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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코와 리무진, 방탄국회의 방탕한 의원들
[기자수첩] 국회의원들 '방탄조끼'입혀 이라크로 보내자
 
황진태   기사입력  2003/12/31 [15:20]

체포동의안 모두 부결? 여의도의 방탕한 방탄차 소유자들

국회 본회의에서 결국에는 평소 ‘법을 제정한다’며 우쭐대던 인간들이 정작, 자신들이 ‘법을 어기고’서는 도리어 임시국회라는 편‘법’을 이용하여 한나라당의 최돈웅, 박명환, 박주천, 박재욱, 민주당에서 이훈평, 박주선, 열린우리당에 정대철까지 이상 7명 의원들의 구속을 면하게 하였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모습, 문자그대로 방탄국회라는 이름값을 하고 있다.     ©YTN
유권자들이여 이들 7명의 이름만큼은 다가오는 4월까지는 꼭 잊지 마시라. 그렇다고 이들 7명만 기억하라는 것은 ‘동료의식’이 남다른 나머지 국회의원들이 섭섭해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기자는 이들 부실한 사회기득권세력들의 ‘방탄국회’라는 획기적 매커니즘을 그저 자위행위용으로 여의도내에서만 사용하는 것은 안타까운 국력의 낭비라고 생각되어 한국 보수권력의 뿌리정당성을 찾아주기 위해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라 그저 입질이 아니라 실천시켜드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드리려 한다.

국회의원 ‘방탄조끼용’으로 이라크 긴급 파병해야

최근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평화를 위해서 선전 중인 미군 병사들이 아직까지도 철판을 덧댄 베트남전 때 사용한 방탄조끼를 입고 전장에 나선다고 한다. 그래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이들 병사들은 신형 세라믹 방탄조끼를 입지 않으면 순찰을 기피 한다고 한다. 하긴 신형 방탄조끼를 입었더라도 폭탄테러로 미군 희생자가 줄줄이 나오는 판에 구식 무기인 총알하나로 개죽음 당하기 싫어하는 것은 같은 젊은이로 십분 이해된다.

여의도 골목대장들이여 그래 기회는 이때다! 그 동안 이라크 파병에 동의하였던 국회의원들은 이라크로 자발적으로 파병하시라. 이거 결코 농담이 아니다. “영국 최고명문을 자랑하는 사립중등학교 이튼 칼리지 내의 교회건물에는 1차 대전에 참전해 목숨을 잃은 이 학교 졸업생 1천1백57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2차 대전에서 사망한 졸업생의 명단도 새겨져 있다.”(최연구, 프레시안 8월 6일 참조)

한국에서도 K고를 비롯한 명문사학출신 사회지도층은 여의도에서 골목대장 수준의 싸움질만 할께 아니라 그토록 이라크 파병을 평소 주장했던 그 변함없는 소신을 토대로 당신들의 자제들과 함께 이라크 한복판에 나가 싸우다가 출신 학교에 이름 세 글자 새겨보라! 당신들이 남발하는 유식한 언어로 ‘노블리스 오블리제’(사회지도층의 사회적 책무)는 그저 ‘입질’용인가. 기자가 정말 장담하는데 만약 그리한다면 어디 내년 총선 전략이 문제겠는가. 다음, 다다음 총선까지 금뱃지가 보장되리라. 여의도에서 싸우듯이 용맹스럽게 이라크에서 싸우자! 설마 방탄국회를 이루는 질료로 만든 국회의원이신데 미군마냥 총알 하나로 죽기야 하겠는가.

