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호남중진의원 "왜 툭하면 호남만 갖고 그래"
중도 소장파 대 호남 중진 갈등 심화, 지도부 쇄신 촉구 부상
 
김광선   기사입력  2004/01/07 [18:18]

민주당은 호남중진 용퇴론이 확산되자 지구당위원장직 총사퇴 결의와 비례대표 선출 투명화 등에 대한 개혁적 카드를 내세웠으나, 물갈이에 관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중앙위원회의를 통해 오는 19일 현역 지구당위원장들의 전원 사퇴를 결의했고, 비례대표 10번을 인터넷 공모, 투표를 통해 선정하고 비례대표 순번을 투표로 결정키로 하는 등 선정 절차를 투명화하기로 합의했다.

당 지도부가 이처럼 파격적인 방침을 제시한 것은 향후 호남 물갈이 파문이 자칫 지난해 갈등이 외적으로 표출될 경우, 개혁적 이미지 보다 내부 분란만을 초래하는 당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도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호남 중진 물갈이'를 둘러싸고 갈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그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 중도 소장파 호남중진 용퇴론 본격 제기

민주당 중도 소장파는 지난 6일에 이어 7일 '호남중진 물갈이'와 관련 "호남이 변해야 민주당이 산다"라며 호남중진 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장성민 청년위원장    ©브레이크뉴스
당내 소장파로 불리는 장성민 청년위원장은 이날 중앙위원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17대 총선에서 공천혁명을 통해 특권을 누려왔던 기득권 세력들이 전면 용퇴하지 않으면 수도권과 호남에서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며 호남중진 전면 용퇴론을 제기했다.

뿐만아니라 김현종 전북도지부 부지부장을 비롯해 구해우(광주평화개혁포럼 대표), 정은섭(변호사), 신현구(전 국회정책연구위원) 등 호남권 출마를 준비중인 '새물결연대'는 성명을 통해 "호남의 민심은 공천제도 개혁과 인물 교체에 있다"며 "호남의 전 지역구를 경선특구로 지정해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적어도 호남 지역의 경우 모든 지구당 위원장들은 설 전에 전원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호남 중진의원들을 향해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호남중진은 정권교체와 국민의 정부 임기 종료로써 역사적 소임을 거의 다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호남의 다선중진들은 용단을 내려 당의 원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당내 중도 소장파의 잇따른 '호남 중진 용퇴론'은 오전 민주당 전국구인 장태완 상임고문의 17대 총선 불출마 및 상임고문직 사퇴를 밝힌 것과 맞물려 더욱 거세게 몰아친 것으로 분석된다.

장태완 상임고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16대 국회의원 임기를 끝으로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나같이 나이먹은 사람은 스스로 물러나야 하고, 전국구 의원은 한번으로 족하다"고 언급했다. 또 장 의원은 "당 상임고문 자리도 이 순간에 내놓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라고 얘기하겠다"며 당직 사퇴 의사도 밝혔다
 
구파, 인적쇄신은 제도로 해야, "지도부 당쇄신에 앞장서야"

중도 소장파 의원들의 호남 중진 용퇴론이 거세지자 이에 맞서 구파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형국이다.

이윤수 의원은 중앙위 회의에서 "왜 툭하면 호남의원만 갖고 그러느냐"면서 고함을 질렀고, 일부 호남권 중진의원들은 "각자의 경쟁력을 갖고 선거를 치르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조재환 의원     ©조재환의원홈페이지
특히 호남물갈이론을 반박하던 조재환 의원은 지난 6일에 이어 이날 성명을 통해 "제가 말씀드린 당을 위한 충정이 한낱 계파의 의견으로 비하되는 것을 보면서 자괴감에 빠진다"며 "인위적 물갈이를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인적 쇄신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조 의원은 "100% 일반 국민들로 구성된 국민경선을 통해 호남 중진들에 대한 심판이 이뤄진다면 그 폭발력은 실로 엄청날 것"이라며 "민주당의 지도부는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언급한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라는 선언과 오세훈 의원의 총선출마 포기 선언 등과 같은 배수의 진을 치고 사생결단의 각오로 총선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조 의원은 "조 대표와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이 지역구를 포기하고 전국구로 옮겨 그 자리에 신규 인사를 영입하고, 김경재 이낙연 강운태 김효석 의원 등은 수도권으로, 김영환 의원은 괴산으로 지역구를 옮겨 민주당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의 이같은 물갈이 파문으로 인해 당내 인적쇄신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아니라 한나라당 의원들의 잇따른 총선 불출마 선언은 민주당의 개혁성에 도전을 주고 있는 형국임에 따라 민주당 또한 특단의 조치가 취해져야할 절실한 시점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내에서는 이러한 분위기와 관련해 "앞으로 불출마 선언을 하는 의원들이 2~3명 정도 나타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어, 호남중진 용퇴론에 관한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민주당이 분당이후 더 이상 뺄셈의 정치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뺄셈만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치는 덧셈의 정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중도 소장파들과 호남중진 의원들 간에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정치부 기자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4/01/07 [18:18]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