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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네티즌 "후세인 사형 찬성, 이라크 전쟁 반대"
"후세인 사형집행이 이라크 상황 악화시킬 것" 우려하는 목소리도
 
권순정   기사입력  2006/12/30 [13:38]
이라크 전쟁으로 24년 간의 오랜 권좌에서 물러난 전 이라크 대통령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에게 교수형이 선고되자마자 미국이 형 집행을 서두르고 있다고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라크 정부로부터 정보를 제공 받았다는 미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한 이 소식은 '후세인의 변호사가 후세인의 사형집행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AP의 보도에 이어 바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아직 형 집행에 따른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첫 번째 논란은 ‘30일 안에 형을 집행한다’는 원칙에 관한 것. 후세인의 형을 확정한 아레프 샤힌(Aref Shaheen) 이라크 최고법원 주심 판사는 "30일 이내에 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선언했지만, 보소 이브라힘(Bosho Ibrahim) 이라크 법무차관은 “(후세인의 형이) 몇 주 내에는 집행될 수 없다”며, “(이라크의) 법은 30일 이내가 아니라, 30일이 경과한 뒤라고 규정하고 있다. (The law does not say within 30 days, it says after the lapse of 30 days)"고 말했다. 이브라힘 법무차관은 법원의 해석과 자신의 견해가 엇갈리는 이유와 구체적인 형 집행 날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사형집행 전에 잘랄 탈라바니(Jalal Talabani) 이라크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한지 여부도 논란거리다. 탈라바니의 대변인 히와 오스만(Hiwa Osman)은 “사형집행은 대통령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라에드 주히(Raed Juhi) 이라크 최고법원 대변인은 “탈라바니의 승인이 있으면, 사담은 30일 이내에 사형에 처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사형집행은 그 기간이 지난 뒤에 행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5일, 후세인은 '두자일(Dujail)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 받았다. '두자일 사건'은 후세인이 1982년 자신을 노린 암살시도에 대한 보복으로 148명의 시아파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을 말한다. 후세인은 그 후 12월26일 열린 항소심에서도 교수형을 확정받았다. 

 

미국이 사형집행을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인들은 후세인의 죽음이 시아파와 수니파 간의 내전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현실적인 우려를 하고 있다. 이번 판결이 이라크 사람들을 억압해온 사담에 대한 공정한 평결이긴 하지만, 폭력이 악순환되고 있는 현 상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한편, 미국의 토론 사이트
디그(Digg.com)에 모인 네티즌들은 이번 평결의 공정성과 정당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하고 있다. 

네티즌 ‘forgiste’는 "사담이 미국 대통령들이 지난 수년 동안 해왔던 것 보다 더 나쁜 일을 했다는 증거를 대 보라"고 반문했고, 또 다른 네티즌 ‘Ninjab3ar’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미 행정부 내 전쟁 지지자들에 의한 평결일뿐" 이라며 이번 사형선고의 배경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아이디 ‘Novagenesis’ 는 "이라크 전쟁과 사담 후세인에 대한 사형선고는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거짓말을 알 카에다와 사담 후세인에 끼워 맞추려 한 데서 벌어진 일"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 ‘gfair’는 "후세인을 비난하기 전에, 수많은 민간인 피해자를 낳고 있는 이라크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 미국의 지도자들을 비난해야 한다"며 부시 행정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하지만, 온라인 토론의 대세는 사담 후세인이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는 것. 네티즌 'nachochease’는 "전쟁 자체는 재앙이었을지 몰라도, 사담이 고문과 강간을 일삼던 야만적인 독재자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수천 명의 민간인을 죽인 후세인의 지난 악행을 비난했다. 또, 아이디 ‘jkenda’ 는 "사담을 사형시키는 것은 진보를 의미한다"며 후세인의 죽음이 정당함을 역설했다. 

한편, “이라크 전쟁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후세인을 잡아 들이고 사형에 처하는 것에는 찬성한다. 그들은 후세인이 이라크 전쟁에서 잡혔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며 모순되는 대중의 심리를 지적한 네티즌 ‘boozedrinker’의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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