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김청기 감독, "태권V가 마징가Z를 이기는 이유"
30년만의 <로봇 태권V> 재개봉 앞둔 김청기 감독 CBS TV '누군가' 출연
 
CBS노컷뉴스   기사입력  2005/10/07 [13:11]
“태권 V와 마징가 Z가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만화 로봇의 대결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려보았을 상상이다. 바로 이 질문에 로봇 태권 V를 탄생시킨 장본인, 김청기 감독이 대답했다.

“당연히 태권 V가 이긴다.”
 
道의 경지에 오른 로봇 태권 V가 당연히 이긴다

최신 디지털 기술로 30년 만에 복원돼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상영(10월 9일, 11일)되는 만화영화 <로봇 태권 V>의 김청기 감독이 CBS TV <정범구의 시사토크 누군가?!>에 출연해 태권 V 제작과 복원에 얽힌 뒷이야기, 태권 V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말했다.

김 감독은 한일 양국의 자존심을 건 태권 V와 마징가 Z의 맞대결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했다.

그는 “인간에게는 ‘도(道)’가 있어서 기계가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경지가 있다"며 "인간 수준의 로봇, ‘도’를 가지고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태권 V가 이긴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마징가를 닮지 않는 것이 제작진의 가장 큰 숙제였다"

김청기 감독은 "태권 V가 마징가 Z 등 무기를 사용하는 일본 로봇과 달리 무술 로봇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태권 V가 상영된 뒤 ‘김청기 감독은 유단자’라는 소문이 날 정도로 태권도 동작을 세심히 연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렌즈에 떠있는 동작 하나하나를 거울에 비춘 뒤 종이를 올려놓고 그림을 그리는 기법(로토스코핑)을 월트 디즈니 만화영화 <신데렐라>에서 알았다"며 "그래서 태권도 유단자의 대련 과정을 16미리 카메라로 실제 촬영해 한 프레임씩 그림을 그려 태권 V의 무술 동작을 만들어냈다”고 제작과정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마징가 Z 모방 논란에 대해서 “괴롭다”며 자세하게 반론을 펼쳤다.

그는 “마징가가 히트했을 때 로봇 만화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양심적으로 말해서 어떻게 하면 마징가를 닮지 않을 수 있는가가 제작진의 가장 큰 숙제였는데 광화문 네거리로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이순신 장군 동상을 우연히 보게 됐다. 이순신 장군을 닮은 로봇이 우리의 태권 무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태권 V가 투구를 쓴 모습으로 제작된 이유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악당 카프 박사, ‘붉은 제국’을 의식해 그린 점 인정

그러나 ‘반공 논란’에 대해서는 일부 시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청기 감독은 “당시는 이데올로기가 매우 첨예했던 시기였던 만큼 모든 적을 ‘붉은 제국’으로 설정하고 붉은 제국을 이긴다는 것을 통쾌해 하던 시절이었다"며 "그래서 붉은 제국을 의식해 악당 카프 박사의 뒷 배경을 보면 붉게 처리돼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고백했다.

디지털 시대가 나를 흥분시킨다

한편 김청기 감독은 “한국의 월트 디즈니가 되고 싶어서 만화영화 감독의 길로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또 김 감독은 극장, 출판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파산했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서울 잠실에 극장을 설립하고 <우뢰매>라는 월간지를 운영(18권까지 출간)하다가 1996년 파산했다.

김청기 감독은 "20년간 쌓아온 것이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며 "설상가상으로 출판 산업 관행상 처리 안 됐던 영수증 때문에 5억 8천만 원의 세금을 강제징수 당했다"고 부침을 겪으며 어려웠던 시절을 고백하기도 했다.

최근 3D 애니메이션 <광개토태왕>을 제작하며 본격적인 재기를 꿈꾸고 있는 김청기 감독은 “과거에는 전투 씬을 제대로 그릴 수 없었지만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해보니 안 되는 것이 없다"며 "이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 광개토대왕에서 그런 긴장감을 살려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료제공=CBS TV '정범구의 시사토크 <누군가?!> 제공)  노컷뉴스 김민수기자
 
 
최초작성시간 : 2005-10-07 오전 11:45:12
최종수정시간 : 2005-10-07 오전 11:45:12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5/10/07 [13:11]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