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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시장은 영어도 모자라 중국어까지 섬기나
사대적 서울 '중국어표기안' 공모, 중국인에게 '서울' 한국식으로 쓰게해야
 
이대로   기사입력  2004/04/27 [09:51]

서울시장과 서울시는 우리말 죽이기 당장 그만하라.

서울시가 잇달아 우리말을 어둡게 만들 일을 해서 한글단체와 시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월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일한 우리말 도시이름인 '서울'이란 명칭을  중국인을 위해 한문으로 표기하기 위한 '중국어 표기 안'을 공모해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공동대표 김수업 외 3인)이 반대 건의문을 내었으나 들어주지 않고 4월 20일 "서울 중국어 표기 안의 2차 심사 결과 ‘首爾(서우얼)’, ‘首午爾(서우 우 얼)’, ‘首沃(서우 워)’, ‘中京(중 징)’ 등 4개안이 선정됐다”며 “일반인과 관련 전문가, 중국 현지인 등을 대상으로 21일부터 열흘 간 인터넷 선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은 " 중국에서 '서울'을 '漢城'이라고 쓰는 것은 잘못이니 중국에 '서울'로 쓰라고 말하고 바로 잡도록 외교 노력을 할 일이다. '서울'을 중국 글자로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은 중국이 할 일이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 나라마다 그 나름대로 이름짓는 법이 있다. 엉뚱한 욕심에 귀한 나랏돈과 국력을 낭비하지 말라."며 만약에 우리가 지은 한문 이름을 중국이 쓰지 않으면 무슨 꼴이 되느냐며 당장 그만 둘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재야 국어학자 이수열 선생도 "대한민국을 중국과 미국의 언어식민지로 전락시키려는 이명박 시장의 망국적 망동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서울시의 우리말 짓밟기를 꾸짖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얼마 전에 택시 정류장을 몽땅 영어로만 표기하여 한글문화연대와 시민단체의 지탄을 받고 우리말로 바꾼 일이 있다. 그런데 요즘 또 '국제도시 서울’이란 구호를 내세우며 버스 디자인을 새로 했는데 B, G, R, Y 따위의 영문자들을 기형적으로 크게 써 붙였다. 우리 글자 한글을 두고 영문자를 쓰는 것도 문제지만, 그 글자들이 아무런 뜻도 없이 그저 버스 빛깔의 머리글자들 뿐이란 데서는 웃을 수 밖에 없다. 영문을 쓰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로 보인다. 그래서 또 한글문화연대는 그 잘못을 지적하는 건의문을 서울시에 보냈으나 듣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국제도시를 만든다면서 만든 버스 새 디자인     ©이대로

서울시의 영어 섬기기는 그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시 산하기관인 도시개발공사는 이름을 SH라는 영문 암호로 바꾸기로 했고, 영어 마을을 만들고, 공문서에 영어를 공용하기로 했고, 서울시 직원이 영어로 회의를 하기 위한 영어 인증제 급수시험을 보겠다는 등 영어 상용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지는 서울시의 우리말 짓밟기 행위에 한글단체는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한글학회는 영어 공용화 계획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고 한글단체들은 반대 시위까지 논의하고 있다.

더욱이 서울시는 지난 해 5월에 축제를 벌이면서 'Hi Seoul'이란 표어를 만들어 서울시 차량은 말할 거 없고 택시에까지 써 붙이고, 청계천을 헐기로 하면서 'Hi 서울 Green 청계천'이란 영문 혼용 선전문을 거리와 지하철에서 광고해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에서 '우리말 훼방꾼'으로 뽑아서 그 잘못을 알려주었었다. 한자 혼용이 사라지려니 정부기관이 앞장서서 영문 혼용을 퍼트리고 있는 잘못을 일깨워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과 서울시는 그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더 나아가 서울시가 세계 일류 도시로 발 돋음 하기 위해서란 이유로 영어 상용화 계획을 발표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서울시의 외국말 섬기기가 어디까지 갈까 한글단체의 걱정은 대단하다.

한편 서울시장이 4월 26일에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이대로 공동대표에게 보낸 편지에서 서울이 국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영어 상용화 추진을 한다면서 그 근거로 "... 그동안 우리시는 서울이 국제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시책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코자, 영어회화 능력, 영어교육 수요, 영어 시책 등에 대하여 만 20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7.1%가 시민의 영어회화 능력향상 필요성에 동의하였으며, 서울시의 영어권장 시책에 대하여 91.6%가 찬성, 65.9%가 무료 영어교육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고 했다.

