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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스크린쿼터 축소방침, 뒤집을 수 있다”
[인터뷰] 최진욱 영화산업노조위원장 “스크린쿼터 축소는 생존권 문제”
 
임순혜   기사입력  2006/02/07 [01:37]
정부가 스크린쿼터를 연간 146일 의무상영일을 73일로 축소하겠다는 발표 뒤,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원회'(아래 영화인대책위)가 지난 1일부터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는 남산감독협회 시사회장을 2월 5일 찾았다.

오는 7일까지 진행되는 철야농성은 요일별로 '영화인대책위'에 소속된 42개 단체가 나누어 진행하는데, 2월 5일은 영화산업노조를 비롯 영화평론가협회, 젊은영화비평집단, 영화학회,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등 11개 단체가 참여하였다. 
 
▲ '스크린쿼터사수영화인대책위'는 2월 5일 철야농성 5일째를 맞이 했다.      © 임순혜

매일 진행되는 농성은 오후 2시 농성 결단식을 시작으로 <문화는 상품이 아니다>, <위험한 정사>, <노래로 태양을 쏘다> 등 스크린쿼터 투쟁 관련 다큐멘터리 관람과 한미무역투자협정(아래 FTA) 내용에 관한 교육, 현 정세와 투쟁방향에 대한 교육 및 질의 토론, 자유분임토론 등으로 다음날 오후 2시 해단식까지 이어진다.

5일, FTA에 관한 교육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이해영 교수의 강의와 질문, 답변으로 이루어졌다.

이해영 교수는 "스크린쿼터 146일의 경제적 효과는 1조5천억이다. 스크린쿼터는 예외조항 40일을 빼면 실제는 106일이다. 스크린 쿼터 싸움은 재경부와 외교통상부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싸움이다. 황산벌 전투와 비슷하게 가고 있다. 영화 내부의 양극화문제를 약점으로 보아야 한다"며 "그러나 스크린쿼터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스크린쿼터는 상영일수에 관계된 것으로 법적 규정력이나 구속력이 없다. 편익의 재분배는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는데, '영화인대책위'는 스태프문제까지 위임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인 노조 쪽에서 의제를 제시해 공동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이해영 교수가 FTA에 관한 강의를 했다.     © 임순혜

또한 이해영 교수는 "정부가 이미 결정했다고 해서 뒤집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이 바뀌어 질 수 있다고 보며 문제는 영화인들이 얼마나 연대하여 얼마나 싸우는가에 달려 있다. 영화인과의 합의 없이, 국회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취해진 조치이기 때문에 국회 상임위의 압박이 가능하다고 보며 낙관할 수 있다. 또 WTO에서 미국은 1표이기 때문에 WTO 규정을 바꾸는 것으로도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견해를 말했다.

이해영 교수는 "FTA는 군사·안보적인 측면이 많은데, 미국은 중국의 경제적인 진출을 노리고 있고, 동시에 일본을 견제하여 무역적자 수지를 줄일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미국의 실익이 제일 크다. 미국의 최대 투자국은 중국이다. 중국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을 줄이고 경제적인 교두보를 확보하고 일본을 견제하려는 것이다. 스크린쿼터 싸움은 영화인들의 선도적인 싸움으로 고도의 정치적 상징적 효과가 있다"며 "FTA협상이 결렬되면 원위치로 입법할 가능성도 있다"는 낙관적인 견해를 말했다.

▲ 영화배우 박중훈 씨는 광화문 교보문고 앞 1인 시위를 마치고 보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 임순혜
이해영 교수의 강의를 들은 영화배우 정진영은 "2년 전만 해도 스크린쿼터는 집단이기주의로 알았었다. 스크린쿼터는 미국의 문화침략에 대해 문화주권을 지키려는 우리의 국익을 위한 행동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해영 교수의 강의가 끝나고 교보문고 앞에서 1인 시위에 참여했던 영화배우 박중훈의 보고가 이어졌는데, 박중훈은 "날씨가 풀려 당황함 없이 잘하고 왔다. 국내 언론과 BBC, AFKN과 인터뷰를 했다. 많은 관심을 언론에서 가져 힘을 얻었다.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다. 6일에는 장동건 씨가 1인 시위를 한다. 자유경쟁을 하는 것이 국익이지 않은가? 하는 질문과 스태프들은 노예인데 영화인들이 너무 설친다는 논리의 질문이 많이 왔다. 대비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보고를 하였다.

한편, '영화인대책위'는 앞으로의 일정으로, 6일 교보문고 앞에서의 장동건 씨가 1인 시위를 연다고 말하고, 7일은 외신기자와의 간담회, 8일은 광화문에서 영화인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9일에는 국회 귀빈 식당에서 스크린쿼터 현행유지를 위한 문광위 4당 국회의원과 영화인 기자회견이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2월5일 농성에 참여한 최진욱 영화산업노조위원장과의 대화다.

- 영화산업노동조합은 언제 출범하였나?
"2005년 12월15일에 설립되었다. 꼭 49일째가 된다."

- 준비는 언제부터 하였나?
"2005년 년 초부터 '영화산업노조설립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준비를 하였다."

- 구성원들은 어떻게 되나?
"영화산업노조는 전국단위 산별노조다. 촬영, 조명, 조감독, 제작, 분장, 녹음, 미술, 소품, 의상 등 15개 지부로 구성되어 있고 총 인원은 1000명 정도 된다. 사무실은 중구 남산 명지빌딩 803호에 있다."
 
- 스크린쿼터 사수를 영화계의 양극화 현상을 들어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
"스크린쿼터는 정치경제의 연장으로 유통구조만으로는 볼 수 없다. 스크린쿼터는 생산을 유발하고 산업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동의한다. 고용조건이 좋아지지는 않았으나 고용기회는 늘었다.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고용기회가 줄어들 것은 확실하다. 생존권문제와 밀접하다."

▲ 영화산업노동조합 최진욱 위원장.     © 임순혜
- 스크린쿼터가 내부다양성까지 보장하나?
"선진국은 보완 내적 시스템이 존재하여 기획하면 프로덕션이 그대로 진행되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영화가 늦어지면 임금이 체불되고 노동환경 저하가 존속된다. 스크린쿼터가 경쟁력 있다는 양적인 확대는 실제가 아니다. 내부 다양성까지 가져가지는 않는다. 비상업적인 예술영화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안을 내 놓았나? 아니다 등 반론이 제기되는 부분이 많은데, 만드는 사람은 똑같다. 고용기회가 없어지는 것은 비상업영화도 마찬가지다."

- 영화계 양극화현상을 들어 스크린쿼터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는데? "실제 경제적 수준차이가 난다. 특정수혜자에 대해 정서적으로 반감 있을 수 있으나 스크린쿼터는 원칙적으로 지켜야만 될 상황이다."

- 상대적으로 열악한 영화산업노동자들을 위한 대안은?
"'영화인대책위'는 선언적 제안을 할 수밖에 없다. 영화산업노동자들의 문제는 스크린쿼터와는 무관하다. 단체 교섭을 통해서 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선언적인 합의를 이끌도록 대안을 마련하여 '영화인대책위'에 제시하여 논의할 생각이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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