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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분하고 억울한 심정이해' 김영진 양에게 위로메일보내
 
대자보   기사입력  2003/12/04 [17:29]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이라크에서 숨진 故 김만수 씨의 장녀 김영진 양에게 이메일을 통해 위로편지를 보냈다. 이는 김만수씨의 딸 영진(18)양이 전날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한 답장이다
.
노대통령은 “분하고 억울하다는 심정, 이해하고도 남는다”며 영진양을 위로했다. 또한 “대통령이기 전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영진양 가족의 슬픔을 가슴깊이 느끼고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라크 현지에서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유가족에 대한 대책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거듭 당부했지만 영진양이 보기에는 유가족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신속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영진양이 말한 내용에 대해서는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영진양은 청와대 게시판에 “파병을 한다고 하여 이라크인들이 이렇게 죄없는 저희 아빠와 곽경해 아저씨를 죽여버렸습니다”며 “(김만수씨는)우리나라를 위한 희생타”라는 안타까운 글을 남긴 바 있다.

한편 사민당 장기표 대표도 3일 저녁 영진양에게 “슬픔을 이겨내 더 강하고 굳건하게 살기를 아빠같은 심정으로 위로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낸 바 있다.

아래는 노무현 대통령이 영진양에게 보낸 e메일 전문이다.



김영진 양에게

어떻게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영진양의 글을 보고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오죽하면 이렇게 애끓는 하소연을 내게 했을까 싶었습니다. 허망하고 분하고 억울하다는 심정,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단란했던 가족이 겪고 있을 고통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고 싶습니다. 대통령이기 전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영진양 가족의 슬픔을 가슴깊이 느낍니다. 또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두 분, 고인의 비보를 보고 받고 우선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영진양 가족만의 불행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아픔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후수습에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지시했습니다. 우선 이라크 현지에서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유가족에 대한 대책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거듭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영진양이 보기에는 너무나 부족해 보였을지 모릅니다. 유가족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신속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다시 한번 영진양이 말한 내용에 대해서는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도록 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리 나의 심정이 안타깝고 간절하다 해도 가족들의 참담함에 비하면 그 만분의 일이나 되겠습니까? 하지만 영진양, 용기를 내야만 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함께 아파하며 고인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영진양이 힘을 내야만 어머니도 동생도 다시 기운을 차릴 것입니다. 힘들겠지만,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영진양도 동생도 훌륭한 따님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거듭 위로 드리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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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2/04 [17:2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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