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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세상 만들자
참된 정보통신 강국, 선진국이 되기 위한 제안
 
이대로   기사입력  2003/02/23 [02:37]
1. 우리 입맛에 맞는 누리그물(인터넷) 통신 환경을 만들자.
오늘날 21세기는 누리그물(인터넷)을 이용한 지식정보화 시대요 문화 경쟁시대라고 말한다. 나도 이 말을 실감하고 그렇게 생각한다. 지식과 정보를 만들기에 매우 편리한 셈틀(컴퓨터)이란 기계가 나오고, 그 지식과 정보를 아주 빠르게 서로 주고받는 최신 누리그물(인터넷)통신 수단이 생기면서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더욱이 우리 나라는 셈틀과 찰떡궁합인 한글이 있기에 국민이 쉽게 셈틀과 친해지고 이용하게 되면서 누리그물통신도 빨리 발달하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정보통신 강국이 되었다. 한글을 만들어준 조상이 고맙고, 한글의 주인이란 것이 자랑스럽다. 그런데 우리 글자인 한글의 훌륭함과 고마움을 잘 모르고 남의 말글인 영어만 고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참된 정보 통신 강국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가 참된 지식 정보강국이 되고 문화 경쟁시대에 승리자가 되려면 우리 말글을 이용한 정보화가 빨리 자리잡아야 한다. 인터넷에 들어가는 주소와 문패도 우리 말글로 하고, 그 속에 들어있는 내용(콘텐츠)도 우리 말글로 잘 써서 가득 채울 때 국민의 지식 정보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아무리 영양가 높은 먹거리라도 우리 입맛에 맞지 않거나 우리가 필요로 한 것이 아니면 소용없다. 인터넷에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 같은 외국어로 된 지식 정보가 아무리 많아야 우리 입맛에 맞지 않고 읽고 알아보기 힘들면 우리 국민에겐 그림의 떡이다. 우리 말글로 만든 누리집과 지식 정보가 우리 입맛에 맞아야 많은 사람이 자주 이용하게 되어 인터넷 이용 강국이 되고 선진국이 될 것이다.

우리에겐 셈틀과 잘 어울리는 한글이 있기 때문에 21세기는 우리 민족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미래학자가 있다. 그러나 이 한글을 잘 활용하지 않으면 그것은 헛된 꿈이 될 것이다. 우리 말글을 잘 이용한 통신 환경을 잘 만들어야 우리 입맛에 맞는다. 우리 입맛에 맞는 통신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현 실태를 살펴보고 그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2. 누리그물 초고속 통신망 이용 현황과 문제점
우리 나라는 지난해 초고속인터넷통신 가입자가 1000만을 넘어서서 국내 총 가구 수 1430만 가구의 70%가 가입했고, 그 보급률은 미국의 4배, 일본의 8배로서 세계 1위이다. 초고속 통신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도 피씨방이나 카페에서 1시간에 1달러만 주면 이용할 수 있어서 이 또한 세계에서 가장 값싸게 이용할 수 있다. 초고속통신 이용자도 2500만이 넘어서 인구 비율로 볼 때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캐나다에 이어 5위이지만 미국, 일본, 영국보다 높다. 무선 통신기와 셈틀 등 전자통신산업 제품 수출이 무역 흑자의 60%가 된다고 한다. 이만하면 우리의 정보통신기반 시설은 선진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전자통신기술 활용수준과 질은 걸음마 단계다. 나라안 곳곳에 초고속 통신망을 잘 깔아놓았고 정부도 전자정부를 만들겠다고 엄청난 돈을 들여서 행정 전산망을 만들었으나 아직 많은 국민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발표를 보면 비교적 누리그물을 잘 활용한다는 기업도 사내 정보화 수준에 머무르고, 전자 상거래도 셈틀이나 초고속 통신망 증가에 비하면 많이 뒤지고 있다고 한다. 개인도 전자우편을 통한 편지 주고받기나 자기가 관련된 누리집에 자주 들어가는 정도에 그치는 사람이 거의 모두다. 인터넷 뱅킹, 전자상거래도 일부 국민이 하고 있고 회사와 행정기관의 전자통신 결재도 점점 늘고 있으나 이 또한 활발하진 못하다.

며칠 전 신문에 보면 인터넷 접속율은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세계 3위인데 정보통신기술 활용 수준은 세계 14위라고 했다.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나 게임이나 오락, 단순한 시간 보내는 수준이고, 인터넷을 많이 안다는 관련 회사 직원이나, 대학 교수와 전문가 또한 들어가는 사이트가 한정돼 있어서 자유자재로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지 못하고 물가에서 물장구치는 수준이다.

