가야죠.
 
- 대선 당시에는 뭐가 개인적으로 가장 힘드시던가요?
 
= 기성 정치권의 블로킹이랄까, 여기에는 언론도 같이 합세했죠. 이른바 3자 구도라고 하는 구도를 언론이 틀을 만들어놔서 문국현 후보와 같이 새로운 콘텐츠와 새로운 정치 세력은 여러 군데서 차별받고 소외당하고 배제당하고 그 점이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방송 토론이나 신문 보도도 후보는 열 명 가까이 나왔는데 이른바 빅3라는 세 후보 중심으로 보도되고 하니까 저희 같은 새로운 신생정치 세력은 우리가 주장하는 바가 명확하고 차별성이 있어도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점 같은 거고요, 또 하나는 대선이 이명박 후보의 BBK 공방으로 신당과의 사이에서 서로 공방전으로 오가면서 대운하라든가... 이건 한반도의 대재앙이 될 거라고 저희는 우려하고 있는데, 하다못해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문제에 대한 정책 공방이라든가 저희가 내놓은 일자리 5백만 개, 중소기업 육성 방안이나 이런 정책적 쟁점들이 실종됐기 때문에 새로운 주장을 들고 나온 정치 세력은 국민에게 다가서기가 쉽지 않았다는 게 제일 어려웠던 점인 것 같습니다.
 
- 지금 와서 돌이켜 볼 때 이런 점은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스스로 후회되는 부분, 반성하는 부분은 없으세요?
 
= 저희는 원체 어려운 여건에서, 모든 게 부족한 상황에서 선거를 치렀죠. 돈도 거의 후보의 개인적 출연에 의존해야 했고 사람들도 전국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들었지만 기존 정당의 인프라에 비교하면 턱도 없는 인력과 물적 조건을 가지고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아쉬운 점을 얘기하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죠. 이런 정도의 여건에서 138만여 분들이, 또 마지막 날은 통합신당 쪽에서 문국현 찍으면 사표 된다는 사표 바람을 아주 조직적으로 유포해서 수많은 분들이 아마 투표장에 들어가서까지 마음이 흔들리셨던 것 같아요. 그런 유혹을 견뎌내고 저희에게 투표한 137만 표라는 건 정말 소중한 표죠.
 
- 돈 얘기가 잠깐 나왔습니다만, 대선이 끝난 이후에 당 내 책임론이랄까, 혹은 대선 자금 관리문제 같은 것들이 좀 내홍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정확하지 않은 사실들이 일부에 나가기도 하고 그랬는데 근본적으로 큰 선거를 치르고 나면 더군다나 선거에 패배한 입장에서는 이런 후유증이 있기 마련이죠. 저희 같은 경우는 당도 짧은 시일 내에 만들어졌고 수많은 자발적 당원들이 당비도 내주셨지만 사실 저희 특별 당비니 이런 거 저런 거 하면 거의 9억 이상의 당비 모금도 있었어요. 짧은 시간 내에 상당한 성과인데 역시 대다수는 후보가 개인적으로 출연한 특별당비 몫이 많았고, 그러니까 그런 점에서 자원은 한정돼있고 이 자원을 과연 어디에다 쓰는 게 더 효율적이었겠는가, 이 문제를 둘러싸고 대선 패배 후에 내부에서 여러 가지 소리가 있었는데 그 문제는 당사자 간에 잘 수습된 것 같습니다.
 
- 사실은 말씀하신 것처럼 선거가 끝나고 나면 이런 저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게 돼있습니다만 대선자금 관련된 문제들은 흔치 않아서 궁금증이 좀 있었습니다. 왜 창조한국당에서는 이렇게 대선자금 문제가 골치 아프게 됐을까...
 
