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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인터넷 이용 지름길을 막는가?
인터넷 이용 활성화 방안 찾기 학술토론회 열려
 
이대로   기사입력  2003/03/26 [00:03]
한국어정보학회(회장 최기호 상명대 교수)와 한글인터넷주소추진총연합회(상임대표 서정수 한양대 명예교수)는 2003년 3월 19일 14시 세종문화회관 4층 컨퍼런스홀에서 ' 지식 정보통신 강국 건설을 위한 인터넷 이용 활성화 방안 찾기 학술 토론회'를 열었다.


▲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인터넷 이용 활성화 방안 학술토론회에서
발표자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03 한추회

우리나라는 초고속 통신망이 세계에서 가장 잘 깔려있고 가입자가 1000만이 넘어 전 가구수의 70%에 이르고 초고속통신 이용자가 2500만이 넘어서 인터넷 시설과 기반 환경은 선진국인데 그 이용은 그렇지 않다. 인터넷 이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인터넷 누리집(홈페이지)에 들어가기 위한 주소와 문패가 우리말글이 아닌 영문이어서 접근이 힘든 것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글단체와 기업체가 합동으로 1년 전에 '한글인터넷주소추진총연합회'를 만들고 누구나 쉽게 인터넷을 찾아가게 하기 위해서 인터넷에 한글문패 달기 운동을 열심히 했다.

그 결과 현재 한글인터넷주소 등록자가 10만이 넘고 사용 가능 사이트가 60만에 이르며 하루 사용건수가 1500만 건이 넘었다. 대기업 대부분이 등록하고 행자부 산하 지방자치단체도 모두 등록했다. 이렇게 국민들은 한글인터넷주소의 편리함을 알고 많이 이용하는데 아직도 이런 길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있고 또 이를 외면하거나 거부하는 기관과 기업이 있다. 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다보니 풀어야 할 문제점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학계와 기업, 사용자 대표들이 나와서 한글인터넷주소의 추진 상황과 중요성, 그리고 문제점을 살펴보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국민들이 한글인터넷주소를 잘 이용해서 인터넷 이용 활성화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지 학계, 산업계, 이용자 대표들이 모여 진지하게 토론을 했다. 인터넷 이용을 잘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겠지만 인터넷에 접근을 쉽게 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문제를 먼저 함께 고민하게 된 것이다.

첫 번째 주제 발표를 한 진용옥(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인터넷 이용 활성화를 위해서 자국어(자국어인터넷주소)와 숫자(전화번호)를 이용해서 인터넷과 유무선 전화기에 함께 통하는 새로운 주소 표기 국제 표준안을 만들고 국가별로 주소와 번호를 관리하는 공공기관과 민간 대행업체를 만들어 문자와 숫자를 동시에 전송하는 유무선 통합 어문입력장치를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아울러 번호 번역서버에 여러 나라 언어를 판별하는 다국어번역시스템을 만들고 인터넷과 공중통신망(PSTN)을 통합하는 관문기지를 설치하면 각 나라간에도 하나의 번호체계로 이동 통신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그 새 주소체계를 국제 표준으로 정하자. 남북한이 통합 표준으로 정해도 된다” 고 발표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전 인터넷기업협회 이금룡(이니시스 대표이사)는 “인터넷 사업은 기반사업(초고속통신망사업)과 지원사업(보안, 서비스), 활용사업(전자상거래)으로 나뉘고 발전하는데 활용사업이 인터넷사업의 꽃이고 마지막 단계다. 그런데 기반사업은 포화상태, 정지상태에 와 있고 활용사업은 초기 단계이며 발전할 여지가 많다. 인터넷 활용사업은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 접근이 쉬워야 빨리 발전할 것이다. 한글인터넷주소가 인터넷 접근을 쉽게 해주기 때문에 한글인터넷주소 쓰기가 활성화 될 때 국가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한글인터넷주소를 사용한 뒤 접속자가 3배 이상 높아졌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북적대는 명동의 점포가치가 한가한 변두리 점포보다 높듯이 한글인터넷주소를 사용해서 많은 사람이 기업 홈페이지를 찾게 되면 기업의 가치가 올라간다. ”고 설명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김진용 전 연변대학 교수는 “중국은 2000년 11월 7일 정보산업부에서 ‘인터넷 중문주소 관리에 대한 통지(규정)’를 공포하여 자국어 인터넷주소 등록을 표준화하였다. 정부가 중국어인터넷주소를 인정하고 도와주어서 지금 가입자가 50만이 넘고 하루 접속 건수가 3000만 건이 넘어서고 있다. 그리고 나날이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왜 한국 국민에게 편리한 한글인터넷주소를 외면하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중국은 자국어 인터넷주소의 명칭은 ‘인터넷 실명’ 또는 통용(중문)도메인이라고 한다. 중국은 장관이 말이 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음란 용어나 안보에 관한 용어는 사용치 못하게 국가에서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네 번째 발표자로 나온 한글인터넷주소 사용자 협회 이태용 대표는 “정부 기관들이 한글인터넷주소를 등록하고 사용해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그 사용법을 가르치고 국가 표준으로 정할 것을 제안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쉽게 접근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때 진정한 인터넷강국이 될 것이다. 한글인터넷주소 장점을 악용하는 이들이 있다. 사용자의 도덕성과 바른 이용태도가 중요하다. 초기에 비해 한글인터넷주소 사용 걸림돌이 많이 해결되었지만 아직도 문제가 많다. 한글인터넷주소 활용이 인터넷활성화와 정보격차해소에 중요함을 깨닫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도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온 김용석 한글인터넷주소 ‘병원’운영자는 “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 세계 최고의 정보고속도로를 만들어 놓고 그 고속도로 표지판이 남의 글자로 되어있으니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오락이나 게임에만 이용하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국가 손실이다. 영문 인터넷 주소가 불편하기 때문에 주소를 이용해 필요한 사이트를 마음대로 찾아가지 못하고 대부분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야후’나 ‘다음’의 검색 사이트를 이용해서 게임, 연예인이나 채팅에 몰두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리들은 아는가?. 외국 인터넷 기업이나 기존 대형 검색 사이트 운영자를 위해 자손 만대까지 물려줄 엄청난 편리성을 관리들은 외면하지 말라”고 정보통신부에 섭섭함을 밝혔다.

