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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정운찬 낙마로 분당을 출마 고심할 것
[고성국의 판읽기] -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
 
CBS라디오   기사입력  2011/03/28 [12:56]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3월 25일 (금) 오후 7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


▶정관용>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의 판읽기 시작합니다. 고 박사님, 어서 오십시오.

▷고성국>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신정아 씨 책에 정운찬 전 총리가 서울대 총장시절 이야기가 막 나와서, 금주 초반은 뉴스가 그걸로 뒤덮였는데요. 그 일이 있기 전에 신정아 씨 책 있기 전에, 정운찬 전 총리가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대통령 실장이나 이런 사람들을 직접 거론하면서 일이 이렇게 되면 나는 일 못한다, 그만 두겠다, 아니면 그 사람들을 쫓아내라, 뭐 이런 식의 어떻게 보면 굉장히 정치적 승부수 같은 것을 두는 게 아닌가, 이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그것에 대한 설명을 제가 들으려고 했는데, 이게 신정아 씨 책 때문에 약간 상황이 또 이상하게 되어버리기는 했습니다만.

▷고성국> 예, 그렇게 되었습니다. 우선 신정아 씨 책과 관련해서는 정운찬 전 총리가 일체 언급 자체를 안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무대응 전략이지요?

▷고성국> 예, 그리고 측근들은 상황 자체가 그게 말이 되는 상황이냐, 교수 사회를 조금만 안다면 무슨 서울대 미술관장이라든지 이런 주요한 자리에 어떤 식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사람이 임명되는지를 조금만 안다면 이 책이 얼마나 허구인지를 알 것이다, 뭐 이런 이야기를 이미 하고 있습니다. 측근들은. 그렇기 때문에 정운찬 전 총리는 뭐 신정아 씨 책과 관계없이 그동안 자기가 생각했던 방식대로 움직이게 될 겁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좀 긴 호흡으로 보면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때도 아마 그런 고민을 했을 텐데, 이명박 정부, 이명박 대통령이 공정사회론을 제창하면서 동반성장이라고 하는 문제, 대기업, 중소기업 간의 동반성장이라는 문제를 굉장히 중요한 화두로 제기한 거거든요. 그리고 그 중요한 화두를 정운찬 위원장에게 맡겼단 말이에요. 그리고 총리에서 물러날 때도 이명박 대통령이 참 아까운 사람인데, 이런 아쉬운 마음을 토로한 적도 있고요. 그러니까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운찬 위원장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물러난 데 대한 안타까움도 있고, 또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인데, 동반성장이라고 하는 중요한 국정과제는 정운찬 이상의 적임자가 없다, 이런 생각을 해서 사실 힘을 한껏 실어준 거거든요. 그래서 정운찬 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를 제기하니까. 사실 힘없는 사람이, 그냥 학자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면 누가 그렇게 반응이나 했겠어요? 워낙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해서 재계에서도 반응을 보이고, 한나라당에서도 반응을 보인 것 아닙니까? 재계도 그냥 재계가 아니고.

▶정관용> 이건희 회장이.

▷고성국> 예. 이건희 회장이 직접 아주 구체적이고 노골적으로 반대의사를 표했고요. 또 한나라당에서는.

▶정관용> 홍준표 최고위원이.

▷고성국> 입이 거칠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홍준표 최고위원이 직격탄을 날리다시피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 뭐 기획된 노이즈 마케팅이라고는 생각을 안 합니다만, 결과적으로 그래서 초과이익공유제를 둘러싸고, 아, 정운찬이라는 사람이 있었네, 이렇게 된 거거든요.

▶정관용> 존재의 이의를 부각시켰지요.

▷고성국> 한두 마디의 말로 그 존재감을 확 부각시켰잖아요. 그래서 그때 만약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뭐 총리를 넘어서 더 큰 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라는 생각을 했다면, 그 생각은 그 생각대로 여전히 유효하다, 저는 이렇게 보고요. 다만 그 어름에 이제 분당을 공천 문제가 걸렸잖아요.

정운찬, 신정아 책 출간으로 정치적 타격 커

▶정관용> 그렇습니다.

▷고성국> 분당을 공천 문제가 걸렸는데, 음, 이것은 이런 문제 같습니다. 분당을 공천은 신정아 씨가 책에서 쓴 것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뭐 어디 검찰에 무슨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의뢰해서 사실관계를 그래서 사실을 확인을 받는다 하더라도 시간이 걸리잖아요.

▶정관용> 예, 일단 이번 공천은 좀 어려워진 거지요?