= 대선자금 문제랄 게 없는 게 예를 들어 저희 경우는 모든 비용을 다해서 90억 가까이 선거 비용이 들어갔는데, 통합신당 같은 경우는 공식적으로 보고된 게 370억, 한나라당은 380억이 됩니다. 저희 경우에는 이른바 어깨띠 메는 일당을 주는 선거원까지도 전부 자원봉사자로 해서 그렇게 아끼는 선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당 내 재정구조가 그렇게 취약하니까 후보 일인에 의존하는 비율이 너무 과도하다 보니까 그 사용의 우선 순위를 두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는데 그 문제는 저희가 선거 패배한 것의 후유증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지금은 서로 이해하고 수습되는 분위기인가요?
 
= 네, 서로 입장 차이가 있었지만 당사자들이 다 당무에 복귀하고 총선 준비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 당 내에서는 문국현 대표의 스타일을 두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치 경험이 없으시기 때문에 당 조직 이끌기에 부족한 점들이 보인다는 지적인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문국현 대표는 정당 생활을 해본 적은 없지 않습니까? NGO나 기업을 경영하신 분인데 정당은 근본적으로 서로 강한 개성을 갖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죠. 한 지붕 아래 있다는 건 가치 지향이 같다는 점 하나 때문에 모였지만 사실은 성격이나 습관이나 당의 진로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시각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것을 하나로 아울러 내는 게 정치적 리더십인데 이런 점에서는 문국현 대표가 정당 생활을 새롭게 시작하니까 문국현 대표도 정치적인 리더십이나 이런 데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겠죠.
 
- 정범구 최고위원께서 정치경험이 많으시니까 옆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시나요?
 
= 정치경험이 많다는 게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우리 정치에 대한 불신이 심한 풍토에서 그게 꼭 비교우위에 있는가 이런 점을 제기할 수도 있겠죠.
 
- 그래도 조언을 해주셔야 할 텐데 어떤 조언을 하고 계세요?
 
= 저는 기본적으로 정치는 사람의 마음을 사는 거라고 생각하죠. 기업은 물건 잘 만들어서 깨끗한 품질로 승부하고, NGO는 자신들이 그냥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것으로 끝날 수 있는데, 정치는 결국 복잡다단한 배경을 갖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때로는 설득도 때로는 강한 자기주장도 필요하고 조화해내는 능력도 필요하고, 그래서 어떤 분은 정치를 종합예술이라고 하는 분도 있는데요, 우리가 또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서 지금 하나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걸로 새 살림을 꾸려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 그것들을 이끌고 갈 수 있는 총체적인 조화의 리더십이 결국 문국현 대표에게 필요하겠군요.
 
= 문국현 대표도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할 거고요.
 
- 총선 준비 상황 좀 여쭙죠. 얼만 전에 문국현 대표가 10%, 30개 의석을 목표로 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맞습니까?
 
= 저희로서는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고 우리의 정치적인 주장을 실현할 수 있으려면 원내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의석을 확보하는 게 당연한 얘기 아니겠습니까?
 
- 현역의원들이 합류한다든지 이런 사람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짜고 계세요?
 
= 우리 당의 유일한 현역의원인 김영춘 의원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서 적극적으로 정치권 인사들을 포함한 인재영입에 나설 겁니다.
 
- 혹시 창조한국당 쪽에 합류하겠다는 현역 의원은 있으십니까?
 
= 관심들 갖고 계신 분들도 있는데, 요는 예를 들면 다른 당들 얘기지만 대통합신당도 지금 진통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또 민주당의 경우도 거의 이번 선거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요. 그러니까 그 분들 당내 문제가 어떻게 정리되는가에 따라서 우리 쪽에 관심 갖는 분들이 훨씬 더 많아질 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 현재는 각 당들이 지금 내부수리기간 중 아닙니까? 그러니까 아직은 그런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닐 것 같아요.
 
- 어제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기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더라고요. “범여권의 연합공천을 할 수 있다. 창조한국당은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회창 신당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생각하세요?
 
