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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 김혜경대표, 대구에서 단식농성하면?
대구시, 난개발에 단식농성 항의하는 시민운동가에게 벌금 200만원 물려
 
박종하   기사입력  2004/08/26 [10:48]
  감사원이 문제 있는 사업이라며 대구시에 '시정적 주의조치'를 내린 중앙지하상가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지난 2월 18일여간 단식투쟁을 벌인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총무이사에게 벌금 2백만원이 떨어졌다. 대구지방법원에서 8월 2일 자로 약식명령을 내린 것이다. 사법당국에서 밥굶기고 벌금내라고 하는 참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언제 판결이 내려졌는지도 모르는 새 벌어진 일이라 뒷통수 얻어맞는 격이다.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일일 4만원을 환산한 기간의 노역장에 유치한다는 엄포도 내려져 있는 상태다. 대구에서는 단식할 자유도 보장되지 않는다.  

▲ 정제영 총무이사는 노무현대통령이 당선자 신문으로 대구를 방문했을 때(2003년 1월 27일) 대구전시컨벤션센터 정문 앞 주차장에서 중앙지하상가재개발 사업의 불법성과 부당성에 항의하는 삭발투쟁을 주도했다.  ©보도사진닷컴

   공소사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하상가 재개발권을 가진 피해자 대현실업에 불만을 품고 상가점포에 흰색 가림막 위에 검정색 페인트로 ‘불법특혜 대현실업, 방화셔터 수동조작, 불법비호 부패대구’라고 기재하고 등산용 천막 1동을 설치한후 수일간 상주하면서 농성을 해서 지하상가관리업체인 대현실업에게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하철참사 당시 열차가 도착하기도 전에 방화셔터를 내려 사고 피해를 더 크게 악화시킨 관리업체에는 면죄부를 주고,  법원은 그 잘못을 지적한 시민운동가에게는 얄궂게도 벌금을 물렸다. 법조양륜이 해도해도 너무한다. 대한민국 재판부는 시민사회의 여론을 가장 부담스럽게 받아들인다고 하는데, 대구 법조질서는 대구 정치질서에 유착해 있는 탓인지, 시민들 오가는 지하공공보도에서 단식한 걸 처벌하고 있다. 현장을 모르는 재판부가 종종 저지르는 과오로 보인다. 여기서 우리는 현장을 모르는 재판부에 대하여 유죄를 내린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중앙지하상가 투쟁은 일제 때로 치자면 대구에서 전개하는 독립운동에 맞먹는 일이다. 친일 매판세력과 같은 부패공무원과 잇권세력에 맞서 간디식으로 평화투쟁을 한 것과 똑같은데, 대구지방법원은 정제영을 간디처럼 예우할 줄 모르고 잡범 대우를 하고 있다. 이것이 제국의 재판부가 아니고 무엇이랴. 대구에는 지하공공보도는 없고  지하상업공간만 배를 키웠나. 
    
▲  지하철참사 당시 지하철참사 유족들과 경찰이 격하게 대치할 때도  '사이좋게 대치하자'며 기염을 토했던 대구시민운동의 큰바위 얼굴 정제영 총무이사.    © 보도사진닷컴

  지금 청와대앞에서는 지율스님이 목숨을 걸고 천성산을 지키기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과연 청와대가 지율스님에게 벌금을 얼마나 물릴지 궁금하기만 하다. 얼마전 민주노동당 김혜경대표가 광화문에서 파병철회를 위한 단식농성을 벌였다. 서울시와 법원에서 얼마의 벌금을 물렸는지 알 길은 없다. 

  정제영 총무이사는 하도 얼토당토 않고 황당해서 정한영 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내세워 정식재판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상인들 몰래 진행한 대구시와 업자간의 밀거래인 중앙지하상가재개발사업은 시민피해를 양산하는 블랙홀로 그 마각을 더해가고 있다. 몰래한 사랑에 상처가 깊다했거늘...... 극단의 대치가 있더라도 이런 야만스런 일이 자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법원의 임무에 속하는 영역이다. 굶기도 설워라커든 벌금 이백이 웬말이냐! 

▲ 지하철참사 1주기에 맞춰, 중앙지하상가재개발 전면백지화를 주장하며 18일 간 단식투쟁을 한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총무이사.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건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정제영 총무이사는 대구를 새롭게 하는 큰 힘으로 떠올랐다.   © 보도사진닷컴
 * 필자는 대구에서 만드는 보도사진닷컴(www.bodosajin.com) 뉴스기획위원입니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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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8/26 [10:4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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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심히 2004/08/27 [19:22] 수정 | 삭제
  • 이런 일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게 사실인지... 황당허다.
    만약 사실이라면 도대체 뭐라고 우리 얘들에게 설명해야 할지 ... 난감하다. 대구시는 대체 뭐하고 있는지 감사원이 지적해도 아무런 조치는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인가? 아님 아직도 과거정권잡은 추억속에서 세상이 변한것 자체를 인정하지않고 꿈속을 걷고 있는지 ...그래서 항상 "지하"라는 단어가 붙은 일에서는 이성을 잃어버린는 것인가?지하철폭발, 지하철참사, 지하철파업, 지하상가문제... 제발 이성을 찾아라 대구시는 거듭 이성을 찾아라. 과거추억속에서 빨리 벗어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