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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상가를 왜 서울업체가 개발하나'
대구 지하상가 재개발 논란, '시민대책위, 중재안 어찌되나?'
 
김용한   기사입력  2004/02/24 [00:30]
지난 20일 대구경실련에서는 중앙지하상가 재개발 현안 문제 해결을 촉구와 중재를 위한 시민대책위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서는 현재 대구시와 중앙지하상가 3지구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어, 해법이 찾기 쉽지 않다는 점.

▲중앙지하상가 재개발 문제 해결을 촉구를 위한 중재안을 발표하는 시민단체 대책위의 기자회견     ©김용한

시민단체 대책위는 5년째 접어들고 있는 중앙지하상가 재개발 문제가 감사원 감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난항을 거듭되고 있고, 지하상가 상인들의 연속 릴레이 단식 속에 상인들과 대구시의 대립으로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 속에 놓여 시민대책위가 중재에 나선 것이다.

중앙지하상가 문제는 2000년 경부터 붉어진 일로서 대구시가 상가활성화와 도심 상권의 요지인 중앙지하상가를 재개발(프리몰 사업)한다는 차원에서 사회간접자본 시설로 분류해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현재 미개발된 3지구 상인들과의 불협화음으로 공사가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재개발(리모델링)된 1, 2지구는 현대식 건물인 프리몰로 운영되고 있고, 상가 관리도 대구시의 시설관리공단에서 서울 업체인 대현실업으로 넘어간 상태에 놓여있다. 현대 대현실업은 상가 문제를 놓고 법정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개발의 진척을 위해 현재 처리되지 않고 있는 80여 상가의 명도소송을 진행 중에 있고, 명도소송이 완료되는 시점인 3월말이나 4월 초에는 재개발 강행으로 또다시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중앙로에 위치하고 있는 중앙지하상가의 건물이 낙후되어 있어 현대화할 목적으로 재개발(프리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잡음으로 상인들의 반발이 끊이질 않고 있다.

불법특혜의혹라면서 단식에 나선 정제영씨(시민운동가)와 함께 상가내 임시로 설치한 천막에서 릴레이 단식을 펼치고 있는 상인들 광경     ©김용한

상인들은 "20여 년 동안 장사해 온 터전이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서게 된 것보다도 더 억울한 것은 대구시가 지하상가를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지방 업체도 아닌 서울 업체에 특혜를 주어 시민들에게도 이익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시민단체 대책위는 "상인들이 어떻게 나올는지 알수 없으나 양쪽이 우리의 요구에 대해서 수용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히면서 "대구시가 우리의 입장마저 외면한다면 이후에 발생하는 모든 책임에 대해서는 시가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고 하였다.

대구시는 민투법을 적용한 것에 특별한 하자가 없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고, 상인들은 대구시가 벌인 사업 자체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소송까지 염두해 놓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해법찾기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고, 상인들과 대구시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가고 있다.

대구시는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공사강행'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 대책위가 제시한 중재안이 어떻게 수용되고 검토될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재개발 논란에 맞서 긴장이 감돌고 있는 중앙지하상가 3지구 광경     ©김용한

4년여 동안의 대구시청 앞에서의 천막시위와 1인 시위, 단식투쟁과 감사원 상경 삭발시위, 천막농성 등으로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당하고 있는 중앙지하상가 3지구(신영섭 회장)의 재개발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5년 동안이나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중앙지하상가 재개발 문제에 대해 대구시가 어떻게 판단을 내려 시민대책위의 입장을 검토해 나갈지 주목된다.