= 원론적인 말씀이실 거라고 생각하고, 지금 이명박 후보 당선 이후에 사실 많은 사람들이 위기감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대통령 뿐 아니라 지방권력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도지사 빼고는 전부 한나라당이 지방권력까지 다 장악하고 있지 않습니까? 지방의회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러니까 일부에서는 벌써 일당 독재 얘기까지 나오고 있고요. 한나라당 여론조사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이런 거대 공룡, 또 일당 독재 얘기까지 일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런 일당 독재를 견제할 수 있는 새로운 세력 재편은 저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요, 급하니까 우선은 연합공천이라도 해서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게 박상천 대표 말씀이시더라고요.
 
= 그런데 공천까지는 지금 당들이 본격 공천은 2월 돼야 할 테니까 시간이 아직 없다는 것 보다는 과연 어떤 가능성이 있겠는가, 한나라당을 막아야 된다고 주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의 차이점도 분명히 존재하는데 그런 것 다 무시하고 또 섞어찌개를 만드는 데 대해서도 반발이 있을 수 있겠죠. 그러나 이런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는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 같죠.
 
- 요즘 인수위의 활동을 보고 이런 저런 기대도 있고 우려도 있고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어떻게 보십니까?
 
= 어떤 분들은 이명박 후보를 좋아하거나 지지하는 분들은 스피디하게 밀어 붙인다고 해서 좋아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상당히 우리 경제나 국가 운영의 중요한 틀들이 너무 짧은 시간 내에 거꾸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죠. 대표적인 것으로 재벌들을 은행 소유를 광범위하게 허용하겠다든가 그런 것은 우리 경제의 근간을 다시 옛날로 돌려버리는 것으로 될 수 있는데, 또 대운하도 국민들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선거 때는 얘기하더니 지금 벌써 6월에 특검법을 만들겠다고 몰아붙이는데 상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이 이명박 후보를 뽑아줬다고 하지만 60%대의 투표율에 49% 득표, 결국 전체 유권자의 30%가 이명박 후보를 뽑은 건데 이걸 마치 전체 국민이 다 지지해준 것처럼 호도해 가면서 정당한 의견수렴 절차가 없이 마구잡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가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고 봅니다.
 
- 최근 책 한 권 내셨어요. ‘내 방에 불을 꺼야 세상의 어둠이 보인다’ 내일 출판 기념회도 한다고 들었는데요.
 
= 내일 저녁 7시에, 제가 지금 서울 마포 을 지역에 총선 출마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일 출판 기념회를 통해서 우리 지역 구민들에게 선도 보이고 할 생각입니다.
 
- 제목이 좀 어려워요. 어떤 뜻입니까?
 
= 이건 제가 국회의원 4년을 마치고, 다시 시민사회로 돌아와 있는 동안에 참 부끄러움이 많았어요. 과거 제가 국회의원 할 때 제 딴에는 잘한다고 했는데, 역시 제가 좀 높은 자리에 올라앉아서 세상을 내려다본 게 아닌가, 정말 바깥의 어둠을 보기 위해서는 내 방의 불을 끄고 내가 눈높이를 시민과 함께 하고 그들의 어두움을 같이 공유할 수 있어야 어둠 속에 어떤 것들이 도사리고 있고, 그들도 다 우리가 보듬고 안고 또 그들도 우리 세상을 같이 사는 주체인데 너무 우리가 밝은 데만 익숙해있었던 게 아닌가 정치하는 사람으로서의 자기반성입니다.
 
- 책으로 총선출마를 알리신 건데 어떻게 일산이 아니시네요?
 
= 제가 17대 총선 불출마 하면서 일산은 떠나왔고, 지금 제가 사는 지역이 국회의원 선거구로는 서울 마포 을 지역입니다. 그래서 사는 지역에서 제가 출마를 하려고 합니다.
 
- 수도권 지역이 한나라당에서 이번에 거의 싹쓸이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가운데 수도권으로 나오셨어요?
 
= 수도권에서 창조한국당의 깃발을 한 번 꽂아볼 생각입니다. / 김현정PD의 이슈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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