그런데 같은 날, 4월 26일 미디어다음이 하루 동안 "서울, 영어로 세계 일류도시 만들자"는 제목으로 찬반 즉석 투표를 했는데 투표자 4139명 가운데 반대가 68.9%인  2852명이고 찬성이 28.2%인  1175명, 판단유보가 2.8%인 116명으로 서울시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의 여론조사가 일반인의 영어 교육과 능력의 필요성과 향상만 강조하고 서울시 공무원의 영어 공용화에 대한 문제점은 물어보지 않는 잘못된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정책을 추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과 한글문화연대 들 시민단체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퇴진운동과 낙선운동을 벌이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서울시의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서울시의 우리말 우습게 여기기와 남의 나라말 섬기기가 지나치고, 기업인 출신인 이명박 서울시장이 공직자와 정치 지도자로서 기본 자세가 덜 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국가기관을 돈벌이에만 눈 먼 개인기업수준으로 떨어지게 만들어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어둡게 만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이 개인 정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업적 내기에 지나친 욕심을 내다보니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해야 할 더 중요한 일을 제쳐놓고 교육부 장관 노릇까지 넘보다가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시민들 비판을 가볍게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개인 기업 선전문보다 더한 국가기관인 서울시의 영문 혼용 선전문  ©이대로

서울 시장께 보내는 건의문

서울 시장께서는 '서울'이란 이름에 중국글자 이름을 새로 지어 붙이는 일을 그만 두시기 바랍니다.

1. 나라 사이에서 오가는 우편물에는 반드시 받을 나라의 말과 글자로 주소를 써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보낼 때는 영어로 쓰고,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보낼 때는 한글로 쓰는 것이 옳습니다. 이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입니다.

2. 우리가 중국에 보내는 편지에는 중국글자로 주소를 써야 하고, 중국에서 오는 편지에는 한글로 주소를 써야 합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중국글자로 써서 보내기 때문에 서울대학교에 갈 편지가 한성대학교로 가는 것입니다. 한글로 쓴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3. 서울을 중국에서 한성이라 하는 것은 바로잡도록 해야 합니다. 독립 국가의 서울 이름을 제 마음대로 바꾸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 일은 정부와 서울시에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입니다. 진작 했어야 할 일이지만 이제라도 '서울'로 부르라고 해야 합니다.

4. '서울'을 중국글자로 어떻게 만들어 쓰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닙니다. 나라마다 그 나름대로 이름짓는 법이 있는데 중국에는 중국 나름대로 그렇게 이름을 지어 씁니다. 이 일은 중국에서 할 일이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5. 서울로 보내는 우편물의 주소에 중국에서 쓰는 '한성'과 일본에서 쓰는 '경성'을 한꺼번에 바로잡겠다는 생각에서 국제적으로 두루 쓸 수 있는 중국글자로 이름을 짓겠다고 하지만 주소는 한글로 써야 하고 한글로 쓰면 이런 걱정은 할 것이 없습니다.

6. 중국과 일본은 여러 가지로 우리와 이어져 있습니다. 물건을 팔고 사고 구경꾼들이 오고 가고 하는데 친절을 베푼다는 뜻도 있겠으나 친절도 지나치면 아부가 됩니다. 또, 지금 이 일을 바로잡지 않으면 앞으로 세 나라가 손잡고 일하는 데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가 펴 나가는 데도 두고두고 큰 걸림돌이 됩니다. 우리의 '번체자'와 중국의 '간체자'와 일본의 '약자'를 함께 쓰는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7. 중국에서 서울을 중국글자로 지어 부르는 것과 우리나라에서 중국글자로 짓는 것은 아주 다릅니다. 중국에서 제 나름대로 지어서 쓰는 것은 우리에게 아무런 힘도 미치지 않지만, 우리가 지어 쓴다면 '서울'이 중국글자 이름으로 바뀌고 맙니다. 그렇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서울'이 죽어버린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8. 서울시장께서는 '서울'을 중국글자 이름으로 짓는 일을 거두어들이십시오. 그리고 정부와 힘을 모아 중국에 말하십시오. '우리나라로 보내는 우편물 주소는 반드시 한글로 써야 한다'고. 이렇게 하는 것이 주권 국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2004년 3월 16일

우리말 살리는 겨레 모임


서울특별시 새로운 버스 도안 시정 요청서

한글문화연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을 가꾸어, 세계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잃어 가는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찾고, 더 나아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독창적인 한글문화를 일굴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서울특별시에서 버스 노선을 새로 정비하고 새로운 버스 디자인을 도입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서민들이 더 편리해질 것으로 믿습니다. 그런데 버스 도안과 관련하여 시정을 요청합니다. 새 버스에는 노선 종류별로 G, R, Y, B 등의 로마자가 크게 새겨져 있습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까닭으로 시정되어야 합니다.

