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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동아도 삼성 이건희에 무릎꿇나?
이회장 스키 탈때마다 호들갑에 극찬, 노조원 매수 등은 한줄도 보도안해
 
양문석   기사입력  2005/02/01 [11:37]
조선과 동아, 그 파렴치한 보도태도
 
삼성그룹으로부터 교수가 사찰당해도 노동자가 사찰당해도 거의 뉴스로 취급하지 않는 신문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다. 심지어 한국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사찰당해도 결코 삼성그룹과 연결시키지 않고 단지 ‘제일기획’만 부각시키는 신문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다. 엄격한 뉴스가치를 따지는 듯 보이는 이들 신문이지만,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동정기사는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내서 보도한다. 
 
▲무소불위 조선일보도 삼성 이건희 파워에 눌리나? 아니면 광고 때문에 그런가? 조선일보의 삼성 이건희 회장 보도수준은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수준이다.     © 조선일보 1월 31일자 경제면 PDF
특히 이건희가 스키를 탔다하면 ‘무조건’ 뉴스꺼리가 되고 반드시 보도된다. 그간 이건희가 스키를 배우고 스키장에 갈 때마다 보도한 조선과 동아일보의 보도태도를 살펴봄으로써, 조선과 동아의 기사가치 판단 기준의 속셈을 살펴보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건희와 스키’는 반드시 이 기사로 다룬다. 한데 기사를 보면 ‘보도자료’임이 확연히 드러나는데도 마치 직접 현장에서 취재한 것처럼 독자들을 속인다. 1년 여 전인 2003년 12월18일자 조선과 동아는 토씨까지 빼다 박은 기사로 이건희의 동정을 사진까지 넣어 보도했다. 지난 2003년 12월18일자 조선과 동아의 기사다.
 
이건희 회장 "스키가 이렇게 재밌나"  [조선일보] 2003-12-18
이 회장이 스키를 처음 배운 것은 지난 3월. 당시 휘닉스파크에서 열흘 정도 머무르면서 국가대표 출신의 전문강사를 통해 스키를 배웠다고 한다. 현재 실력은 S자 곡선을 도는 초보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키를 배운 뒤 이 회장은 주변에 “이렇게 재미난 운동을 왜 젊었을 때 모르고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건희회장 “스키에 푹 빠졌어요”   [동아일보] 2003-12-18
이 회장이 스키를 처음 배운 것은 3월. 당시 휘닉스파크에서 열흘 정도 머무르면서 국가대표 출신의 전문 강사에게 스키를 배웠다. 현재 실력은 S자 곡선을 도는 초보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회장은 스키를 배운 뒤 “이렇게 재미있는 운동을 왜 젊었을 때 배우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거의 똑같다. 조선의 ‘스키를 배웠다고 한다’와 동아의 ‘스키를 배웠다’의 차이, 조선은 ‘스키를 배운 뒤 이회장은...’이고 동아는 ‘이회장은 스키를 배운 뒤...’로 도치법 적용유무의 차이, 조선은 ‘이렇게 재미난 운동’이고 동아는 ‘이렇게 재미있는 운동’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데 1년여가 지난 1월31일자에서 또 다시 이건희의 ‘스키 나들이’가 언론을 탄다. 또 조선과 동아일보다.
 
이건희회장 ‘스키 스킨십’… 삼성 사장단과 주말 행사  [동아일보] 2005-01-31  
삼성전자 사장단, 눈밭서 뒹군 사연 [조선일보] 2005-01-31

 
한데 동아일보가 이번에는 대체로 일정만 간단히 소개한 반면에, 조선일보는 일제시절 총독부를 향해서 보였던 비굴한 아부근성이 전통인 듯 이건희를 향해서도 거의 찬양수준의 기사를 선보인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50세를 넘긴 나이지만, 도전 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이 회장의 스키경영 철학을 몸소 실천하려는 듯했다....이 회장은 스키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사장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강습 받도록 한 배려’라는 게 비서팀 설명이다. 보광 휘닉스파크 관계자들은 “며칠 전부터 이 회장이 스키장에 머물렀고, 부인 홍라희씨도 함께 있다”면서 “이 회장의 스키 실력은 초급과 중급의 중간 정도지만, 실력이 꽤 빨리 늘어난 편”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이것은 약과다. 아직 가지도 않은 지난 24일, 오전에 한국경제신문이 ‘이건희와 스키’에 대해서 보도를 하자마자 조선일보 인터넷판은 새로운 기사를 만들어 보도한다. 거의 교회당의 ‘예수님 찬양 예수님 찬양’하는 소리에 버금간다. 
 
이건희회장 ‘스키경영’ 화제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라 나는 60넘어 스키 배웠다”
이광회기자
santafe@chosun.com
입력 : 2005.01.24 17:39 07'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라. 나는 스키를 60세가 넘어 배웠다. 나이 60세면 스키를 하다가도 중단한다는 나이인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재계에서는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63)의 ‘스키경영’이 더욱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한 이건희 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스키장에서 ‘불굴의 의지와 의욕, 도전하는 정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에 개그맨 김형곤씨가 주연으로 선 보였던 코메디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은 그나마 ‘회장님’을 풍자했다고 한다면, 오늘의 ‘회장님을 향한 조선일보의 보도태도’는 어떤 단어 어떤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미디어오늘 온라인에서 31일 이호석기자가 <삼성, 조선에 대거 진출하다>에서 지적한 내용을 내용을 다시 한번 인용함으로써, 오늘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파렴치한 보도태도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자 한다.   
 
▲언론학 박사, EBS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언론개혁을 위해서라면 전투적 글쓰기도 마다않는 양문석 정책위원.     ©대자보

지난 11일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과 전 삼성전자 노동자 홍두하씨는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가 노조 탈퇴 조건으로 1억 3500만원을 지급했다며 확인서를 공개했다.

홍씨는 삼성전자 수원공장에서 약 6년 동안 근무했고 지난 2004년 8월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에 가입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금속노조 가입한 한 달 뒤인 9월 홍씨를 불러 금속노조 탈퇴를 종용했으며 그 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순이익 100억 달러가 넘는 거대기업이 돈으로 노조 조합원을 매수하려 했다는 이 기자회견을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 필자는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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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2/01 [11:3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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