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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꿔주기 이어 유권자 꿔주기 열리나
'게리맨더링'식 선거법개정, 지역주의 고착화 심화우려
 
김광선   기사입력  2003/07/05 [16:10]

내년 총선의 승리를 위해 국회의원들이 추악한 나눠먹기를 시작했다.
여야의원 27명은 지난 일 인구 하한선 미달로 선거구가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선거구 획정을 가능하게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 '게리맨더링'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 '선거구 나눠먹기 싸움' 그결과는 어떻게 될것인가?
만약 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 총선 선거구의 인구 하한선이 11만명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 급격한 인구 감소로 선거구가 통폐합될 처지인  농촌지역 선거구가 그대로 존속할 수 있게 돼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번 법안으로 인해 내년 총선에서 이로운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정치신인들이 국회로 입문하는 것을 제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아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최대 선거구와 최소선거구의 크기는 3:1로서 일반 헌법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2:1의 적정선을 웃돌고 있다.

지난 16대 국회의원 선거구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상태이고, 올해 12월 31일까지 선거구를 다시 획정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3일 한나라당 김용균(金容鈞) 의원이 2일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은 선거구  획정  때 시.군.구 행정단위의 일부를 쪼개 다른 선거구에 속하지 못하도록 한 현행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인구 하한선에 미달하는 선거구의 경우 인근 선거구에서 유권자를 끌어다 독립선거구를 유지할 수 있게끔 하는 개정안이다. 결국 현행 최대, 최소 선거구의 크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격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용균 의원은 3일 "인구수가 상한선을 몇명 넘긴다고 해서 선거구를 둘로  쪼개고, 하한선에 몇명 미달한다해서 인근 행정구역 전체를 떼어다 붙여 한  선거구로 하는 현행 선거법은 인구의 등가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개정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3일 여야의원이 선거법개정안을 제출한 것을 두고 민주노동당은 논평을 통해 "선거구획정의 불평등으로 인한 ‘표의 등가성’이 훼손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현행 선거법 25조 규정을 전면 부정하는 이른바 ‘게리맨더링’을 허용하는 선거법 개악안"이라고 규정했다.

또 민노당은 "여야 당대표가 ‘범국민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하여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약속까지 한 판국에, 정치개혁을 책임져야 할 국회 정개특위위원과 선거구획정위원들이 포함돼 이같은 시대착오적이고 쿠데타적인 만행을 서슴없이 저지른 것에 대해 경악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아울러 민노당은 "이들이 이같은 만행을 저지른 배경은 ‘지역구’를 대폭 축소하고 ‘정당명부비례대표’를 획기적으로 확대하여 지역주의를 청산해야 한다는 국민여론을 정면으로 무시하였으며, 표의 등가성에 있어서 지금까지 도시지역이 상대적으로 과소대표되고, 농촌지역이 과대 대표되어 국민의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던 현실을 개선하기보다는 과거의 기득권과 지역주의 정치를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한나라당 김용균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산청-합천의 경우 2003년 6월말을 기준으로 해서 산청군의 인구수가 38,244명, 합천군은 64,112명이고, 합계 102,356명으로 인근 지역구와 합병해야 할 대상이다.

또 개정안에 서명한 민주당 배기운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나주의 인구는 6월말 현재 105,063명으로서 마찬가지로 합병대상이다.

뿐만아니라 민주당 박상천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고흥은 5월말을 기준으로 100,538명 역시 병합 대상이다.

이밖에도 전남 보성-화순의 민주당 박주선의원, 전남 영암-장흥의 민주당 김옥두 의원, 전북 완주-임실의 민주당 김태식 의원도 병합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선거구 획정에 관해 법률안을 제출한 일부 의원들의 지역구 인구수가 내년 총선의 인구 하한선에 미치지 못 한점을 고려해 본다면, 이번 개정안은 의원들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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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7/05 [16:1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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