1.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특별시의 버스에 외국 글자인 로마자로 도안하는 것은 주권 국가 정신에 어긋나고, 국어를 병들게 하며, 시민의 언어 생활을 혼란하게 합니다. 이것은 한글전용법에도 어긋나고, 시민의 편의를 우선해야 할 행정 윤리에도 어긋납니다.

2. 실제로 표기된 로마자는 버스 노선의 종류와는 아무 관련 없는 빛깔의 머리글자들일 뿐입니다. 따라서 아무런 실용적 기능도 없습니다. 오히려 시민들이 버스 종류를 잘 구별할 수 있도록 '간선' '지선' '순환' 등의 용어를 표기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표시된 로마자의 크기도 너무 크고 자극적이어서 보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줍니다.

4. 로마자가 들어선 자리는 중간 정류장들을 안내하는 자리입니다. 불필요한 로마자 때문에 중간 정류장 표시가 작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승객들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5. 아무런 기능도 없고 그저 빛깔의 머리 글자일 뿐인 외국 글자를 서울시의 대중 교통 수단에 기형적으로 크게 표시하는 것은, 그 의도일 법한 세계화와도 아무런 관계가 없는, 대중 위에 서서 서양만 따라하려는 엘리트 의식의 발로라고 생각합니다.

6. 따라서 버스의 로마자 도안을 없애 주시고, 필요하면 한글로 버스 노선의 종류를 표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버스 정류장 표시도 수정하시면, 그 또한 한글로 해 주시기 바랍니다.

7. 끝으로, 우리 한글문화연대는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알려 드립니다.

2004. 4. 1
한글문화연대 


[성명서] "서울시 영어 공용화 추진" 당장 중단하라!

서울시가 올 하반기부터 각종 공고·공시문을 한국어와 영어로 병기하기로 하는 등 "영어 공용화" 작업을 추진한다고 한다.『서울신문』3월 8일자에 보도된 "서울 2007년 영어 공용화" 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6급 이상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어학 인증제"가 실시되고, 오는 7월부터 외국어 우수 공무원에게는 인사 가점이 부여된다고 한다. 서울 풍납동에는 영어 체험 마을을 10월 개원하고, 이르면 2006년부터 서울시 간부회의를 영어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사이버 영어마을 구축과 주민 자치 센터 원어민 배치와 케이블 방송국 개국 등도 함께 추진한다고 한다. 영어 공용화는 각종 서류 발급 등 서울시의 행정 문서에 영어를 한글[한국어]과 같은 수준의 공식 언어로 사용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요즘 하는 일마다 영어를 앞세운다. 이른바 "국제도시 서울"을 내세우지만, 국제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말을 놔두고 외국말을 써야 하는가? 서울시는 시내버스에 "B, G, R, Y" 따위의 영문 대문자들을 아무런 의미도 없이 기형적으로 크게 써 붙여 놓고 있다. 차라리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간선", "지선", "순환" 등의 노선 종류를 써 주어야 한다. "하이 서울!"은 무엇이고 "잉글리시 타운"은 또 무엇인가? 더 기막힌 일은, 앞으로 회의도 영어로 하고 공문서도 영어로 쓰겠단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까닭으로 서울시의 영어 공용화 추진을 반대한다. 또한, 서울시에 대하여, 세계 어느 나라의 수도가 자기 말을 두고 외국말을 우선하는 정책을 펼치며, 시민의 편익보다 외국인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지 대답할 것을 요구한다.

첫째, 공용어란 사회 구성원의 일부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를 공식 언어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서울에는 영어를 사용하면서 생활하는 주민이 별로 없다. 따라서 영어를 공용어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어디까지나 외국인을 위한 제도이고 망상이다. 서울시의 영어 공용어 계획은 한국어와 미국어를 공통으로 쓰자는 것인데, 이것은 곧 서울을 대한민국과 미국 두 나라 땅으로 삼자는 것이다.

둘째, 인류에게는 경제적인 이유나 도시 발전을 명분으로 하여 모국어 대신에 외국어를 인위적으로 공용어로 받아들인 예가 없고 그렇게 해서 이익을 얻은 경험도 없다. 모국어로는 살아남을 수 없어서 외국어를 공용어로 받아들일 정도라면 우리는 스스로 몹시 무능한 민족임을 온 세계에 외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셋째, 우리 고유 문화와 언어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이런 식의 사대주의적인 영어 공용화는 매우 위험한 것이다. 지금의 언어 현실에서 영어 공용화를 시행하는 것은, 우리 문화와 한국어의 미래를 없애는 짓이다. 외국 관광객들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정교한 안내서와 표지판, 내실 있는 구경거리, 간편한 제도, 친절한 서비스 등이다.

