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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과 노대통령 재신임 연계는 부적절"
총선은 후반전, 반한나라당 전선 조직화로 역전패 막아야
민주당은 반한전선 나서야, 햇볕정책은 평화개혁세력 대원칙
 
장신기   기사입력  2004/01/07 [09:06]

대자보(www.www.jabo.co.kr)와 시대소리(www.sidaesori.com)가 새로운 통합사이트 브레이크뉴스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대자보와 시대소리는 개혁세력이 분열되는 이 시점에, 칼럼과 보도를 합쳐, 개혁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는 새로운 공론장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여 통합에 성공하였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통합사이트 브레이크 뉴스에서는 각당 원내대표 및 총무와의 인터뷰를 통해 2003년 한국 정치를 돌아보고, 참여정부를 평가하고자 합니다.

뿐만아니라 2004년 총선을 맞아 각당은 어떤 전략으로 임할 것인지, 아울러 2004년의 화두인 '개혁과 통합'을 각당은 어떻게 이룰수 있을지 인터뷰를 통해 녹여내고자 합니다.

본지는 그 두번째로 새해 1월 5일 열린 우리당의 김근태 원내대표와 1시간 동안의 인터뷰을 통해서 최근 중요한 정치 현안에 대한 김대표의 견해를 들어보았습니다. -편집자주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일관되면서도 강한 어조로 반한나라당 전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신중한 언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총선과 재신임 문제를 연계하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그리고 '햇볕정책'은 평화개혁세력의 대원칙이라고 강조하면서 용어에 있어서도 '햇볕정책'이라는 말을 그대로 사용할 것을 주장했다.

본 인터뷰는 1월 5일 4시부터 5시까지 한시간 동안 열린우리당 원내 대표실에서 진행됐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총선승리는 반한나라당 전선의 조직화로

▲김근태 의원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 의장 경선 불출마 선언 문제에 관해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대표님의 견해는 어떠하십니까?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처지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정치 개혁과 정치 개악 저지 최전선에 있는 입장인데, 당파적으로 이야기하면 열린우리당이 최초로 한나라당과 맞서서 1:1 구도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이 전선이 흔들리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실수하면 정치 개혁이 물건너가게 됩니다.

열린우리당이 원내 정당화를 지향하면서 투톱시스템을 주장했었습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원내 대표와 원외 대표라는 말을 사용했었습니다. 그런데 원외 대표인 당중앙위 의장을 직선제로 선출하게 되므로써 정치적 권위가 강화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조직 정당이 될 수 밖에 없구요. 조직은 돈이 들어가게 되고, 돈 정치의 리더십으로 돌아갈 우려가 많기 때문에 정책을 통해서 경쟁하고 사는 것이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결단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김근태 비판하는 사람들은 김근태가 2등할까봐 그러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분들이 있고 혹은 흥행을 위해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러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속상했습니다. 그러나 아쉬워 하는 분들과 비판하는 분들의 심정 이해합니다. 다른 방향에서 만회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브레이크뉴스 : 김근태 대표는 17대 총선의 의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선이 전반전이라면 4월 중순에 있는 총선은 후반전이고 역전패 당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21세기 우리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매우 중요한 선거입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공정하고 공명한 선거였다는 평가를 받으면 국민을 통합하고 그 통합된 힘을 통해서 한반도에 닥쳐오고 있는 내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여기서 되치기 당해버리면 아주 엄중한 상황에 닥칠 위험성이 있습니다.

