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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의원 '노대통령 후원금명단 받았다'
우리당 이상수의원 구속전 노대통령 인지사실 밝혀
 
취재부   기사입력  2004/01/29 [09:06]

불법 대선자금 모금 혐의로  28일 검찰에  구속수감된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이 지난 25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데 이어 구속직전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인지 사실을 잇따라 밝히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7대 대선 당시 노 후보 캠프의 선거자금에 깊이 관여했던 이 의원은 28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직후 노 대통령 당선자에게 1억원 이상 후원한 기업 및 후원액이 적힌 내역서를 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선이 끝나고 노 당선자와 단 둘이서 오찬을 한 자리에서 새정부의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나올때 "참고하십시오. 후원금을 낸 기업들입니다"라며 A4용지를 건네자 노 당선자가 "많이 도와줬네요'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의원의 발언은 지난해 11월 7일 정대철 의원이 "자금 문제는 이상수 의원의 전결사항이었기 때문에 얼마가 들어왔고, 어디로 나갔는지 잘 몰랐고, 선거후 대통령과 함께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노 대통령이 이 의원으로부터 적어도 두차례 이상 대선자금 관련 보고를 받았음을 시사한다.

이 의원은 이날 밤 구속 집행 과정에서도 `후원금 명단' 실존 여부에 대해  "아침에 한 얘기를 또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해 사실상 시인했다.

작년 7월 민주당에서 공개한 노무현 후보의 대선후원금 내역에 따르면 1억원 이상 후원은  상한인 2억원이 16건, 1억5천만원 2건, 1억원 21건 등 39건에 총 56억원에 달한다.

39건은 법인 15건, 개인 24건으로 분류됐지만 중앙 또는 시도지부를 통한  법인의 연간 후원 한도가 2억원이라는 점에서 개인 후원도 사실상 법인이나 기업 후원일일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검찰수사를 통해 이 의원이 삼성, LG, SK, 현대차 등 4대 기업에서 72억원, 한화와 금호 등에서 받은 16억원이 속속 드러나면서 작년 7월에 공개된  후원금 내역의 신뢰도에 금이 가고 말았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이 보고한 후원금 내역에는 대선자금 모금 실태가  정확하게 적혀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노 대통령의 이른바 `10분의 1' 발언이 이 의원으로부터 보고받은 기업 후원금 내역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인지 여부도 주목을 끈다.

정가에서는 이 의원이 검찰에 출두하기 직전 이처럼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인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자 그 배경이 무엇인지 관심을 곤두세우며 일단  궁지에  몰린 이 의원이 우회적으로 노 대통령에게 구명을 호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으로서는 자신의 정치생명이 걸린 절대위기의 기로에 서서 노 대통령을 향해 마지막 카드를 내민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며 "이미 이 의원은 `내가 다 짊어지고 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27일에도 "내가 책임지고 고통받겠다는  입장이지만  나에 대한 평가가 우리 캠프로 이어져 한나라당이랑 똑같이 규정지어질까봐  우려된다"고 말한 바 있다.

정가 일각에서는 솔직한 성품의 이 의원이 대선자금 문제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사실확인 차원에서 노  대통령의 인지 부분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이 의원의 발언과 관련, "노 대통령은 당시 이 의원으로부터 선거회계 내역의 큰 덩어리들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윤 대변인은 또, "일단 구두보고를 통해 노 대통령은 대강의 상황을  파악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때 문서도 함께 전달받았는지 여부를 불분명하다"고  말해 실제 노 대통령이 기업후원금의 구체적인 내역을 보고 받았는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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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1/29 [09:0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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