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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비극, 변하지 않은 대구의 참극
5세아동 아사사건은 보수우익 한나라당의 변하지 않은 지역정서 탓
 
눈팅족2   기사입력  2004/12/22 [01:48]
대구에서 또 전국을 경악시키는 사고가 터졌군요. 노숙자도 굶어죽지는 않는 나라에서 5세 아이가 굶어죽었군요. 몇 년전에 네이버 재팬을 통해서 일본에서 사람이 굶어죽었다는 뉴스는 가끔 들었습니다. 일본의 10년 장기 불황이라는 소식이 한창 쏟아져나올 때였지요. 그때 한국은 김대중 정권의 카드 정책 및 부동산 경기 활성화, 방만한 공적 자금 남용 등으로 인해서 시중에 돈이 넘쳐나서 흥청망청 할 때였지요.
 
대구의 이번 5세 아이의 아사와 일본인의 아사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공통점은 먼저 둘 다 극심한 경기 불황에서 경제적 이유로 인한 아사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웃 간의 교류의 단절로 인한 개인주의 사회의 폐해와 함께 극우 정치 세력이 활개를 치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윤건차 교수에 의하면 일본인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극우주의자들이 태반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한국의 과도한 민족주의를 비판하지만, 일본의 사회 자체는 청산되지 않은 극우적 가치관이 만연하다는 것이지요. (윤건차 교수는 재일 역사학자. 사회학자일까?) 대구는 한나라당이라는 극우 세력, 일본은 자민당이라는 극우 세력이 공히 집권하는 극우 세상이지요. 대구인들 역시나 의식하지 못하는 극우주의자들이 태반입니다.
 
차이점은 일본인은 나이가 많은 노인들인 반면, 대구의 경우는 5세 아이라는 점입니다. 듣기로는 일본의 거지는 타인에게 구걸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이것이 일본 사회의 문화라고 하데요.(-물론 저는 안믿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사흘 굶어 도둑질 안하는 사람 없다는 말을 믿지요.)
 
그런데 대구의 경우에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인지 능력이 없는 5세 아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부모에 무신경한 보호에 의해서 아사했는가 봅니다. 이 점이 일본과 이번 대구 사건의 가장 큰 차이점이겠지요.
 
최근 남한의 지역별 1인당 소득 통계를 보니 대구가 강원도나 전남, 광주보다 못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더군요. 최고 소득을 자랑하는 울산에 비하면 3.3배의 차이가 나고요. 명색이 광역시인데도 불구하고 농촌지역보다 평균 소득이 낮다는 것에 대구시민으로써 자괴감마저 들더군요.
 
사실 대구의 소득은 예전부터 항상 낮았습니다. 일용직 건설 노임은 전국 최하위구요. 공장의 월급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축에 들고요. 여기다 한나라당의 장기 집권으로 인한 대구시의 부채는 어마어마한 수준에 달하고 있습니다. IMF가 터지고 두 달도 안된 상황에서도 대구의 엘리트들은 모이면 "그래도 신한국당밖에 없다"는 말을 공공연히 했지요.
 
전임 한나라당 대구 시장이 거액의 뇌물 수수로 구속되어도 여전히 다음 임기의 시장은 압도적 표차로 한나라당이 당선되는 곳이 대구이며, 노동의 현장에서 대구는 자기보다 낮은 직급의 사람에게는 폭언과 반말을 일삼기 일쑤입니다.
 
한마디로 대구는 봉건적인 전근대적 마인드가 남한 내에서 가장 팽배한 지역이라는 겁니다. 학계, 관계, 정계, 종교계 할 것없이 모두 한나라당 복마전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실 그래서 저는 공무원도 별로 안좋아 합니다. 워낙에 권위주의적인 마인드에 찌들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전공노네 뭐네해도 시큰둥하게 되더군요. 이런 공무원들 하도 많이 겪어 봐서요.
 
