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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던 청와대, '대야(對野) 공세'로 전환
예산안 부실처리 관련 "야당의 정치적 공세로 인식"
 
이재기   기사입력  2010/12/15 [02:10]

청와대가 예산안 부실 처리에 대해 야당이 정치공세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서 이를 둘러싼 여야공방은 더 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예산안과 관련해 야당에서 일부 제기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적 공세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내부에서도 충분히 예산안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고 전제하고 "일부 정치적으로 약속한 사안이 반영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예산반영 여부와 상관없이 사업추진에 지장이 없도록 부처로 하여금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예산안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정쟁보다) 약속했던 정책들이 차질없이 추진되는데 더 힘을 모으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청와대는 당초 처리를 약속했던 일부 정책의 예산이 누락된 채 강행처리되고 이후 여당내부에서 자중지란이 벌어지는 와중에서도 예산안과 관련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무대응에서 야당에 대한 공세로 선회한 배경에 대해 '정쟁을 끝내자는 것'이란 것이 청와대가 내세우는 표면적인 이유지만 오히려 대치전선을 당정, 당청에서 여야간 구도로 돌려 놓으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부실예산처리를 수습책으로 고흥길 정책위의장 사표를 들고 나왔지만 당청 또는 당정간 책임공방과 예산 강행처리에 대한 청와대의 개입 논란으로 비화하자 청와대가 자중지란 수습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지방선거와 행정고시 폐지를 둘러싼 당정청 논란에 이어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또다시 '청와대 거수기'발언이 나오고 있고 한나라당의 유약한 리더십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시선도 곱지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 내부에는 예결위 과정에서 주요 정책예산이 대폭 삭감되도록 방치하고 이후 수습과정에서도 매끄럽지 못했던 지도부의 대응, 잇따라 불거지는 당청갈등이 당의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적지 않다.

청와대에서는 "이번 사태 해결과정에서 당 대표가 개인적 입지 차원에서 판단한 것 같다"거나 "당 대표로서의 적절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당청간 불협화음과 불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나온 야당에 대한 청와대의 공세에 야당이 어떻게 대응하고 나설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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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2/15 [02:1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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