기자회견장에는 18일 동안 단식을 돌입했던 정제영 총무이사(영남자연생태보존회)가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상인들은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동조릴레이 단식에 돌입하는 등 올 2월내로 대구시에 맞서 "끝장내는 싸움을 할 것이다"며 다부진 각오로 임하고 있다. 대구시의 뾰족한 대책 마련이나 대안 제시없이는 현재 논란 중에 있는 중앙지하상가 3지구의 재개발 문제는 당분간 긴장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기자회견장을 찾은 상인들은 "우리는 시민대책위의 요구에 대해 전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으나 시민대책위가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대구시의 수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소위 중앙지하상가 민간투자 사업은 지난 4년 동안 격렬한 분쟁과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지역사회의 심각한 현안이다. 그 동안 법률과 정책 등 이 사업의 본질과 추진과정에 대한 격렬한 대립과 논란이 계속 되어 왔지만 아직도 원만한 해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머지 않아 물리적 충돌의 가능성이 있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이러한 사태를 깊이 우려하면서 이 문제를 합리적이고 타당하게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대구광역시에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는 2001년부터, 대구광역시가 대구광역시, 시민, 상인 모두에게 사업성과가 배분되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상점가진흥조합'에 의한 지하상가 재개발 방식은 검토조차 하지 않고, 사업 시행 기업에게만 유리한 재개발 방식을 채택하여 추진한 것은 정책적 오류이자 특혜라고 지적해 왔다. 또한 중앙지하상가는 '사회간접자본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민간투자 사업 방식으로 재개발 할 수 없다는 점, 총사업비 등을 결정하지 않고 실시협약을 체결하였던 점 등 여러 측면에서 이 사업은 불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대구광역시장에게, 정책적으로는 부당하고 법률적으로는 위법한 이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한편 이 사업의 결정 및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행정과오에 대한 진상규명과 문책을 요구해 왔다. 이러한 우리의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대구광역시와 중앙지하상가3지구번영회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인한 물리적 충돌의 가능성, 이에 따른 지역사회의 후유증 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립의 장기화로 인하여 대구광역시, 중앙지하상가3지구번영회, 시민단체는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져야 할 부담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대구광역시가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대구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으로 대안적인 해결책을 수용하는 수준에서, 공익을 최대화하면서 상인들의 권리도 보장하는 방법으로 이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합리적인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하면서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한다.

 1. 이 사업의 총사업비는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친 후에 결정되어야 하며 이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상사용기간과 사용료는 총사업비 결정 이후 공익과 상인들의 권익이 조화를 이루는 범위에서 합리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2. 이 사업에서 공원부분은 별개의 사업으로 분리되어야 한다. 그 자체로는 수입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공원사업 부분에서 시행 기업에게 실질수익률 9.82%를 보장해 주는 것은 지역사회에 손실을 초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 사업시행자인 대현실업주식회사로 하여금 상가 임대보증금의 70%를 예치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는 시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로서 필요할 뿐 아니라 대구광역시가 대현실업주식회사에 보조금을 교부하거나 장기대부를 하여야 하는 경우 대구광역시의 공공재원의 손실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 때문이다.

 4. 대현실업주식회사에게 실질적인 총사업비의 회수와 적정 이윤을 보장하되 지하상가의 관리운영은 상인들이 자치관리단체를 구성해서 자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하여야 한다. 상인들의 자율적인 관리는 유통산업발전법이 보장하고 있는 상인들의 권리일 뿐만 아니라 임대료와 관리비 분리, 관리비 절감효과에 따라 무상사용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지금까지 남아 있는 중앙지하상가3지구의 상인들은 물론, 이미 점포를 명도한 상인 누구도 점포임대차 등에서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이로 인해 불가피한 경우 내장공사 방식의 일부를 수정하여야 한다.

우리가 제안하는 방안은 이 사업을 둘러싼 논란과 대립을 해결하는데 있어 시민사회가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합리적인 조건이자 중앙지하상가3지구번영회의 수용을 설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또한 이는 논란과 분쟁을 야기한 이 사업에 대한 실질적으로 대안적인 해결책이며 이 중 일부는 이미 대구광역시에서도 수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 경로를 통해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대구광역시는 총사업비 미확정의 절차적 하자를 지적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들어 합리적이고 유연한 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민간투자시설사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인 총사업비조차 확정하지 않고 실시협약을 체결한 오류를 범한 대구광역시가 무능, 무책임 행정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이는 시민의 지방정부이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한동안 중앙지하상가3지구번영회의 투쟁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은 자제하면서, 이 사업의 정책 오류와 불법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준비해 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직접적인 조정역할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일차적으로 앞에서 제시한 방안을 가지고 상인들을 설득하고 대구광역시와도 직접 협의하려고 하며 상인들과 대구광역시의 동의를 기대한다.

그러나 대구광역시가 이마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불법 사업의 무효화, 이 사업의 결정 및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정책적, 행정적 오류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을 위한 고발, 시민행동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전면적인 투쟁을 전개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이러한 일이 발생할 경우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대구광역시에 있다는 것을 밝히면서 우리는 제안을 수용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4년 2월 20일
중앙지하상가 정상화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대책위원회
거리문화시민연대, 대구경북녹색연합,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구녹색 소비자연대,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회,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흥사단, 아파트생활문화연구소,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우리복지시민연합, 인간과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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