▷고성국>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일단 공천을 받아서 출마를 하면 선거 기간 내내 그 문제로 시달리게 되겠지요. 그러니까 이번 공천은 일단 물 건너간 것 같다, 이렇게 보입니다. 그래서 신정아 씨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이 사실인지와 관계없이 정치적으로는 엄청난 타격을 이미 입어버린 것이지요. 그래서 분당을 선거는 일단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고. 그러나 만약에 정운찬 위원장이 이야기하는 대로 신정아 씨 책이 정말로 사실무근이라고 한다면, 사실 시간이 조금 흘러가면 밝혀진단 말이에요. 그러면 애초에 동반성장위원장으로서 제기했던 초과이익공유제라든지 또는 그것과 관련해서 이건희 회장과 논쟁이 붙었다든지, 하는 부분은 그것대로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지금 사퇴 의사를 밝힌 건지 안 밝힌 건지 애매한 상황이잖아요.

▷고성국> 사실은 대통령한테 사퇴서를 제출했다기보다는 이런 식이면 내가 일하기 힘들다, 라고 하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고, 그리고 그러니까 이런 식이면 일하기 힘듭니다. 그러니까 차라리 자리를 그만두겠습니다, 이런 뜻을 표했는데, 그 다음날 청와대에서 바로 아, 이 일은 정운찬 위원장이 계속 해야 한다, 했기 때문에 에둘러서 사퇴 의사를 표현한 셈이 됐고. 또 그것을 대통령이 직접 만류한 셈이 됐고. 그런 상태에서는 동반성장위원장 사퇴 얘기는 일단 일단락이 된 거거든요. 정치적으로. 그러니까 만약에 신정아 씨의 책 파문이 없었다면 동반성장위원장 직은 일단 계속 가져가는 걸로 마무리가 되면서 분당을 공천 문제만 남게 되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돌발변수가 생기는 바람에 공천이 다소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입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최중경 장관이나 임태희 실장을 직접 거명하면서 이 상태에서는 일하기 힘들다 라고 하는 식의 사퇴의사를 표명했을 때, 일부 언론에서는 어, 정운찬 전 총리가 과거 이회창 전 총리 식으로 대통령한테 대들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정치적으로 크는, 어떤 그런 전략을 취하는 것 아니냐, 하는 분석도 나왔었어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상대가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그러나 이번 경우를 보면, 상대가 대통령이라기보다는 여권의 이러저러한 실세들을 상대로 해서 말하자면 싸움을 한 거지요. 그런데 대통령이 정운찬 위원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지 않습니까?

▶정관용> 손은 들었지만 그렇다고 최중경, 임태희 이쪽을 자르지도 않았지요.

▷고성국> 그러나 여권에서는 일단 그렇게 사퇴의사를 표명하고 싸움을 했는데, 바로 즉각적으로 정운찬 위원장의 손을 들어주면, 임태희 실장이 됐건, 최중경 장관이 됐건.

▶정관용> 다들 조용해진다?

▷고성국> 조용해지는 거지요. 그래서 정치적으로는 일단 한 점 포인트 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손학규, 정운찬 낙마로 분당을 출마 고심할 것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책 때문에, 제대로 평가는 안 되고 있는 그런 양상으로 일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이야기 나온 김에 분당을 지역으로 가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나오느냐, 마느냐 인데 뭐, 이번 주, 다음 주 결론을 내린다는 거지요, 지금?

▷고성국> 다음 주까지 결론을 내린다는 건데요. 이 부분은 눈높이를 손학규 대표에 맞춰서 판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손학규 대표는 대통령을 노리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지난번에 민주당 대표가 될 때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손학규라면 수도권 중간층을 최대한 끌어올 수 있겠다, 이런 전략적 판단으로 선택을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만약에 분당을에 나가서 이길 수만 있다면, 그러면 분당을은 수도권에서도 한나라당이 강한 지역인데, 거기에서도 손학규가 통한다, 이렇게 되는 거잖아요. 그것은 작년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손학규를 선택한 전략적 판단이 옳았다, 라고 하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단순히 한 선거구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고 손학규의 대권 구도에 굉장히 중요한 디딤돌이 하나 놓이는 거지요. 그래서 이길 수만 있다면 나가는 것이 답이다, 이렇게 봅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내부적으로 하고 그러지 않았겠어요? 그런데 정운찬 대 손학규를 넣으니까 이기지는 못하는 걸로 나왔다는 거 아니에요. 더구나 이 분당을이 한나라당 강세지역이니까 이 상태에서 지는 걸로 나오면, 선거를 끌고 가도 이길 가능성이 별로 없다, 그런데 만약에 지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기면 엄청난 이득이 있다고 하면, 지면 엄청난 타격이 있다는 뜻이잖아요.