초등, 중등, 고등학교는 말할 것 없고 대학교까지 초고속통신에 가입하고 자체 사이트가 있지만 제대로 학습에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교장 선생이나 대학총장들이 거의 모두 나이가 많은 분들이어서 인터넷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누리집(홈페이지) 속에 우리 말글로 된 좋은 내용이 많지 않고 선생님과 학생이 제대로 이용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누리그물은 여러 가지로 이용할 수 있는데 한 부분만 사용해서 나머지는 녹슬고 있는 실정이다. 빨리 누리그물의 장점을 모두 살리고 잘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3. 개선 방안
우리가 초고속통신 가입율이 높고 기반시설이 잘 된 것은 첫째, 한글 때문에 셈틀과 국민이 친해져서 그것을 이용하고자 하는 필요성과 욕구가 높았기 때문이다. 둘째, 주거 환경이 아파트나 도시 밀집형이어서 초고속통신망 깔기가 좋은 지리현상 때문이다. 셋째, 정부가 발벗고 도와주고 여러 회사가 경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초고속통신에 가입은 했으나 잘 이용하지 못한 것은 첫째, 효과 있게 이용하는 교육이 없었다.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제대로 배우고 가르칠 기회가 없고 모자랐다.. 둘째, 누리집 주소가 영문이어서 우리 국민들이 외우고 찾아가기가 힘들었다. 특히 학교의 영문 주소는 너무 복잡하다. 셋째, 누리집에 채운 정보 내용이 빈약해서 이용자의 입맛에 맞지 않고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다. 넷째, 그에 비해 오락이나 놀이 쪽은 잘 되어 시간 보내기가 좋다 보니 지식 정보 활용 쪽이 뒤 처졌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첫째, 학교에서 학생들에게는 말할 것 없고 일반 국민에게도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서 이용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둘째, 누구나 원하는 누리집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한글누리네(인터넷주소) 이용을 모두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하다. 셋째, 누리집에 좋은 지식 정보(콘텐츠)를 쉬운 우리 말글로 가득 채우고 새로운 내용으로 자주 바꿔서 흥미를 갖게 해야 한다. 넷째. 이제 정부에서 기반 시설 지원보다 효과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다섯째, 정부와 시민단체, 언론이 누리그물을 잘 이용하는 모범을 보이고 이끌어야 한다. 여섯째, 정부에서 지원하던가 회사들이 연구해서 통신요금과 셈틀가격을 내리고 통신 질을 자꾸 개선해야 한다.

4. 우리 말글을 잘 이용할 때 정보 통신 최강국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땅과 자원이 넉넉하지 않다. 가진 것이라곤 몸과 머리뿐이다. 국민의 지식 정보수준을 높이는 것이 바로 잘 사는 길이다. 지식과 정보는 말글로 주고받는다. 다행히 우리에겐 정보통신 활용에 딱 맞는 말글을 가지고 있다. 시간은 돈이고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다. 인터넷 통신을 잘 이용하는 것은 시간을 잘 이용하는 것이고 돈버는 일이며 힘센 나라가 되는 길이다. 지금은 민주주의 시대다. 민주주의 시대는 온 국민이 똑똑하고 스스로 나랏일에 참여해야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 전문가와 젊은이들만이 아닌 온 국민이 셈틀과 누리그물을 잘 활용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국민 누구나 셈틀과 누리그물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 동안 정부에서 많은 나랏돈을 들여 기반시설을 하고 일반 국민에게도 무료 교육을 시켰으나 우리 말글을 잘 이용한 활용 교육과 환경 만들기는 게을리 한 편이다.고속도로(초고속 통신망)와 자동차(셈틀)는 잘 만들었으나 그 길을 어떻게 가는 지와, 셈틀 운전이 서투르다. 우리 셈틀에 들어갈 기름은 우리 말글인데 거기에 잘 맞지 않는 남의 말글인 영어를 고집하니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고장이 잦고 짜증이 난다. 영어를 잘 모르는 나이든 사람은 인터넷 배우기와 이용을 꺼리고 힘들어한다. 이제 영어와 미국식만 강조하지 말고 우리말 교육과 우리 말글을 이용한 우리 식 통신문화를 창조하고 교육시킬 때 정보 격차도 해소되고 참된 정보통신 최강국이 될 것이다. / 본지 고문

* 필자는 우리말글 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이자 한글인터넷주소추진 총연합회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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