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주말 反FTA시위, 과잉진압 부상자 속출
노동자, 학생, 기자 등 부상 속출, 취재기자 등 20여 명 폭행당해
 
김철관   기사입력  2007/03/11 [10:33]
10일 오후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이하 한미FTA저지범국본)가 주최한 한미FTA 협상 저지 궐기대회에 참석한 노동자, 농민, 학생 등이 경찰 탄압에 상당수 부상을 당했다. 특히 일부 기자들도 공권력의 탄압으로 연행과 부상, 카메라가 부서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오후 2시 집회 예정 장소로 알려진 서울역에서는 전국에서 올라온 농민들이 모여 한미FTA 저지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해산명령을 했고 농민들이 부당하다면서 강력한 항의 과정에서 경찰과 결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 김철관

서울역 시위 농민들은 신촌으로 가 본대에 합류했다. 홍대입구역에서 행진을 시작한 노동자, 학생 등 3000여명의 본대 시위 참석자들은 서울역에서 온 농민과 신촌로터리에서 만나 한미FTA저지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이곳 모든 참석자들은 신촌 로터리에서 이대역 쪽으로 거리행진을 펼쳤다.

이대역 주변의 경찰의 삼엄한 경비를 뚫지 못한 참석자들은 지하철 2호선 이대역으로 옮겨 지하철을 탔고, 청와대와 가까운 경복궁역을 향했다. 경복궁역이 무정차로 통과한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이후 시위 참석자들은 인근 독립문역에 내려 청와대를 향할 계획이었으나 미리 눈치를 챈 경찰들이 독립문역을 에워싼 바람에 허사가 됐다. 일부 시위자들은 경찰의 경비를 뚫고 독립문역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독립문역을 빠져나가지 못한 대부분의 시위자들은 다시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 1호선 종각역에 내려, 교보문고 앞 8차선 도로를 점거해 한미FTA협상 저지 연좌시위를 펼쳤다. 이곳 종각역과 종로 주변은 많은 경찰 병력이 배치돼 봉쇄된 상태였다. 오후 6시경 5000여명이 모인가운데 한미FTA 협상저지 궐기대회가 우여곡절 끝에 시작됐다.

  © 김철관

오종렬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하얏트호텔 밀실에서 나라경제를 미국 초국적 자본의 아가리에 넣으려고 하고 있다”며 “협상을 타결하면 무효를 선언하고 전 민중이 나서 대항쟁에 들어가야 한다”고 선언했다.

정광훈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도 “협상이 타결되면 우리 국민들이 다 죽게 될 것”이라며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이지만 조인이 끝나면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도로를 점거한 불법집회라면서 여러 차례 공권력 투입을 시사하는 경고방송을 했다. 이후 경찰은 집회 대열에 난입해 시위 참석자들을 연행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잠시 소강상태도 있었지만 저녁 7시경 경찰은 물대포를 난사하는 등 시위대와 정면 충돌했다. 경찰의 강경진압에 시위 참석자들의 부상이 속출했고, 시위방송 차량도 일부 파손됐다. 시위방송차량 파손을 막으려 간 한 노동자를 경찰이 수갑을 채우는 등의 불상사도 일어났다.

  © 김철관

7시 30분경 이곳에서는 KBS, 연합뉴스 기자들이 경찰이 휘두르는 방패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이 휘두르는 방패와 곤봉에 맞아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의 고가 디지털 카메라도 크게 부서졌다. 경찰에 의한 상당수 시위 연행자도 목격됐다.

8시 20분경 오종렬 공동대표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는 “오는 25일 2차 범국민 궐기대회에 더 많은 민중들을 동원 하자”며 “8차 협상이 마무리 되는 12일을 기해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대표자들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각 부문 단체 대표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오늘 투쟁을 통해 승리의 가능성을 보았다"면서 "이제 물러설 수도 없고, 승리하지 않으면 농민들은 희망이 없다"고 오는 3월 25일 끝장 투쟁을 준비하자 호소했다.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한미FTA저지 투쟁은 끝나는 투쟁이 아니다"면서 "투쟁을 다시 시작하는 의지를 확인하자"고 말했다.

  © 김철관

이후 8시 30분경 3월 25일 2차 국민궐기를 기약하면서 시위 참석자들은 자진해산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경찰의 봉쇄 속에서 서울역, 신촌, 종로, 협상장인 하앗트호텔 주변, 청와대 주변 등 도심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한미FTA저지 범국본과 민주노총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시위 연행자는 20여명 정도라고 밝혔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3/11 [10:33]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