▶정관용> 그럼요.

▷고성국> 그러니까 민주당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수도권에서 좀 표가 될 줄 알고, 손학규 대표를 만들었는데, 분당에서 정운찬에게도 지면 뭐 대권주자, 안 되는 것 아니냐, 이럴 수도 있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너무 부담이 커서 지는 선거를 할 수가 없지요. 그래서 정운찬이 나온다면, 출마 자체가 어렵다, 이게 신학용 특보가 설명한 내용이지요. 그런데 지금 정운찬 위원장은 어쨌든 불출마로 가닥이 잡혔잖아요. 그러면 지금 한나라당에서는 강재섭 전 대표가 유력하지요.

▶정관용> 박계동 전 의원도 있고요.

▷고성국> 있으나 강재섭 전 대표가 조금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데.

▶정관용> 그러면 손학규, 강재섭이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고성국> 분당이 아무리 한나라당 텃밭이라고 하더라도 워낙 좀 구정치의 이미지가 강한 강재섭 대표와 대권 주자인 손학규 대표를 붙이면 손학규 대표 쪽이 좀 유리할 거라고요.

▶정관용> 해볼 만하다?

▷고성국> 그러면 굳이 출마를 안 할 이유가 없잖아요. 만약에 돌파만 된다면 엄청난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수 있으니까.

▶정관용> 그럼 나오는 쪽이겠네요?

▷고성국> 저는 나오는 쪽으로 심각하게 검토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어제 그저께까지만 해도 신학용 특보가 불출마 쪽으로 거의 정리를 해버렸거든요. 그러면 다시 논의할 필요가 없잖아요.

▶정관용> 그런데 일주일 더 고민한다고 하는 것은?

▷고성국> 그렇지요. 그 사이에 정운찬 위원장의 사실상의 출마 불가능 상황이 만들어진 거지요. 그 사태 변화를 보고 심사숙고에 다시 들어갔다, 라고 한다면 저는 출마 쪽으로 깊은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봅니다.

▶정관용> 그런데 사실 바로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입장에서 재보선에 국회의원 출마는 꼭 해야 하는 건 아닌데, 그러나 징검다리로서는 큰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면.

▷고성국> 이길 수만 있다면 굉장히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징검다리지요.

▶정관용> 예, 참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신정아 씨 책이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는군요.

▷고성국> 예, 그런 것 같습니다.

▶정관용> 자, 그리고 4.27재보선 야권 연대는 가닥이 좀 잡혀가지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우선 김해을이 제일 문제였는데, 시민단체가 중재안을 낸 것에 대해서. 중재안은 이런 거지요. 국민참여경선 50%와 여론조사 50%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겁니다.

▶정관용> 이럴 줄 알았어요. 양쪽이 주장할 때 반반 하겠구나 싶었어요.

▷고성국> 사실 시민단체가 중재안을 냈으면 다소 좀 불만이 있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이 정답이었지요. 그런데 국민참여당이 그것을 거부했지 않습니까? 이틀 동안이나. 그러다 결국 오늘 받아들였어요. 그러면 기왕에 받아들일 거라면 흔쾌하게 받아들였다면 좋았다, 그런데 받아들이면서도 조건을 두 개를 걸었어요. 그 조건이라는 게 별것 아닙니다만, 예컨대 민주당이 당세가, 조직세가 강하니까 불공정 경선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달라든지 뭐 이런 겁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한 거지요. 그러면서 받아서, 저는 처음에 거부한 것도 그렇게 전략적으로 현명하지 못했고, 받는데 그렇게 조건을 또 건 것도 그렇게 현명하지 못했다, 이렇게 봅니다만. 어쨌든 받아들였어요. 그러니까 김해을은 그 원칙에 따라서 이제 결정이 되겠지요.

▶정관용> 순천은 민주당 무공천으로 확정이 된 건가요?

