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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 승자없는 피투성이 싸움 계속
노조 측 저항 점차 격렬, 손실규모 '눈덩이'처럼 불어나
 
박슬기   기사입력  2009/07/21 [19:21]

"이 병력이었으면 민생사범 한 명을 더 잡았을텐데…"

 
쌍용차 사태가 62일째를 맞고 있다. 지난 1월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대한 노조의 중국 상하이차 '먹튀' 논란을 시작으로 지난 5월 중순, 대량 해고에 반발하며 노조가 공장점거 파업을 벌인 지 두 달이 지난 것이다.
 
쌍용차 사태는 지난달 26일 쌍용차 평택공장에 대한 비해고 노동자들의 1차 진입 이후 더욱 극한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노조는 비해고 노동자들의 공장 진입을 막기 위해 '화약고'인 도장공장을 점거, 새총으로 볼트너트를 날리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반발했고 사 측은 이러한 노조를 물리력으로 진압하려 했다.
 
물론 당시 비해고 노동자들이 32시간 만에 공장에서 자진 철수하며 사건은 잠시 일단락됐지만 지난 20일, 법원 집행관들이 강제집행을 위해 본관 점거에 나서면서 사 측이 또다시 공장진입에 성공, 노사간 충돌이 다시 시작됐다.
 
특히 이날부터는 노조 측이 새총을 이용한 볼트너트 발사는 물론, 수십여 개의 타이어 휠과 화염병을 던지고 살상이 가능한 대포식 사제총을 이용해 30여 개의 볼트너트를 한꺼번에 발사하는 등 '신무기'까지 등장시켰다.
 
이에 경찰은 21일 노조를 향해 경찰이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헬기 3대로 최루액을 쏟아붓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경찰은 "노조가 다연발 새총으로 무장해 수천 여개의 볼트너트를 발사해 오늘 하루 동안에만 경찰 3명이 다치고 사 측 직원 한명이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면서 "더이상 불법행위를 지켜볼 수만은 없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경찰이 뿌린 최루액으로 이곳은 말이 아니다"면서 "돌아갈 곳 없는 사람들을 이런식으로 진압하려는 공권력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사 측은 20일부터 노조원들이 점거하고 있는 도장공장에 대해 물과 가스공급을 중단하면서 경찰의 '고사작전'에 합류하고 있으며, 정부도 쌍용차 회생가능성 보다는 청산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등 비관적인 전망만 내놓고 있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이 지난 20일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쌍용차의 생존 가능성을 대단히 낮게 보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생산 중단상태가 지속되면 파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 그것이다.
 
이같이 쌍용차 사태는 노사간 지리한 줄다리기에 방관하는 듯한 정부 태도로 끝이 보이질 않고 있다.
 
쌍용차 사태에 투입된 한 경찰은 "솔직히 답이 없는 싸움에 수 천여명의 병력만 낭비되고 있는 꼴"이라면서 "이 병력이었으면 민생사범 한 명을 더 잡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경찰은 이번 사태가 '제2의 용산참사'로 번질까 전전긍긍하고 노조는 저렇게 불특정 다수를 향해 새총만 쏴대며 버티고 있고, 사 측은 자기들 주장만 내세우고 있는 꼴을 보고 있자니 이 사태가 마무리되도 사회적 불신과 갈등의 골만 깊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법원 역시 지금처럼 쌍용차의 파행이 지속되면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떨어져 회사 측의 회생계획안 제출일(9월15일) 전에 법인 회생절차를 폐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실제 쌍용차에 따르면 61일째 계속되고 있는 이번 사태로 인한 손실규모는 생산차질 대수 1만 1천520대, 손실액 2천456억 원에 이른다. '함께 살자'는 노조의 구호가 헛된 메아리처럼 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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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7/21 [19:2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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