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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처형, 수니파 저항에 불 지폈다
지난해 16,000여명 숨진 이라크는 사람 살 곳이 못된다
 
김진오   기사입력  2007/01/03 [06:37]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처형에 반발하는 수니파의 저항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16,273명의 이라크인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라크 당국은 2일(현지시각) 지난 2006년 동안 민간인 14,298명과 경찰 1,348명, 군인 627명을 포함해 무려 16,273명의 이라크인들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AP 통신이 집계한 이라크인 사망자보다 2,500명이나 많은 것이다.

지난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 개시이래 지금까지 사망한 이라크인은 6만 명에 이르고, 부상자는 1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기간동안 미군 사망자는 3002명이다.

이라크가 종파간의 유혈사태와 무장세력의 저항으로 말미암아 초토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처형이 수니파들의 반미 감정과 시아파들에 대한 증오심에 불을 지피고 있다.

후세인 교수형 이후 나흘째인 2일(현지시각) 이라크의 수니파 밀집 지역에서는 후세인 처형은 정치 보복이라며 집단적 반발을 알리는 군중집회가 열렸다.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시에서 발생한 수백 명 단위의 시위는 사마라와 팔루자 등 수니파 거점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조직화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들은 수니파 무장세력들이 지난해 2월 폭파한 시아파의 황금사원에서 수니파들의 봉기를 촉구하라며 후세인의 사진과 모형 관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러한 수니파들의 집단 항의 시위가 방송을 타고 중동 전역으로 퍼졌다.

이 시아파 사원에 대한 수니파들의 공격이 이라크의 피의 보복으로 연결된 종파 간 분쟁의 도화선이 됐다.

수니파 밀집지역인 북부 바그다드에서도 수백 명이 후세인과 바트당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후세인의 목에 올가미를 씌웠던 집행관이 시아파 무장세력의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이름을 연호하며 후세인을 모욕하는 동영상이 급속히 확산하는 것도 수니파들의 반항심을 자극하고 있다.

또 수니파들의 주요 축제일인 이드 알-아드하 시작 날에 후세인을 교수형에 처한 것이 대다수 수니파에게 모욕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수니파들 사이에선 후세인이 미국과 시아파 이라크 정권에 의해 처형된 순교자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라크 정부와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후세인의 처형이 또 다른 내전의 촉매제로 작용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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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1/03 [06:3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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