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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한나라당이 개혁세력 통합부추긴다
반한나라당 전선으로 대통합의 방법과 타이밍을 찾아야
정몽준 김민석의 길과 DJ 김근태의 길, 정치는 긴호흡으로
 
권빈   기사입력  2004/01/04 [00:20]

大통합은 된다. 문제는 방법과 타이밍이다!

먼저 '大통합'은 양당의 단순한 '합당'이나 '재합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개혁과 한반도평화라는 大義에 찬성하는 모든 평화개혁세력의 결집체를 말한다. 다시 말해, 발전적인 大통합을 의미한다. 그리고 '감상법'은 제3자적 관점에서 보는 평론가적 감상이 아니라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실천적으로 고민하는 감상을 말한다.

○ 정치 감상법 : 짧은 호흡을 가진 분들은 손가락 끝만을 본다. 긴 호흡을 가진 분들은 그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달을 본다. 짧은 호흡은 당위성과 대의명분을 현상적으로만 본다. 긴 호흡은 그 당위성과 대의명분을 다시 한번 비틀어 본다. 정치 감상법의 핵심은 '정치 비틀어 보기'다.

○ 유리한 고지 점령 : 정치인들의 발언은 그냥 하는 법이 없다. 그렇다면 정치인들의 발언의 핵심은 무언가? 정치인들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데 사활을 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승자는 멀리 볼 수 있고 그만큼 여유가 있다. 국면마다 누가 더 높은 고지를 점령하느냐가 관건이다.

大통합은 된다

大통합은 된다. 문제는 방법과 타이밍이다. 지금 大통합을 하기 위한 정지작업과 머리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마음은 정했다. 단지 다른 변수들을 더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분열 등 그리고 방법들을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필자가 大통합이 된다고 믿는 근거가 몇 가지 있다. 먼저, 아래로부터 때리는 힘이 있다. 한나라당 지지자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을 통합시킨다. 무슨 엉뚱한 논리냐고요? 한나라당의 재결집이 통합을 재촉한다. 한나라당의 재결집이 반한나라당 성향의 표심을 움직인다.

그리고 양당의 한계가 정치인들을 움직인다. 궁하면 통한다. 열린우리당의 영남의 한계가 뚜렷해지면 수도권이 움직인다. '해봤자 안돼는 걸.' 또 민주당의 한계가 뚜렷해지면 수도권이 움직인다. '수도권도 좀 살자'고. 이렇게 만난다. 정치는 생물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다. 정치는 항상 움직인다. '너희들이 정치 맛을 알아∼'라면서.

정치는 명분싸움이다. 그렇다면 통합의 명분은? 이미 확보됐다. 한나라당을 깬다는 데 누가 말려. 아무도 못 말린다. 승리 노선이 통합밖에 없다면 그 길로 가는 거다. 1997년 대선에서 DJ가 JP와 연합해서 승리를 따냈다. 순진한 분들은 JP와의 연합을 말렸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못 말렸다. 왜? 승리하는 길이 그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이 정몽준과 단일화하겠다고 했을 때, 유시민도 못 말렸고, "단일화 '단'자만 꺼내면 헤어진다"던 추미애도 못 말렸다. 하지만 노무현은 했다. 왜?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순진한 사람들은 대의명분을 내세울 것이다. "감히 어떻게 JP와 정몽준과 연합을 하고 단일화를 한단 말인가?" "'지역구도타파'와 '정치개혁'의 시대정신을 어떻게 져버릴 수 있단 말입니까?" 그리곤 비분강개한다. 정치는 거기서 한번 더 틀어야 한다. 대의명분을 이루기 위해 연합도 하고 단일화도 하고 통합도 한다는 것을. 이게 정치이자 대의명분이다.

 ▲ 김대중 전 대통령
또 위로부터의 대통합의 의지가 있다. 먼저 필자는 DJ를 주목한다. DJ만큼 나라와 국민, 나아가 민족을 걱정하는 분도 없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DJ가 편히 쉬시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으실 것 같다. DJ의 애국애족하는 맘을 막을 길이 없다. 또 DJ는 무서운(?) 분이시다. DJP연합이 왜 깨졌는가를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DJ의 숙원은 햇볕정책이다. 이 햇볕정책을 위해서 JP와 결별했다. DJ에게 있어서 햇볕정책은 생명이다. 지금은 햇볕정책을 위해 DJ가 나설 것이다. 다시 말해, 총선의 승리 없이는 햇볕정책의 계승이고 발전이고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DJ가 잘 알고 있다. 이런 점이 DJ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다.

또 김근태가 나선다. 개인적으로 보자면 십자가를 또 한번 지길 바라지 않지만, 그의 진정성이 십자가를 요구할 것이다. 대선 국면에서 김근태가 보여준 '냉전수구세력 집권 저지'의 진정성은 누구도 못 말렸다. 노무현도 "김근태의원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서..." 승리 노선을 택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승리하기 위해선 그 길밖에 없어서 택한 것이다. 올 총선 국면에서도 승리하는 길이 大통합밖에 없다면 또 그렇게 간다. 김근태가 또 나섰다. 김근태의 다음의 발언으로 보아서.

“이번 총선을 통해 의회 권력을 교체해야 하기 위해서는 반한나라당 전선을 조직화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열린 우리당 의원은 물론이고 민주당 의원들도 참여해서, 반한나라당 전선에 기꺼이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눈높이를 국민과 함께 맞춰서 정치개혁을 할 때 승리할 수 있다."

문제는 방법과 타이밍이다

지금 정치인들은 다 알고 있다. 승리하는 길이 大통합밖에 없다는 것을. 최대 변수인 한나라당의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더 타라고 부채질도 한다. 이게 끝나고 나면 정치인들은 '어떻게'와 '언제'로 본격적으로 고민할 것이다. 또 유리한 고지 점령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고 싸울 것이다.

※ 덧붙이는 글 : 1) 필자가 민주당 지도부들에게 훈수를 했다. 필자가 민주당 지지자라서가 아니다. 권력의지가 없는 백면서생으로 단지 DJ가 걱정스러워서다. 그렇다면 열린우리당 지지자인가? 아니다. 필자는 통합파다. 지지도를 끌어올리라고 훈수하는 것은 유리한 고지 점령을 위해서다. 한민공조가 화(禍)가 됐다. 방법은 하나다. 국민들에게 인기 없는 인사들은 지역구 관리나 열심히 하며 쥐 죽은 듯이 지내고, 추미애, 김영환 등 국민들에게 인기 있는 인사들을 전진배치, 열심히 개혁의 내용을 알려라. 또 세대교체가 키워드인데 노인들은 얼굴 내밀지 말라. '노인당'이라는 이미지는 죽음이다. 산뜻한 얼굴들로 확 바꿔라.

2) 아직도 멀었다. 시간도 많다. 겨울밤은 길다. 통합에 참여하고, 통합을 감상하는 데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 짧은 호흡으로 바라보다가는 숨 넘어간다. 원래 정치는 긴 호흡이다. 짧은 호흡으로 하다가는 망한다. 짧은 호흡을 가진 대표적인 정치인이 김민석, 정몽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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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1/04 [00:2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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