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오마이뉴스는 '왜곡의 명수', 조선은 피해자
조선일보, '오보빌미' 맹공펼쳐, 오마이뉴스 흠집내기 치열
 
윤익한   기사입력  2003/11/14 [11:36]

오마이뉴스의 오보를 빌미로 한 조선일보의 맹공이 전방위로 계속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미 두 차례의 관련 기사를 지면과 인터넷판에 올린 데 이어 오마이뉴스가 정정·사과 보도를 한 같은 날에도 '사건 전말과 뒷 얘기'를 인터넷판에 실었다. 또한 조선닷컴은 해당 기사를 이메일 서비스를 이용해 네티즌들에게도 전달하면서 오마이뉴스 '오보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얼마전 전여옥씨가 '기쁨 못준 대통령 물러나길'이라는 칼럼을 통해 노무현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한 기사를 독자반응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이메일클럽을 통한 메일서비스로 연속해서 전파한 것과 유사해, 조선일보가 '오마이뉴스 흠집내기'를 작심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는 11월 13일자에 논란이 되었던 지난 4일 <"겉으로는 태연했지만 아내와 함께 울었다"/[심층취재] 최낙정 전 해수부장관, 언론에 어떻게 당했나?>제하의 기사가 오보였음을 밝히고, 해양수산부 출입기자들의 반론을 포함해 "부정확한 보도를 내보낸 점에 대해 독자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는 정정 및 사과기사를 실었다.

▲오마이뉴스의 사과기사     ©오마이뉴스

최낙정 전 장관의 인터뷰 기사를 실은 오마이뉴스의 보도가 오보라는 사실은 최 전 장관의 주무부서인 해양수산부의 출입기자들이 반론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그러나 오보논란은 조선닷컴(www.chosun.com)과 조선일보가 오마이뉴스의 이번 보도와 관련해 두 차례에 걸쳐 기사를 실으면서 '의제'화 됐다.

한편 13일 오후 오마이뉴스가 정정 및 사과기사를 싣자 조선닷컴에는 곧바로 해양수산부 출입기자라고 밝힌 경제부 이길성 기자가 <오마이뉴스 '최낙정 오보'의 전말>이라는 사건 전말과 숨겨진 뒷이야기들을 기사로 싣고, 이 기사는 이메일클럽 독자들에게 뉴스레터 형식으로 전달됐다.

"지난 주 해양부 기자실에서 벌어졌던 '오보 소동'의 전말을 들려드릴까 합니다"로 시작한 이 기자는 "개인적으로는 별로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었지만, 신문에 보도되지 않은 뒷얘기가 많아 펜을 들었습니다. 또 논란이 분분했던 한 사건에 대해 기록을 남긴다는 의미도 있구요"라며 기사를 쓴 배경을 설명했다.  

▲조선일보의 보도내용     ©조선일보

이 기자는 기사에서 "오마이뉴스는 이 기사에서 17군데에 걸쳐, 각 언론 보도를 '왜곡'이라고 단정하거나 그럴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암시했습니다"라고 지적한 뒤, 오마이뉴스 오보기사의 사건 전말과 뒷얘기를 전했다.

이 기자는 오마이뉴스 기사가 나가자, 최 전 장관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해양부 공무원들은 "다 끝난 일을 왜 또…"라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고 전하면서, "무엇보다 각 언론사의 해양부 출입 기자들이 '격앙' 됐습니다. 오마이뉴스 보도만 본다면 기자들은 2주간 줄기차게, 그것도 집단적으로 오보 행진을 벌인 '왜곡의 명수'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기자는 또 "왜 오마이뉴스는 한 두개도 아닌 각 언론의 보도를 왜곡이라고 단정하는 전례없는 '무모함'을 보인 것일까요?"라고 물은 뒤, 그 해답은 "(오마이뉴스 기사에 실린) 한마디로 '설마 장관을 지냈다는 사람이…'라는 말로 요약됩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가 밝힌 사건의 전말은 이날 오마이뉴스가 밝힌 정정 및 사과보도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다. 당초 오마이뉴스 기사 가운데 문제가 된 대목은 ▶교원대 특강에서의 '몇 놈' 발언 ▶국무회의에서의 충성발언 ▶대통령 태풍 오페라 발언 등 3가지다.

이 기자는 교원대 '몇 놈' 발언에 대해, 오마이뉴스가 입수했다고 밝힌 교원대 특강 녹취록은 최 전 장관이 당시 특강을 현장 취재했던 S기자가 녹음한 내용을 건네받아 따로 녹취록을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7일 오마이뉴스 정운현 편집국장은 해양부 기자실에서 S기자가 가진 원본 테이프를 5~6차례 반복해 듣고 "몇 놈 발언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고 이 기자는 덧붙였다.

최낙정 전 장관, "옥상이다, 테이프 안 주면 뛰어내리겠다"

이 기자는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전했다. 이 기자는 "S기자에 따르면, 최 전 장관은 낙마한 며칠 뒤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아파트 옥상에 서 있다. 테이프 사본을 주지 않으면 뛰어내리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S기자는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테이프를 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국무회의에서 '충성발언'에 대해서도 오마이뉴스가 제시한 '국무회의 발언 자료'는 공식적으로 작성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이 기자는 "저는 4일 오마이뉴스 취재 기자에 전화를 걸어 '당신이 입수했다는 국무회의 발언 자료라는게 도대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기자는 '밝힐 수 없다'고 하더니, 5~6일에는 아예 통화조차 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밝힌 뒤, 후에 정운현 국장을 통해 국무회의 발언 자료는 최 전 장관이 발언을 위해 만든 개인 자료라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또 최 전 장관의 오페라 발언을 오마이뉴스가 "언론이 최 전 장관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부쳤다"고 보도하자 해양부 출입 기자들이 "공인이 사실 확인도 없이 논란이 일고 있는 사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정략이 될 수 있다. 언론은, 공인인 최 전 장관이 자신의 발언과 관련된 사실 관계 확인에 소홀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는 내용의 반박문을 오마이뉴스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오마이뉴스 보도로 인해 논란이 일자, 최 전 장관은 "사실 관계를 확인할 책임은 오마이뉴스에 있다"고 말했고, 오마이뉴스는 "상식적으로 볼 때 장관을 지낸 정도의 사람이 그렇게 일방적인 주장을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오마이뉴스 기사가 최 전 장관의 의도에 이용당한 것 아닌가"