▷고성국> 확정됐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공천을 신청했던 사람들이 다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지요. 그래서 그쪽은 친민주당 무소속, 이렇게 부르더군요. 그리고 범야권 후보. 범야권 후보 중에는 아무래도 민노당의 김석동 후보가 제일 앞서있는 것 같은데요. 이렇게 해서 선거가 진행될 건데, 친민주당 무소속 후보들은 자기들끼리 연합을 하거나 그러지는 못할 거예요. 그러니까는 친민주당 무소속 후보는 두 명 내지 세 명 또는 다섯 명까지도 난립할 수 있고, 범야권 후보는 민노당 후보 한 사람인데, 이 범야권 후보인 민노당 후보를 범야권 후보라고 부르잖아요. 민주당도 지지해야 하는 후보잖아요. 그러면 민주당이 조직세를 가지고 지지하면 거기는 뭐 선거 해보나 마나지요. 그런데 과연 민주당이 그렇게 진정성을 가지고 해줄 거냐, 말로는 통 큰 양보를 해서 무공천까지 왔는데, 정말로 그러면 야권 단일 단일후보를 위해서 민주당이 자기 일처럼 뛰어줄 거냐.

▶정관용> 그래야지요.

▷고성국> 그 점을 아마 다른 야당들이 보고 있을 겁니다.

▶정관용> 무소속 출마는 개인의 정치적 권리라고 하는 게 헌법에서도 보장된 거니까.

▷고성국> 그걸 말릴 수는 없지요.

▶정관용> 그것까지는 강제로 못하게는 못한다 하더라도 그러나 당세를 모아서 당의 조직기반을 이용해서 범야권 후보를 미는 모습은 분명히 보여야지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바로 전남 순천에도 손학규 대표가 자신이 표방한 통 큰 양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 선거 지휘를 하고 현장에 내려가서 순천 지역 주민들한테, 유권자들한테 설명을 해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분당을에 직접 출마를 해서 묶이는 것이 적절치 않다, 이런 의견이 많았던 건데요. 이제 상황이 많이 급변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묶이게 되면 손학규 대표를 대신해서 당 지도부가 정말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 됩니다. 그러면 정동영 최고위원이나 정세균 최고위원이나 이인영 최고위원이 해야 되는데, 이런 문제가 있어요.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해줘도, 그 공이 누구한테 갈 거냐, 만약에 이런 식으로 좁게 계산을 해버리면 손학규 대표는 혼자서 열심히 살신성인 각오로 하는데, 다른 최고위원들은 뒷짐 지고 구경하는 것처럼 될 수 있잖아요. 이것이 공멸이다. 그래서 저는 다른 최고위원들도 차제에 정말 자기 선거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정관용> 정치를 오래 옆에서 지켜본 결과로는 당장 이렇게 해서 이게 나한테 이득이 되느냐, 안 되느냐만 따지고서 행동하는 정치인들은 크는 것을 못 봤어요.

▷고성국> 저도 그런 정치인은 못 봤습니다.

▶정관용> 이런 때 열심히 다녀둔 정치인이 결국은 크더라고요.

▷고성국> 또 제가 정치인들하고 만나서 이렇게 말씀드리면 다 동의해요. 동감하고.

▶정관용> 그런데 안가요?

▷고성국> 그런데 막상 행동은 잘 못하세요.

▶정관용> 왜 그럴까요? 성격인가요, 그게?

▷고성국> 이게 정치라고 하는 게 늘 현장과 현실과 긴장관계 속에서 행동이 결정되거든요. 그러니까 정말로 진정성을 가지고 하려면 매 시간마다 현장에서 주어지는 긴장감을 자신의 넉넉한 품에 안고 넘어설 수 있어야 돼요. 정말 큰 리더가 되지 않으면 마음을 비우기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런 점이 저는 핵심이라고 봅니다.

▶정관용> 아무튼 순천은 그런 각도에서 한번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민주당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자, 그리고 강원도지사 선거에서는 삼척 원자력 발전소가 찬반이 붙는 이슈 비슷하게 되어가네요.

▷고성국> 예, 제가 3주 전에 삼척, 동해를 둘러보고 왔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때 삼척에 갔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중앙에서는 그때 별로 보도도 안 됐었는데요. 원전 유치라고 하는 플래카드가 뭐 삼백 개 이상 걸려있었어요. 작은 동네인데, 그러니까 삼척시 무슨 면, 무슨 동, 무슨 리, 부녀회 이런 명의의 유치 플패카드지요.

▶정관용> 거의 골목마다 붙어있겠네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90% 이상의 주민들이 원전 유치에 찬성한다, 이렇게도 나왔다는 겁니다. 제가 그 많은 플래카드 중에 반대 플랜카드는 없나, 하고 봤는데 딱 하나 봤습니다. 그 정도로 압도적으로 원전 유치 분위기가 강했는데, 지역분들의 말씀은 사실은 원전이 좋아서 유치하는 것은 아니지 않겠어요? 원전과 함께 들어올 여러 가직 지역 개발의 기회 때문에 그렇게 됐던 겁니다.

