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그만 오랏줄을 끊고 싶습니다. 나를 묶고 너를 동여매고 이웃을 결박하는 질긴 오랏줄을 끊어버리고 싶습니다.
예수를 묶었던 오랏줄, 신을 개념화하여 특정종교 안에 가두고 질식시켜 버리는, 이놈의 흉한 오랏줄을 이제는 그만 끊어버리고 싶습니다. 기독교인들이여, 성경을 찢읍시다. 성경을 불태워 버립시다.
사람에게 생명을 주는 말씀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 갈등을 심고 저주를 선포하는 성경이라면, 갈기갈기 찢어버립시다.
그럴 수 없다구요?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구요?
그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신 유일자이며 전능하신 분이라구요? 또한 그 분은 모든 인류를 넉넉히 품고 사랑하신다구요?
아니, 모든 생명을 크게 품는 유일자시라구요?
그 하나님이 구원의 길을 성경 안에 계시해 주셨다구요? 그래서 성경이야말로 바른 믿음, 바른 삶, 구원으로 인도하는 '생명의 말씀'이라구요?
아멘 아멘~!! 그렇구 말구요. 우리가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알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영생의 길을 알게 되었지요.
참으로 성경을 통해 우리를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립니다.
할렐루야 아멘~!! 그런데 그 성경에 의하면 구원은 예수 안에만 있다구요?
그래서 누구나 예수를 믿어야만 구원을 받는다구요?
나, 원 참... 그게 무슨 궤변이요?
전능하신 분이며 세계를 창조하신 분이고 모든 인류와 생명을 금쪽같이 사랑하신다는 분이 왜 그런 해괴망칙한 조건을 붙이셨대요?
인간의 원죄 때문이라구요?
하나님은 거룩하시므로 죄인인 인간이 직접 그에게 나아갈 수는 없다구요?
그래서 예수님이 인류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구요? 이제는 그를 믿기만 하면 죽을 놈도 살 수 있고 그를 믿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선하고 바르게 살아도 지옥불에 던져질 수밖에 없다구요?
이순신 장군도 죄인이고 세종대왕도 죄인이고 부처님도 죄인이라 예수를 믿지 않으면 구원을 받을 수 없다구요? 이런 이런~!!
결국 인간의 죄와 욕심으로 선하게 창조된 세상이 그렇게 일그러지게 된 거로군요.
그러면 그 때 전능하신 하나님은 뭐하고 계셨대요?
최초의 인간이 선악과를 따먹은 그 때, 하나님은 주무셨나요?
아니라구요.
다 알고 계셨지만 원대한 계획이 있어서 그대로 두셨다구요?
그래요? 그러면 그 놈부터 죽입시다.
창조주라는 그 놈 말입니다.
지 놈이 창조한 세상이 죄악으로 떨어지는 걸 방관한 그 놈을 죽입시다.
도무지 이치에 닿지 않는 해괴한 논리를 만들어 인류를 그 덫에 빠지게 해놓고는 지 멋대로 심판하고 구원한다는 그 놈, 그 놈부터 죽입시다.
어찌 감히 허접하고 무지한 논리로 인류의 화합을 위협하는 놈이 전능자라는 칭호를 가질 수 있단 말이오?
어찌 감히 인류의 상생을 가로막는 무자비한 놈이 사랑의 하나님이라는 고백을 들을 자격이 있단 말이오? 그 놈을 죽입시다. 특정종교만 편애하는 그 놈, 이상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울타리 안에 들어와야만 구원을 베풀겠다는 그 놈, 그 잡놈을 죽입시다.
신성모독이라구요?
훗날 예수께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다시 오실 거라구요?
그래서 그 요상한 교리를 믿지 않는 나같은 놈들을 모조리 불지옥에 떨어지게 할거라구요?
그러면 그 놈도 죽여야겠네.
오로지 지 놈을 믿어야만 구원을 주겠다는 그 무지막지한 놈, 그 놈도 인류의 이름으로 죽입시다.
불지옥에 떨어질 거라구요?
성경에 그렇게 씌어 있다구요?
그러니까 성경을 찢자니깐.
인류를 집단 암흑으로 몰아넣는 그 마귀의 책을 찢자니깐.
상식을 비웃는 미치광이들의 얼빠진 논리를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떠받들게 만드는 그 놈의 성경을 찢자니깐.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을 자매형제라 가르치면서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도 예수를 모른다 하여 저주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가르치는 그 놈의 성경을 불태워버리자니깐. 성경은 선조들의 삶과 역사가 묻어나는 아름다운 신화와 문화를 간직한 책입니다. 불경의 주옥같은 말씀이 그런 것처럼, 도덕경의 심오한 말씀이 그런 것처럼, 우파니샤드와 꾸란의 지혜의 말씀이 그런 것처럼, 성경도 인류에게 ‘경천애인(敬天愛人)’을 가르치는 위대한 책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갖고있는 다양성에 눈을 뜨지 못한다면, 그 안에 담긴 아름다운 신화를 신화로 보지 못한다면, 삶이 녹아나는 고백의 언어를 고백으로 듣지 못한다면, 자연과학에 눈뜨지 못한 옛사람들의 어린 시각을 이해하고 재해석할 수 있는 이해력이 없다면,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며 신을 독차지하려는 유목민족의 위태로운 환경과 그에 따른 특수한 배경을 헤아리며 널리 품어 안을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성경은 인류의 평화와 화해를 깨뜨리는 무서운 독버섯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다른 종교의 경전도 모두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성경을 성경되게 합시다. 성경을 교리 안에 가두지 맙시다. 성경으로 사람을 죽이지 맙시다. 성경을 해방시킵시다. 그럴 수 없다면 그냥 성경을 찢어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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