넷째, 국제화, 세계화 시대로 넘어가면서 언어는 더없이 중요한 무기가 되었다. 말을 빼앗기면 모든 것을 빼앗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강대국들이 있는 힘을 다해서 언어 전쟁을 벌이는 까닭이 바로 거기 있다.

이 명박 시장과 서울시 관리들은 지금 역사의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어설픈 국제인 흉내를 내기 전에 올바른 서울 시민이 되기를 충고한다. 서울이 진정으로 국제도시가 되려면 서울과 한국의 고유성을 살려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문화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영어 공용어 발상"을 즉각 중단하라. 우리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알려 둔다.

2004년 4월 5일
한글 학회


[성명서] 대한민국을 중국과 미국의 언어식민지로 전락시키려는 이명박 시장의 망국적 망동을 규탄한다.

첫째, 요즈음 떠도는 말을 듣자니, 이명박 시장은‘서울’을 중국식으로 표기하기 위해 首耳, 首沃, 首塢. 首兀, 韓京 등 해괴망측한 말들을 모아들이고 한강을 韓江으로 표기할 궁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요즈음 땅이름 학회 등 우리말 살리기운동인들의 의견을 들어, 고유한 토박이 땅이름을 찾아서, 동네와 거리 이름의 표지판을 달아서 새로운 문화 환경을 조성해 왔는데, 이명박시장은 그와 정반대로, 옛적에 서라벌, 셔블, 셔울로 불러오다가 서울로 정착해서, 고상한 겨레 정서를 담아 친숙해지고, 오륜대회, 아시아 경기, 세계배축구경기 등으로 온 세계에 명성을 떨치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껏 높여 최근에는 한류 열풍을 일으킨 유서깊은 토박이말 이름 '서울'을, 하루바삐 버려야 할 흉물스러운 중국식 한자말로 바꾸겠다니, 이 무슨 망녕된 발상인가? 이명박씨는 대한민국의 서울 시장이 아니고 중국을 종주국으로 섬기던 왕조시대의 한성부윤인가?

한강을 韓江으로 표기하려는 생각은 한강을 漢江으로 인식한 데서 온 듯하지만 '한'은 '큰'과 같은 말이고, '강'은 우리 모든 국민이, 江과 상관 없이, 쉽고 순수하게 쓰는 겨레말인즉, 한강을 중국강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굳이 韓江으로 표기하려고 하는 것은 아무리 먹고 할 일이 없는 사람이라도 극도로 부질없는 짓이다.

둘째, 2004년 3월 11일짜 한겨레신문 기사를 보니, 5월 1일부터 9일까지 '하이 서울 페스티벌 2004'를 여는데 '새롭게, 재미있게, 신나게'를 번역한 영어, Refreshing, Exciting, Dynamic의 약어 RED를 상징어로 정했다고 한다.

부패 정치패들의 난동으로, 지금껏 국민의 피땀으로 다져온 민주주의가 반세기 전 상태로 후퇴할 위기를 맞고, 경제가 불안정해서 실직자들이 거리에서 노숙하고, 심지어 자살하는 시민이 속출하는 판국에 민생문제를 밤낮으로 고민해도 앞길이 안 보이는 즈음에, 그 모든 것을 외면하고, 한 순(旬) 동안이나 법석거리는 놀이판을 벌이겠다는 것부터 철부지같은 발상이거늘, 행사 이름은 왜 '하이 서울 페스티벌'이며, 내용은 왜'피지쇼', '하이 서울 그랜드 세일', '레이저 퍼포먼스' 따위고, 상징어는 '새롭게, 재미있게, 신나게'라고 하면 일반 시민들이 쉽게 알아 새롭고 재미있고 신나게 놀까봐, 저희 패거리끼리만 뜻이 통하는 암호로 표기해서 유식을 자랑하고 더러운 권위주의를 과시하겠다는 것인가? 그것이 아니면 대한민국 서울을 미국의 쉰셋째 주로 예속시켜 그곳의 지사가 되겠다는 것인가? 이에 본인은 이명박 시장의 처사를 망국적 망동으로 규정하고 다음 같이 규탄한다.

1. 이명박 시장은 망국적 사대주의 망상을 즉각 버려라.

1. 우리의 영원한 수도인 위대한 서울을, 더러운 사대주의 중국식이름
으로 바꾸거나 그 얼굴에 오물을 칠하지 말라.

1. 유구한 겨레의 한결같은 젖줄 한강을 중국식 이름으로 더럽히지 말라.
1. 겨레의 혼을 죽이는 영어식민지화 망상에서 즉각 깨어나라.

2004. 4. 13

서울특별시 은평구 불광2동 304-21
솔애울 국어순화 연구소장 이 수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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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4/27 [09: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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