또한 미국을 짝사랑하는 당신들은 전장에 나가있는 미국의 아들을 당신들의 아들과 같이 생각할 것이다. 이라크에 파견된 미군병사를 자식으로 둔 한 부모는 “구형 조끼를 지급 받은 아들로부터 서너 차례 화난 목소리의 전화를 받았다. 결국 내가 직접 660달러를 주고 2개의 세라믹 판을 사서 아들에게 부쳐줬다”고 한다. 미군도 알고 보면 MD투자와 동남아, 중동, 중남미 싸움 붙이려고 정작 사병들에게 투자할 돈은 없나 보다. 이거 누가 도와줘야 하겠는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부모의 마음은 국회의원들도 공감하는 바. 그러한 공감대에 기자 또한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샘이 자극 받는다. 그래서 기자의 뭉클한 감정을 통해서 국회의원들에게 제안하고자 한다. 일부 평소 미국찬양 열을 올렸던 분들을 따로 추려서 대장을 맡기고, 그 다음으로 미진하게 나마 파병을 지지했던 국회의원들과 외교브레인들과 선전대로 활용할 조중동을 부하로 뽑아 스크럼을 짜서 미군 순찰에 붙여주어서 미국에 대한 사랑을 꼭 실현하길 바란다. 예부터 사랑은 희생과 동의어라 하지 않던가. 

국회의원 이라크 파병 안갈 거라면 뭐 국회해산 해야지

기자의 글을 장난으로 대꾸할 거 같아서 다시 한번 강조하는 데 만약 국회의원들이 이라크에 파병하지 않는다면 시민단체 말처럼 즉각 국회해산하고 동료의식으로 질기고, 오래가는 ‘방탄국회’도 해체해야 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할 줄도 모르면서 입으로만 지껄인다는 것은 천하에 국민을 우롱하는 짓이다.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큰 계약건을 놓칠 수는 없죠. 방탄조끼를 공수해서라도 예정대로 밀어붙입시다.” 지난 번 오무전기 직원이 이라크에서 피살된 사건 이후에 한 사업가의 말이다. “방탄조끼를 공수해서라도” 한목숨 걸고서 “예정대로 밀어 붙이”겠다며 당신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 않는가. 아직도 국민의 목소리를 못 듣는가. 기자가 보청기라도 사드려야 하나. 국회의원의 책무가 무엇이겠는가. 국민 개개인이 생명의 위협따윈 없이 편안히 생업에 종사하는 기본적인 수준만이라도 충족시켜달라는 거 아니 겠는가. 이 정도 기본적인 수준만 채워준다면 여의도 골목 싸움을 그저 ‘애교’수준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 사업가가 부디 “국회의원을 공수해서라도 예정대로 밀어 붙이”길 바란다.

우리는 티코, 한나라당은 리무진, 누구를 위한 우리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규모의 차이에서 티코와 리무진을 언급했지만, 국민들이 보기에 두차는 방탄차라는 공통점만 보일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는 티코차를 타고 어렵게 기름을 넣으며 대선가도를 갔지만, 리무진을 타고 유조차로 기름을 넣으며 달린 쪽이 훨씬 많이 썼을 것”이라는 역시나 기대했던 ‘개혁적인’ 발언을 하셔서 한나라당을 열 받게 했다. 홍기빈 씨의 말마따나 대선자금이 수금력의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기자는 노 대통령 발언의 진정성을 믿고자 한다. 하물며 배기량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티코를 어찌 감히 리무진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여기서 기자는 양비론이 가능하다고 본다. 평소 조중동에 칼럼 쓰는 ‘고상한’ 지식인들이 ‘식상한’ 대안없는 ‘이상한’ 양비론을 휘갈겨 쓰는 것에 대해서는 ‘맘상한’ 기자도 그동안 부단히 비판했었지만, 기자의 이번 양비론은 대안 있는 양비론으로 티코든 리무진이든 씹겠다.