브레이크뉴스 : 김대표는 반한나라당 조직화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 부분과 관련된 견해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습니다. 차떼기 등 온갖 수단을 통해서 부패를 자행한 세력이 바로 한나라당입니다. 그럼에도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실무 책임자를 도피시키고 스스로는 한번도 고백하지 않고 있는 부패하고 수구적인 세력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이 반사이익으로 국회 다수당이 된다고 생각하면 우린 절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 희망이 없어진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의 이러한 문제점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들을 한 곳으로 집결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내년 총선에서 반한나라당 전선이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브레이크뉴스 : 반사이익과 관련된 측면은 결국 민주당 분당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친노대통령 입장을 취하는 세력들은 개혁 대 반개혁의 구도로 내년 총선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개혁 대 반개혁의 요소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정치가 조직과 돈을 통해서 선거를 치르는 관행을 청산하고 경제에 있어서도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 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개혁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개혁이 국민의 소수만이 참여하고 엘리트적인 성격을 띠어서는 안됩니다. 나는 지난번 대선에서 평화 개혁 세력의 대연합을 주장했고 작년 이른바 신당 논쟁 과정에서 분열없는 통합신당을 주장했었습니다. 반한나라당의 조직화는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부정하고 부패한 한나라당이 반사이익을 보는 현실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것과 무관한 개혁대 반개혁이라면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브레이크뉴스 : 지금 열린우리당쪽에서 의장 선거 나오신 분들이 재통합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점은 이렇게 봐야 합니다.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대표성 있는 정치 세력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열린우리당이 가진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정말로 바라는 정치개혁의 투쟁 전선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민주당 의원들이 하는 한나라당과의 공조는 묵과할 수 없습니다. 이는 반한나라당 전선을 깨는 것입니다. 물론 정서적으로 열린우리당과 함께 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이혼한 부부가  사이가 좋지 않고 친한 친구들이 헤어질 경우에 감정이 더 안 좋을 수 있지만, 정치는 감정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더불어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손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민주당과의 연대와 통합은 야합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는 우선 민주당의 지지도를 추락시키고 있습니다. 한나라당과의 공조를 끝내야 합니다. 열린우리당과 공조를 하거나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이 오만하다면 그런 점을 비판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지적이나 극복없이 재통합이나 연합공천은 가능하지도 않고 야합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김근태 의원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 민주당 쪽에서는 통합을 하려면 왜 분당을 했느냐라는 주장을 하고 있고 조순형 대표의 경우도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순형 대표의 경우는 공멸이 우려되면 공멸을 해서 분열의 대가가 비극적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후대를 위해서도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순형 대표의 그 말은 평론가적 입장에서는 가능하지만 현실 정치인으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조대표는 민주당의 대표이기 때문에 통합을 이야기하면 당내에서 입지가 좁아지겠죠. 그러한 상황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을 패퇴시켜야 한다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일입니다. 반한나라당 전선에 동참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상식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레이크뉴스 : 반한나라당 전선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전략이 있다며 말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는 액션플레이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들 사이에서 현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총선이 가까워 질수록 그러한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조성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그러한 방향에서 역할을 할 수 잇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레이크뉴스 : 그러면 아직은 대표가 어떠한 상황을 전제해두고 말씀을 하시는 것은 아닙니까?

원칙이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과 한나라당과 공조하는 것을 그만 두어야 합니다.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이 미워서 감정적으로 공격하는 측면이 있다면 이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공멸할 것 같으니깐 합쳐져야 한다는 것만으로는 통합 하기는 힘이 듭니다. 중요한 기득권을 포기하려는 도덕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통합을 통해서 반한나라을 패퇴시켜야 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야합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분당하더니 지금은 또 왜 합쳐라는 야유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론 열린우리당도 편협하고 엘리트주의로 가서는 안됩니다. 선언하고 선포하는 것은 국민들의 동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끊임없이 자신들의 잘 남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춰지게 되고 국민들이 강압적인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피로감을 주는 것이지요. 이러한 부분은 시정되어야 합니다.

총선과 재신임 연계는 부적절

브레이크뉴스 : 노대통령이 소위 1219 행사 전후해서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련의 발언을 해서 정치권에 논쟁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하여 정치적으로 무리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또한 정치인이기 때문에 대통령이면서도 정치인이고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입당하지는 않았지만 아주 친근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의 노무현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해됩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가지고 사전 선거 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과장되고 왜곡된 것입니다. 선관위 말에 의하면 사전 선거 운동은 아닙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총선이 다가오면 올수록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만 대통령의 영향력이 아주 크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의도하지 않던, 가령 '민주당을 찍으면 한나라당을 돕는 것이다'라는 말은 청와대 전 비서관이나 행정관이 선거에 나설 때 개인적으로 사적인 자리에서 한 말인데, 이것이 바깥으로 나가서 정쟁을 유발했었습니다.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의 정치 철학에 부합하는 열린우리당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 있겠지만은 이런 것이 정쟁을 유발해서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국민통합을 이루는 전제 조건이므로 이것이 국민 통합을 저해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신중하게 발언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브레이크뉴스 : 일련의 '노대통령의 발언은 의도적이었다'라는 지적이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식 대통령제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대통령들은 선거 때가 되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움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한국은 제왕적 대통령, 영도적 대통령제도의 관행이 있었기 때문에, 지방 자치단체장들이 움직이면 관권선거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이것을 금지하는 선거법을 만들어 내었었죠. 그 만큼 대통령의 선거 개입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이 한국의 정치 현실입니다.

