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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전 의장, 부시 혹평...클린턴 칭찬
공화당의 세금 삭감 정책 비판, 클린턴 칭찬은 힐러리 간접지원 추측도
 
김진오   기사입력  2007/09/17 [00:58]
세계 금융계 황제로 군림했던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조지 부시 현 미국 대통령을 비난했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선 칭찬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은 17일(현지시각) 출간될 '소동의 시대'라는 책에서 부시 대통령은 재정지출 억제라는 공화당의 기존 원칙을 버렸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선 재정적자를 줄인 대통령이었다며 높게 평가했다.
 
30년 동안 공화당 성향의 경제학자인 그린스펀이 공화당 대통령을 비판하고 민주당 출신인 클린턴 전 대통령을 추켜세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린스펀은 이 책에서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이 지난 2000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이겼을 때 공화당의 효율적인 정부와 예산절감, 자유시장경제 등의 경제적 이상을 진척시킬 호기를 맞았다고 생각했다"고 썼다.
 
그러나 그는 "금세 나의 옛 친구들이 경제정책의 방향을 예기치 않았던 쪽으로 바꾸는 것을 보게 됐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집권 6개월에서 9개월 사이에 세금 삭감 정책을 밀어부쳐 연방정부의 흑자 예산이 사라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은 당시에 "부시 대통령은 더이상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며 그는 계속 그의 대선 공약을 추구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의 가장 큰 좌절은 부시 대통령이 예산 낭비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을 보고 절정에 달했다"면서 부시 대통령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표출했다.
 
반면에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선 극찬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 93년 1월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그린스펀은 백악관에서 클린턴 대통령에게 "예산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재정 위기가 닥친다"며 예산적자를 방치하는 위험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자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의례적으로 하는 것처럼 현실을 피하려고 하지 않고 자신을 현실세계로 몰아넣으려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그런스펀은 이 책에서 기술했다.
 
그린스펀은 "클린턴 전 대통령은 1기 때의 노력으로 집권 2기를 맞았을 때는 잉여예산이 많아지자 이를 사회보장제를 구하는 데 사용하려 했으나 나는 그 해답을 찾는 데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클린턴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하면서도 르윈스키양과의 성 스캔들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철저히 절제하고 좀처럼 공개성명을 내지 않은 인물로 잘 알려진 그린스펀 전 의장이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이슈로 부상할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과 부시 행정부를 혹평하고 클린턴 전 대통령을 칭찬한 것이 현재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민주당)과 연결될 수 있어 주목된다고 워싱턴 포스트지는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는 특히 헤지펀드가 시장에서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미 연준(의장 18년)을 물러난 이후에도 세계 금융계의 대통령으로 통하는 그린스펀은 미래의 전망에 대해 낙관론을 폈다.
 
워싱턴=CBS 김진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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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9/17 [00:5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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