오늘 의원 7명의 체포동의안 부결에 정신적인 여당 즉, 노무현을 지지하는 당이라 할 수 있는 열린우리당의 정대철 의원도 포함 되었다. 개혁의 상징인 노무현을 지지하는 당으로서 참으로 창피한 일이 아닌가.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가 “열린우리당이 (체포동의안을) 한 번도 빨리 표결하자는 입장을 취한 적이 없다”며 “그런데도 자기들만 방탄국회에 반대하고 다른 당은 방탄을 위해 애쓰는 것처럼 3류 선전전을 하고 있는 데 대해 경멸한다”고 발언 한 것에 공감할 수밖에 없어서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단식하고 국회 등원을 거부한 것은 이미 방탄국회가 목적이었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 밥에 그 나물’이지 빈말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요즘 분열이 보이며 그 분열의 틈새에 개혁이라는 풍화작용도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기성정당 중 상대적으로 개혁적으로 보인다는 열린우리당은 기자의 양비론으로 좀 억울해져서 더욱 개혁적인 성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한 번 더 쓴소리를 한다면 의원 체포 동의안 명단에 속해 있는 민주당의 이훈평 의원은 “체포동의안을 조속히 상정,처리해 달라”고 주장했으며, 한나라당의  박주천 의원도 “'방탄국회'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국회의 보호막에 숨어 있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정대철 의원은 그러한 입 발린 발언이나마 했는가 말이다.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현 상황에서는 이훈평 의원과 박주천 의원의 말에 진실이 느껴질 정도다. 그렇다면 이는 기자가 미친 건가. 열린우리당이 진정한 선(善)이라고들 하는 데. 노혜경 씨는 아직도 열린우리당 앞에서 촛불시위를 하는 지 모르겠지만 정말 촛불시위의 동기가 정치개혁의 발로라고 생각한다면 그 촛불을 들고서 국회의사당 앞을 환희 비추며 국회의원들을 폐쇄된 동료의식으로부터 그 불빛으로 깨어나도록 도와드리기를 당부하고 싶다.

노 대통령이 빠뜨린 티코와 리무진의 차이점 둘 다 ‘방탄차’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는 티코, 한나라당은 리무진을 탔다’면서 차이점을 주장했는데 국민이라면 다 알고 있는 두 기종의 공통점이 있다. 이들 기종은 바로 ‘방탄차’라는 사실. 국민의 말은 ‘방구’로 알고, 뿡뿡 껴 되면서 여의도를 활보하는 방탄차 말이다. 이들 방탄차를 이라크에 보내어서 이라크에 평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이상, 최소한 군인들이 무고한 민간인 학살 또는 그 군인 자신의 죽음을 막지 못하는 이상, 티코든 리무진이든 이라크 현지에 폐차장으로 보내야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러한 열린우리당이든 한나라당이든 똑같이 비판 하는 기자의 양비론은 결국에 내년 총선에서 정치냉소주의만을 확산시키는 찌라시가 될 것인가.

대안은 있다. 방탄차는커녕 포니 한대 못 갖는 유권자들이여 진보정당을 선택하라. 티코 한 대 없는 서민들은 땅을 밟고 현실을 체험하는 와중인데 현실과는 비록 타이어 높이 수준이지만 공중부양으로 붕 떠서(목격자들에 의하면 실제 공중부양을 하는 도인들은 최고 5cm정도 밖에 못 뜬다고 한다. 이에 비하면 타이어 높이는 상당히 높다.) 민의 수렴이 불가능한 ‘방탄’된 구조로 방탄국회와 정치개악 등의 ‘방탕’한 짓거리를 하는데 다가오는 4월에 서민들과 함께 땅을 밟고 세상을 밝히는 진보정당이 국회에 진입하지 못하는 하등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말이다.

잔뼈가 굵은 여의도 골목대장들의 내공이 대단하여 소위 무협지에 나오는 용어로 도검불침의 금강지체와 수화불침의 불괴지체를 합쳐진 ‘금강불괴(金剛不壞)’에 비유될 수 있겠지만 잔뼈가 굵어 봐야 잔뼈는 잔뼈일 뿐. 금강불괴도 ‘연문’이라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잔뼈 굵어 골목을 평정한 고수들을 신출내기가 승리하는 방법은 금강불괴의 단단한 몸에서 어떻게 연문을 찾아 공략하는 가에 달려있다. 예상외로 내낸 총선에서는 연문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상대적으로 개혁성향의 열린우리당과 진보정당의 겹쳐지는 유권자층은 민의라는 연문을 통해서 보다 선명히 공략할 수 있으리라. 다가오는 4월 여의도 무림을 평정하는 진보정당의 일대기가 담겨진 정치무협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길 기원한다./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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