삼척 원전 유치 문제, 반대 표명한 최문순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

▶정관용> 그런데 지금 일본 때문에 또 분위기가 바뀌는 것 아닙니까?

▷고성국> 그렇습니다. 그래서 최문순 후보가 바로 그 문제를 치고 나간 거지요. 사실은 최문순 후보가 원전 반대를 이야기할 때는요, 삼척표 잃을 각오 하고 치고나간 겁니다. 삼척에 가보시면 알아요. 그런데 일본의 원전사태가, 원전은 다행히 통제가 가능한 수준까지 막 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불안 요소가 있지만. 그런데 어제 그제부터 계속 나오는 보도를 보면, 이제 수돗물도 문제고, 해산물이 문제고, 이렇잖아요. 이것은 위험도는 원전 자체가 폭발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훨씬 크지만 그러나 그것은 일본의 일이었거든요. 그리고 터졌을 경우에 방사능 낙진이 혹시 우리한테 올까 해서 풍향이 어떠니 이런 것만 봤는데, 이제는 그런 문제가 다 해결이 되고 나도, 우리가 먹는 식탁에 혹시 일본산 갈치에 뭐가 없을까, 이렇게 고민하게 되어버린 거거든요. 그러니까 훨씬 체감도가 높은 문제로 우리에게 다가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삼척분들도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고. 특히 거기는 동해안이잖아요.

▶정관용> 여론이 지금 변화하고 있을 걸요?

▷고성국> 아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삼척뿐만 아니라 원주나 춘천에는요, 삼척 지역에 원전이 유치가 되어도 무슨 경제적인 메리트가 원주나 춘천에 오는 건 아니잖아요. 대신에 원전의 위험성은 같이 느끼게 되는 거지요.

▶정관용> 가까운 데에 있으니까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그래서 삼척에는 혹시 이 원전 반대가 표 떨어지는 일이 될지 몰라도, 강원도 전체로 보면 원전 반대가 아마도 우세할 겁니다. 그런 상태에서 민주당 후보는 이렇게 치고나갈 수 있는데, 답답한 것은 사실 엄기영 후보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고성국> 집권당의 후보인데, 정부 방침이 원전 안전하다는 것이고, 계속 원전 정책 가져간다는 것인데, 다른 얘기 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삼척 원전 찬성, 이렇게 갔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춘천권 기반을 가지고 있는 엄기영 후보 입장에서 동해, 삼척이라고 하는 강릉권에 그 지역 주민들이 강력하게 원하고 있는 것을 자기가 한 번 더 공약으로 내세운 거니까 표 계산을 해도 불리하지 않다, 이렇게 계산을 했을지 몰라요.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선거 과정에서 만약에 원전 찬성이냐, 반대냐가 주요한 이슈가 되면, 정말 강원도민 전체 중에서 절반 이상이 찬성을 선택하겠느냐? 저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해요.

▶정관용> 특히 지금 상황논리가 그래요.

▷고성국> 그렇습니다.

▶정관용> 아마 재보선 때까지 일본발 뉴스는 계속 이어질 거거든요.

▷고성국> 그렇지요. 그리고 좋지 않은 뉴스가, 체감도 높은 이런 뉴스가 올 거기 때문에. 이것은 한나라당으로서는 참 피해가기 어려운 구도이긴 하지만 굉장히 불리한 요소다, 이 점을 인식하고 선거를 해야 될 겁니다.

▶정관용> 그런 의미에서는 야권이 효과적으로 이슈를 만들었다고 봐야 되겠군요.

▷고성국> 최문순 후보가 상당히 발 빠르게 그 문제를 접근을 한 것이고요. 사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삼척에서 원전 반대라고 하는 것은 엄청난 부담을 안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어쨌든 굉장히 빠르게 판단을 했다. 그 결과가 좋은 것으로 올지 나쁜 것으로 올지는 모르지만, 그 판단의 기민성에 대해서는 평가를 해줍니다.

▶정관용> 4.27. 한 달쯤 남은 재보선, 이제는 조금 윤곽을 드러내고 판이 짜이기 시작하는군요. 분당 쪽은 손학규 대표를 주목해 봐야 하고, 그리고 순천과 김해. 김해에서는 경선 룰에 따라서 어느 쪽이 이길 것이냐, 또 지켜봐야 되고. 순천에서는 민주당의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강원도는 원전 변수 어디로 흐를 것이냐, 포인트는 다 정리가 됐습니다.

▷고성국> 그렇군요.

▶정관용> 이제 관전만 잘하면 될 것 같습니다. 고 박사님, 오늘 여기에서 마무리짓지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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