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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은 과연 대안정당이 될 수 있나?
[논단] 부동산 투기에 대한 철저한 대책으로 기성정당과 차별화해야
 
김동춘   기사입력  2005/06/28 [01:22]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하여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4.15 총선 전후 민주노동당에 기대를 걸었던 유동적인 지지자들이 다 떨어져 나가고 이제 애초의 고정 지지자들인 8% 정도만이 남았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민노당 지지율의 하락이 우리당의 지지율 하락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개혁지지 세력의 우리/민노 양당에 대한 총체적인 지지철회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의 한계 속에 갇힌 민주노동당

이 현상을 필자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싶다. 우선 이 두 정당은 기본적으로 80년대 민주화 운동, 노동운동의 성과를 반영하고 있는 정당인데, 이 민주화 운동/노동운동 세력의 한계가 고스란히 양당의 지지율 하락과 인과관계를 갖고 있다.

첫째 이유는 이 두 정당이 ‘도덕성’을 제외하고는 국가를 이끌 수 있는 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구 정치 세력의 반민주, 부패에 환멸감을 느낀 중산층과 서민층의 이반으로 어느 정도 득표를 얻었기 때문에 그 지지가 굳건하지 않다는 점이다.

둘째, 정치민주화, 반부패, 대미대북 문제에서는 분명히 선명성과 진보성을 보여주었지만 경제민주화, 복지, 사회적 형평성 제고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 이상의 구체적인 제도개혁 대안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노골화된 이 시점에는 거의 속수무책인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셋째 정치세력 내부의 노선다툼이나 정파의 대립은 언제나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더 큰 목표 하에 조정할 수 있는 리더쉽이 없고, 더 중요한 것은 리더쉽 창출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넷째, 말 많고 무책임한 지식인들에게 크게 실망한 나머지 그 반대 편 극단인 반지성주의 노선으로 돌아서서, 신자유주의 시장논리와 경쟁논리를 효과적으로 맞받아 칠 수 있는 담론 형성과 지식인 조직화를 등한시 했다는 점이다.

부동산 문제 대안 내놓지 못한 민주노동당, 무엇이 문제인가

그러나 우리당은 어쨌든 집권 기득권 세력이 되었지만 아직 민주노동당은 갈 길이 멀다는 점에서 더 많은 혁신과 자기반성이 필요한 것 같다. 민주노동당의 문제점은 지난번의 10석이 자력만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깊이 새기지 않는데 있다고 본다.

우선 4.15 총선 이전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이 없었다면 민주노동당은 현재 2석의 정당일 것인데, 이 선거법 개정 노력은 시민사회 일반의 오랜 투쟁의 성과이지 진보정당운동 혹은 노동운동의 성과라고 보기 어렵다. 이 말은 앞으로도 민주노동당이 지역정치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시민운동이 제기했던 이슈들은 자기의 것으로 소화해서 대중적 동원을 이루어내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노동당은 제도권 정당이지만 제도의 틀 내에서는 결코 기성 정당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대중의 광범위한 불만을 조직하고, 그들의 가슴을 울리는 대안적인 사회운동 정당이 되어야만 제도권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공공성과 중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시민운동은 기자회견과 성명서 발표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입지는 마련할 수 있지만 이미 정치권 내의 한 분파(party)임을 선포한 민주노동당은 대안의 구체성, 대중의 직접 참여가 없이는 결코 주목을 받을 수 없다.

그런데 대안의 구체성은 투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이해와 대중과의 밀착성, 그리고 오랜 지적인 성과 위에서만 나온다. 시위 현장에 얼굴 내밀고 연구자 몇 명 모아놓는다고 대안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정치권 일반에 환멸을 느낀 보통의 한국인들, 노동자들의 삶의 현장에 언제나 함께 해야 하며, 한국 지식사회와 국제 진보학계의 총체적 성과를 완전히 소화해야 하며 또 모든 지혜를 결집하고 인문학적 상상력까지 갖추어야 명색이 당이라 할 수 있다.

아파트값 폭등 문제 해결한다고 5개 원칙 발표한 것을 보았는데, 없는 것 보다는 낫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절망의 시대에 어느 누구의 감동도 주지 못할 것 같다. 광화문 네거리에 신문고라도 걸고 시위를 조직해야 한다. 한국 부동산 투기의 근본 배경과 정책 수립과정을 완전히 소화한 다음 단계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러한 두 가지 방향의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앞으로도 부동산 정책의 주도권은 경실련에 넘겨줄 것이고, 복지정책은 참여연대에 넘겨줄 것이고 노동정책은 민노총의 눈치만 볼 것이고, 경제정책 일반은 추상적 비판에서 머물 위험이 있다.

정치, 경제적 비민주성의 문제의식에서 넘어서서 우리사회의 차별과 반인권 구조에 대한 감각을 갖추어야 20대를 얻을 수 있다. 홍세화 선생이 이야기했듯이 오만한 자세를 버리고 배울 자세를 갖추어야 하고, 당 내부에서 세를 얻었다고 국민의 다수를 얻을 수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되며, 민주화 운동의 경력을 내세우며 80년대식의 생각을 고집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노동운동이 그러했듯이 능력있는 인사가 당에서 인정을 받기는커녕 떠나게 되는 것이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될 것이다.

필자는 미 패권주의와 신자유주의 파도가 이제 한 풀 고개 숙이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IMF 위기 때 우리가 경험했듯이 자본의 위기 국면에 또다시 노동이 더 많이 고통 받아야 하고, 그 고통의 현장에서 기댈만한 노조와 정당을 발견할 수 없다면 지난 백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마음 속 깊이 퇴적된 한국 민중들의 정치 불신, 실직 젊은이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은 결코 민주노동당 지지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다.
 
우선은 내년 지자체 선거가 시험대가 될 것이고, 다음 대선 후보를 누구로 내세울 것인가가 큰 시험대라 생각된다.
 
* 필자는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입니다.
* 본문은 민주노동당 부설 새세상을 여는 진보정치연구소(http://policy.kdlp.org)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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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6/28 [01:2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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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5/07/25 [12:39] 수정 | 삭제
  • 지랄을 해라,,민또당 시발십새기들아, 이뻘겅이 새기들 다 되져야돼,아니 정치인 새기들 다 되져야지,안그러냐, 삼성시불넘들도 다, 존나니 시불넘들 왜 안뒤지는지 모르것다,,
  • 백성주 2005/06/28 [06:34] 수정 | 삭제
  • 이 세상은 민노당이 주장하는 식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하도 더러운 정치가 횡행해서 덕분에 잠깐 인기가 올라갔을 뿐이다.

    민노당의 정책대안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고,
    민노당의 정치인들은 국정경험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다.
    뭘 믿고 정치권력을 맡기겠는가?

    앞으로 30년이 지나면 그 때는 민노당의 시대가 올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은 어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