아마도 노대통령은 이것은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먼저 법을 고쳐서 새로운 규칙을 만든 후에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합니다. 그런 면에서 노대통령의 신중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브레이크뉴스 : 김대표는 노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셨는데, 한 편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의 입당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시키는 것임과 동시에 대선 당시의 노대통령의 당적이 민주당이었고 민주당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노대통령의 열린우리당의 입당은 정치적 정당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표의 견해는 어떠하십니까?

그 주장 이해합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너무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주장입니다. 현실적으로 노무현 캠프의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열린우리당에 참여를 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정치적 노선이 노대통령과 근접해있기 때문에 노대통령이 열린우리당과 함께하는 것이 책임정치, 정당 정치를 구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보다 걱정하게 하는 것이 반한나라당 전선을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일이 필요한데  이것이 오히려 장애와 난관을 제공하게 되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당정 분리는 되고 있는데 당정 협력은 안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재신임문제, 특검 거부 문제, 이런 문제가 나왔을 때 당은 몰랐습니다. 이렇게 되니깐 당정 협력은 안되니깐 정당 책임 정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예측 가능하지 못한 정치가 되고 있습니다.

정책 입안과 정책 제안 등에 있어서 상당히 혼선이 빚어 졌습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보면 4월 총선이 노대통령과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인데 당정 협력은 안되는데 총선에서 평가를 받는 것은 좀 억울한 일입니다.

▲김근태 의원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 열린우리당이 지금 노대통령의 발언을 옹호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여 주어서 열린우리당이 너무 노대통령에 편향되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 지적과 비판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고, 경청할 만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1인 보스정치, 권위주의 정치는 이제 극복해야 되고 극복되어가고 있는데, 아직 유제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열린우리당의 총선 전략에도 바람직하지 않고 한국 정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에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긍정적으로 기여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노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율도 낮고, 이런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이 노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하게 되면 더욱 취약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나도 원내대표가 돼서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는 것도 다 그런 이유죠. 다만 국민들에게 노대통령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도 감싸주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면 시정되어야 합니다.

브레이크뉴스 : 재신임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는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적어도 국민투표를 통해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분명해진 것 아닌가요? 문제는 재신임을 총선에 걸고 총선에서 과반수 혹은 일당을 만들어주면 재신임 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안되면 안해주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될까봐 일부에서 논쟁이 발생하고 우려도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문제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 번 총선은 노대통령과 사실상 함께 하고 있는 그 외의 세력과의 경쟁인데, 그 중에서도 부패 기득권 세력인 한나라당을 소수로 전락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에 있는데 이 두 문제가 중첩되어서 혼란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재신임을 총선에 걸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노대통령의 평가와 판단이 바로 표로 연결될 가능성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노대통령의 국정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이 과정에서 당정 분리와 정당 민주화를 위해서 노력하겠다' 라는 호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햇볕정책은 평화개혁세력의 대원칙

브레이크뉴스 : 김대표가 신년인사차 김대중 대통령을 방문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덕담을 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새해 신년인사차를 가기 전에 어떤 신문에 대담을 한 기사를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새정치 국민회의 총재 시절로 기억되는데 롯데 호텔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로 강연했습니다. 맨 앞자리에서 들었었는데 감동했습니다. 현실정치인으로서 그 당시에는 평화, 협력, 통일을 이야기하면 정치적으로 대단히 불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던 시절입니다. '저러니깐 용공이다 탄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라고 수구 냉전 세력들이 주장을 하고 상당수 국민들이 그렇게 믿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자신의 일관된 소신을 밝히는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했습니다. 그 때 강연을 하시고 나오시는 김대중 대통령께 고맙다고 했습니다. 뭔가 마음의 표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음해와 공격을 받을 것을 예상함에도 강연을 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신년 대담을 보면서 배울 것이 많았고 저도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이 살아 있구나, 그리고 그런 정신이 살아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경륜이 국민을 위해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최초로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룬 리더십을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대통령 후반기에는 리더십이 대단히 손상되었는데 국가의 원로로서 리더십이 복원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피력하고 싶었는데 사람도 워낙 많고 그래서 이런 취지로 말을 했는데 김대중 대통령이 응답을 하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간접적이나마 공감한다는 메시지를 그런 방향으로 전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김근태 의원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 2004년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파악하십니까?

걱정입니다. 그러나 걱정만 해서는 안되고, 이것이 위기로 전환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제안하고 나도 그 전부터 제안한 것처럼 과감하게 북한이 핵 프로그램인지 혹은 핵카드가 될 지 모르겠으나 어느 것이든 과감하게 포기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하라는 주장을 하고자 합니다.