이런 점도 일본하고 닮았군요. 아무리 못해도 자민당만 찍는 일본, 경제가 불황이 될수록 극우적 사회 마인드가 판치는 일본. 한 마디로 대구는 남한 내에서 일본과 가장 닮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까요? 물론 부정적인 모습에서만 입니다.
 
대구에서 진보란 한나라당을 몰아내는 것에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언론, 종교, 대학, 각종 예술, 경제, 사회 단체를 모두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5세아의 아사 사건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극우적 마인드라는 것, 극우적 가치관이 팽배한 사회란 원래가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우성인 유전자만 생존한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열성 유전자는 박멸의 대상이지 보호의 대상은 되지 않는 것이 바로 극우적 가치관이 만연한 사회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열성이라고 판단되는 사람은 타인에게 손을 잘 내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말도 적어지지요. 사실 이런 점에서 대구 사람들은 대단히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대구에서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포악한 범죄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야쿠르트에 농약을 넣어서 불특정 다수를 죽이거나 극심한 위험에 빠뜨린 달성공원 농약 야쿠르트 사건은 얼마전까지 대구를 떠들썩하게 했지요. 그리고 세계 지하철 100년 역사상 가장 어처구니없고, 가장 쇼킹하고,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은 대구 지하철 사건도 있었지요.
 
저는 대구에서 진보란 한나라당을 몰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통일? 이런 것 저는 잘 모릅니다. 국가보안법 철폐? 그것도 별로 저하고는 상관없는 구호입니다. 대구 사람으로써의 저의 구호는 한나라당을 몰아내는 것입니다. 이 극우 마피아들이 만든 사회가 바로 1인당 소득 전국 최하, 약한 자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 차별.....입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이 바로 대구의 사회 악의 정점에 서 있습니다. 이들 소수의 기득권층이 대구를 독점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들에 세뇌된 많은 시민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성공해서 대구를 떠나기를 원하죠. 그 목적지는 바로 서울이구요.
 
일본의 극우주의 마인드가 남한에서 가장 잘 재현되고 있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대구일 겁니다. 평등보다는 차별, 연대보다는 적대, 타인을 도우지도 않고 도움을 받지도 않는 사회, 이번 대구의 5세아 아사 사건의 가장 큰 책임은 대구시민 전체에 있고, 그 직접적 해결책은 바로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모여있는 각계각층에 포진된 대구의 극우 세력들을 몰아내는 것일 겁니다. 그래서 사회적 도움을 받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고 개인의 불행은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는 의식이 함양되어야 할 겁니다.
 
이번 대구 5세아 기아 사망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안타까운 것은 아이의 아버지가 수개월째 일이 없어서 놀고 있는 건축 현장의 잡역부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어머니는 장애인이면서도 국가의 혜택을 전혀 받지도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차상위 계층의 현실인가 봅니다. 그리고 아이의 부모에게 떳떳하게 사회적 도움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만든 우리 사회의 극우적 마인드에 너무나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대구에서 최근 발생하는 이유없는 방화 사건, 살인 사건, 독극물 음식 사건, 지하철 사고 등을 보면서 전국 최하위의 소득을 기록하고 있는 대구의 극심한 경제 불활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대구를 만든 독재 정권의 하수인들과 그들이 뿌려놓았고, 현재도 여전히 대구인의 의식 속에서 작동하고 있는 극우적 마인드에 분개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국가보안법 폐지 역시도 서민들의 살림살이에 기여하는 것일 겁니다. 극우주의자들이 판을 치는 동네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살기란 얼마나 힘든가하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 바로 이번 대구 5세아 아사 사건이라고 봅니다. 대구에서 비한나라당이 한 석이라도 국회의원 자리를 획득하게 되는 날은 과연 올까요? 대구의 진보는 여전히 반한나라당도 버거운 것이 현실입니다. 조선일보를 능가하는 대구 매일 신문..... 정말 끝이 없습니다, 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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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2/22 [01:4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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