해양부 기자들 사이에는 이 사건을 두고 "언론을 비판함으로써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최 전 장관에 의도에 오마이뉴스 기사가 이용당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자는 최 전 장관이 오마이뉴스 기사가 나가기 전에 수차례 해양부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오마이뉴스 기사에 대해 출입기자들이 반발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해양부 출입 기자들이 오마이뉴스측에 전달한 반박문에서 "문제의 기사가 사실 관계를 따지려는 객관적인 보도였다기보다는 조선일보에 대한 안티 분위기에 편승해, 일방적인 '여론 몰이'를 시도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면서 이기자는 "오마이뉴스는 사실 확인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균형감각도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가 기사에서 6개 언론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다른 언론사의이름은 1∼2차례만 언급하면서도, 조선일보는 9차례나 등장시켜 조선일보가 왜곡 보도에 앞장선 듯한 느낌을 줬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언론이 언론을 비판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위해서나, 언론스스로를 위해서도 나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비판의 기본 바탕은 객관적인 사실(fact)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언론은 '정략(政略)'과 '음모(陰謀)'의 온상이 될 위험을 늘 안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습니다"라며 끝을 맺었다.

오마이뉴스와 조선일보는 '최낙정 오보'에 앞서 르몽드지가 조중동 세 신문을 비판한 기사의 번역 과정에서 오역시비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오마이뉴스의 오보를 세 차례의 기사와 뉴스레터를 통해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조선일보는 노무현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해 무리를 빚은 전여옥씨의 칼럼을 조선닷컴의 전면에 싣고 뉴스레터 서비스에서 이를 재탕하면서, 일부에서는 조선일보가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상업성이 과도하게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이번 오마이뉴스 오보 사건도 조선일보가 '오마이뉴스 흠집내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란 지적이다. 게다가 조선일보가 오마이뉴스의 오보 사건을 '동업자정신'도 무색케할 정도로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하는 '자격시비'도 대두되고 있다. 조선일보의 악의적 왜곡보도는 이미 '안티조선'운동이 활발히 전개될  만큼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두 차례의 '오보공방'은 일단락되고 있지만 온·오프라인 신문의 대명사격인 오마이뉴스와 조선일보의 '자존심대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오마이뉴스의 정정·사과 보도 전문이다. 이를 통해 조선일보가 몇 차례에 걸쳐 맹공을 퍼붓고 있는 오마이뉴스 오보의 진실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미디어기자


 
오마이뉴스 정정·사과보도 전문.

<오마이뉴스>는 지난 4일자로 <"겉으로는 태연했지만 아내와 함께 울었다"/[심층취재] 최낙정 전 해수부장관, 언론에 어떻게 당했나?> 제하의 기사를 실은 바 있습니다. 이 기사는 '튀는 장관'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 전 장관이 취임 2주만에 사퇴하게 된 데는 그의 돌출발언도 문제가 됐지만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가 크게 작용했다는 요지였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최 전 장관과 관련된 일부 언론의 보도가 왜곡됐다고 지적한 대목은 1) 9월 30일 교원대 특강 때 교사들 앞에서 '놈'자 비하발언을 했다고 한 점, 2)9월26일 공무원 대상 특강에서 있었던 ‘노 대통령 오페라 관람’ 옹호 발언, 3)9월30일 국무회의에서 '충성발언'을 했다고 한 보도 등 크게 3가지입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출입기자들의 문제제기와 자체 취재결과 최 전장관이 교원대 특강에서 교사를 향해 '놈'자를 쓴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최 전 장관의 주장과 최 전 장관이 제공한 녹취록, 그리고 정완호 교원대 총장의 국감증언 등을 토대로 "놈자를 쓰지 않았다"는 취지의 기사를 작성했으나 원본 테이프를 청취한 결과 '몇 놈' 발언이 분명히 존재함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오마이뉴스>의 취재는 결과적으로 이 대목에서 오보를 한 것입니다.

또 최 전 장관이 9월 26일 특강에서 노 대통령의 오페라 관람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하와이 골프건을 인용한 것과 관련, 해양수산부 출입 기자들은 “언론은 공인인 최 전 장관이 사실 확인 없이 논란이 일고 있는 사안에 대해 의견을 밝힌 점을 비판한 것”이라는 반론을 전해왔습니다.

마지막으로 9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최 전 장관이 '충성발언'을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자체 입수한 ‘국무회의 발언 자료’를 근거로 해당 발언이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자료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작성한 자료가 아니라 최 전 장관이 자신의 발언을 위해 작성한 개인 자료임을 밝힙니다.

<오마이뉴스>는 부정확한 보도를 내보낸 점에 대해 독자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또 해양수산부 출입 기자들의 지적에 감사드리며 사과드립니다. 애초의 기사는 해양수산부 출입 기자들의 지적을 받은 5일 오전 삭제했습니다. 이번 과오를 거울삼아 <오마이뉴스>는 더욱 정확한 보도를 위해 노력할 것을 독자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2003.11.13
오마이뉴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3/11/14 [11:36]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