서울 답방을 통해서 핵카드도 포기하고 민족적 신뢰를 얻고 세계를 향해서 이야기를 하면 상황의 교착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포괄적으로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만 그것이 지금 훼손되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으로서는 할 말이 많이 있겠지만 국제 정세는 이처럼 냉혹한 것입니다.

한반도에 위기가 닥칠 위험성이 큰 상황입니다. 여기서 누가 결단해야 하느냐 하면 이것은 김정일 위원장이 결단해야 합니다. 이라크 후세인을 보면 대량살상무기가 없더라도 당하지 않느냐? "핵카드를 포기하면 무장해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를 북한 지도부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북한 지도부의 책임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은 대단히 엄중합니다. 그래서 결단을 해야 합니다. "대량살상무기 핵카드를 포기하겠다"라고 할 때 세계의 양식있는 인사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결단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레이크뉴스 : 민족의 주체적인 역량을 통해서 현 상황을 타개해나가자는 주장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노대통령과 정부가 햇볕정책에 대한 온전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와 한미 관계를 어렵지만 균형있게 잡아가야 합니다. 냉전수구 세력들의 공격과 미국의 여러 압력이 있겠지만 여러 압력이 있겠지만 남과 북이 주인이 되어 현 상황을 풀어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대북송금특검을 수용해서 노무현 정부의 지지세도 약화시키고 햇볕정책도 침식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됩니다.

브레이크뉴스 :노무현 정부가 온전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면 대북송금특검 문제를 봅시다. 노무현 정부는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햇볕정책을 유지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물론 투명성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어떻습니까? 수구냉전세력들이 발호를 하고 햇볕정책을 위해서 노력하고 헌신한 사람들이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되어서 햇볕정책에 손상을 주었습니다.

역사에서는 때론 부담과 부채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때가 있는 것입니다. 현상적인 법적인 논리만으로 햇볕정책을 유지 발전시키고자 하는 세력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에 상처를 준 대북송금특검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리고 대북송금특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건설적인 역할을 가로 막았습니다.

또한 외교관들이 강대국주의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너무 편향된 것 같습니다. 햇볕정책은 평화개혁세력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화번영 정책, 화해협력 정책 등의 용어보다도 햇볕정책이라는 말을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햇볕정책을 동의하는 세력들을 공고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능동적으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냉전수구세력들이 공격하고 강대국주의에 빠진 외교관들이 있으므로,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세력들을 단결시켜야 하는데 이것이 성공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혼라스럽게 되고 힘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브레이크뉴스 : 문익환 목사께서 돌아가신지 10년이 지났습니다. 고인과 인연도 많았을 것 같은데 문익환 목사에 대해서 한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벌써 10주년이 되었나 싶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문익환 목사님이 계셨다면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가 더 진전된 방향으로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통일은 됐어'라는 시인의 시를 보면서 당시에 좋기도 하고 참 낭만적이다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지금이말로 '통일은 됐어'라는 시인의 절창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50년 동안 남북이 분단되어 왔기 때문에 분단되었어도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렇게 해야 자신들의 기득권이 유지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현재의 상황이 우려스러운 것입니다.

한반도 주변에는 거대한 중국이 있고 경제가 훨씬 앞서가는 일본도 있고, 러시아와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힘이 작동하는 한 가운데에 한반도가 있습니다. 100년 전에 우리는 국제 정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참혹한 결과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잘 하지 못하면 위기가 오게 됩니다. 역사의 변방으로 밀려나갈 수 있는 위기를 탈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국민의 참여와 통합의 리더십을 통해서 4대 강국의 이해 관계를 능동적으로 그리고 자주적인 힘을 통해서 슬기롭게 조정해서 역사를 전진시켜나가야 합니다. 깊이 묵상하고 결단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브레이크뉴스 : 긴 시간 동안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새 해에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김근태 원내대표 약력]

ㆍ1947년 2월 14일 경기도 부천 출생
ㆍ1965년 2월 경기고등학교 졸업
ㆍ1972년 2월 서울대 졸업
ㆍ1983년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초대, 2대의장
ㆍ1985년 ∼ 1988년 민청련사건으로 구속
ㆍ1994년 통일시대민주주의 국민회의 공동대표
ㆍ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
ㆍ2000년 8월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당선
ㆍ2003년 9월 19일 국민참여 통합신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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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1/07 [09:0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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