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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화포에서 펼쳐진 허수아비 축제
개펄과 갈대밭에서 어우러진 순천만 허수아비축제 성황 이뤄
 
김철관   기사입력  2004/10/02 [12:08]
전남 순천시 별량면에 위치한 화포는 개펄과 갈대밭으로 유명하다. 순천에서 승용차를 타고 벌교 쪽을 향해 10여분을 가면 화포 가는 입구가 나온다.

 순천만을 끼고 있는 화포는 자연그대로의 개펄로도 유명하지만 개펄에서 잡아온 게와 낙지의 맛이 일품인 곳이다. 그래서 화포 개펄선착장은 낙지와 게를 팔려나온 아낙네들과 사려온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루기도 한다. 먼 산꼭대기에서 본 화포의 개펄과 갈대밭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같이 느껴진다.

▲순천시 화포의 개펄과 갈대밭과 어우러진 허수아비 축제 풍경     © 대자보

요즘 화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곳에서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고 2차선 도로를 따라 가는 차도 좌우측 산은 오색을 자랑하는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게다가 누렇게 익은 나락의 평야와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이 길은 색색을 자랑하는 코스모스도 장관을 이룬다. 가로수처럼 길게 펼쳐져 있는 코스모스는 누런 들녘과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화포로 가는 길목에서 첫 번째로 나온 마을이 상림 마을이다. 여기서 약 1km 더 가면 장산 마을이 나온다. 장산마을과 인근에 있는 학서 마을은 친환경농업 특미인 청정 갈대쌀로 유명한 곳이다. 장산 마을에서 5분 정도 더 가면 화포가 나온다. 요즘 상림 마을에서 장산 마을까지의 거리가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농부들의 손길이 닿은 친환경농업 기법으로 쌀을 재배 생산해 전국에 걸쳐 판매된 ‘철새도래지 순천만 갈대쌀’의 본산지를 구경하고 싶은 관람객들이 많이 몰려 온데다가 이곳은 현재 농촌의 풍경을 담은 이벤트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철새도래지 순천만 갈대쌀’은 맑은 물과 비옥한 간척지, 풍부한 햇살과 깨끗한 바람이 빚어내는 친환경 자연에서 생육 재배된 환경사랑의 특미로 소문나 있는 쌀이다.

벼가 누렇게 무르익은 황금빛 순천만 들녘에서 열리고 있는 이색 축제는 다름 아닌 '순천만 허수아비 들녘 축제'다. 특히 장산마을 입구부터 군데군데 많이 널려져, 폼을 잡고 손님들을  맞고 있는 허수아비들은 마치 허수아비 축제의 클라이맥스를 본 듯했다.

본 축제는 10월2일부터 10월3일까지 양일간에 걸쳐 펼쳐진다. 하지만 9월 중순부터 허수아비가 하나하나 모습을 나타냈다. 이곳에는 양복차림, 한복차림, 작업복차림, 공장 옷차림 등 여러 종류의 허수아비 500여 수가 선보이고 있다.

 별량면 갈대쌀이 나온  들녘 곳곳에 설치된 허수아비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테마를 잘 표현하고 있다. 논두렁의 누런 벼와 허수아비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입체적 풍경은 장관 그 자체였다.

허수아비 축제를 보러온 관람객들은 대부분 가족단위로 전국에 걸쳐 상당수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기도 했다. 물론 이곳 주변에 사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게 많이 찾고 있다.

허수아비축제를 관람하고 있노라면 지난 80년 초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탄 조정희 씨의 노래 '참새와 허수아비'가 언뜻 떠오른다. 노래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황금빛 들판에 알곡을 쪼아 먹는 참새 떼를 ‘훠이 훠이’ 쫓기 위해 몸부림치는 농부들의 애환이 담긴 허수아비. 하지만 축제에 선보인 허수아비는 단순히 참새를 쫓는 허수아비가 아니다.

 ‘農者는 天下之大本’이라는 테마가 있는 풍경의 축제다. 모를 심는 농부의 모습부터 탈곡하기 직전의 농촌의 애환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내기를 하는 아낙네의 모습, 소를 끌고 농사를 지으려 가는 모습, 농촌 총각 장가가는 모습, 풍년을 기리는 굿의 모습, 참새를 쫒는 농부의 모습 등 다채로운 테마가 허수아비 축제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10여명의 가족을 동반해 이곳을 관람하려온 50대로 보이는 한 관람자는 “테마가 있는 농촌의 풍경임에는 틀림없지만 내년부터는 모심기부터 벼 베기, 탈곡하는 모습 등의 추수하는 전 과정을 담은 진정한 테마의 풍경이 됐으면 한다”는 아쉬움을 피력하기도 했다.

축제 기간 동안 화포에서는 갯벌생태체험장을 열어 이곳을 방문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갯벌생태 체험을 직접 할 수 있게 했다.

 이 축제는 순천시와 순천시의회, 순천시 교육청, KBS방송국의 후원으로 순천만생태추진위원회와 별량농협이 주관해 올해로 4회 째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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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0/02 [12:0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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