또한 오랫동안 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정보화 소외계층을 위해 ‘국민정보화 교육 강사’로 활동한 홍종현 ‘시작판 사이트(http://dasee.org) 운영자’는 “ 인터넷 교육을 받는 노인이나 주부들이 영문인터넷주소 사용이 불편해서 인터넷 교육을 중도에서 포기하거나 싫증을 느꼈다. 그러나 한글인터넷주소가 나오고 그 사용법을 가르쳐주니 매우 흥미를 가지고 교육에 열심이었다.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대부분의 인터넷 교육자들이 영문인터넷주소만 고집해서 교육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해서 안타깝다. 한글인터넷주소 사용법과 자신이 개발한 시작판을 사용해서 좋은 사이트를 마음대로 찾아가는 길을 가르치면 엄청난 교육 효과도 얻고 인터넷 이용 강국이 될 것이다.”라고 경험담을 말했다.

   [관련 기사]   [경향신문] 한글 인터넷 주소 '접속 지름길'

그밖에 토론에 참여한 김영명 한림대 교수 “중국은 국가에서 자국어인터넷주소를 도와주고 있다는데 우리 정부는 왜 그렇지 않은지 알 수가 없다 .”고 말하고 많은 한글인터넷주소 애호가들은 “정부가 표준으로 정하지 않더라도 한글인터넷주소는 많은 국민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어서 이제 사실상 인터넷 이용자 표준이 되었다. 정부에 의존하지 말자”고 입을 모았다.

아무튼 이제 한글인터넷주소 쓰기는 시대 큰 흐름이고 사명이다. 정보통신부와 인터넷정보센터는 한글인터넷주소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임을 다시 확인한 토론이었다. 또한 이용자를 위해서 등록자와 사업체(넷피아)가 힘을 모아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고 정부의 도움을 받아 국민들이 안심하고 한글인터넷주소를 이용하게 해야 함도 공감했다. 아울러 인터넷 이용 활성화를 위해 한글주소 사용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용 교육과 좋은 내용이 가득 찬 좋은 누리집(홈페이지) 개발하고 선정해 홍보할 때 우리 나라의 인터넷 활용수준도 높아질 것이니 정부는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들을 때임도 모두 인식했다. 정보통신부는 한글인터넷주소가 개인기업을 돕는 일이 아니고 온 국민과 민족 자주문화와 참된 지식 정보강국 건설을 돕는 것임을 깨닫고 규제하려고만 하지 말기 바란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인터넷 관련 관리들이 인터넷 이용 지름길을 막는 장본인이란 비판을 들어서 쓰겠는가!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안다는 사람들도 찾아가는 사이트가 몇 군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지식인이란 사람들, 영어를 좀 안다는 사람이 영문주소와 검색만으로도 충분하다면서 아는 영문 주소가 10개도 넘지 않고 검색창의 접근 한계를 모르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 엄청난 돈을 들여서 초고속인터넷망을 만들었으니 이제 그것을 최대한 활용할 길을 찾고 열심히 가야 할 때이다. 그래야 참된 인터넷 선진국이 될 것이다.

* 필자는 '우리말글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글인터넷주소추진총연합회 본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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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3/26 [00: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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