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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희 딸, 나라위해 헌신하지 말아주세요
[비나리의 초록공명] 국적 포기한 사람에게 취업까지 제공해야 하나?
 
우석훈   기사입력  2010/08/24 [10:53]
진수희의 "나라 위해 헌신할 아이인데…" 드립
 
현 정부의 금번 인사는 자신들끼리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자평을 했지만 결국 '강부자 정권'이라는 이름만을 남긴 첫 번째 개각의 이상한 점을 살픈 뛰어넘는다.
 
'아, 한국의 우파들이 진짜로 이렇게 살았구나.' 그걸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최근 에반게리온에서 따와서 '세컨 임팩트'라는 말로 불리기도 하는 디버블링(debubbling·거품붕괴)을 목전에 두고 과연 저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단면을 보여주는 계기이기도 한 것 같다.
 
어쨌든 단연 백미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다. 그에 비하면 조선일보 출신의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아, 조선일보 출신들도 저렇게 어렵고 구질구질하게 살았구나.'할 정도로 오히려 약과인 셈이다.
 
하여간 청문회 장에서 진수희는 미국 국적을 선택한 자신의 딸에 대해서 "나라 위해 헌신할 아이인데…"라고 말하면서 울먹였다.
 
당연히 여기에서 나라라면 한국을 얘기할 것이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다는 것은 공부가 끝나면 다시 한국 국적을 회복할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미국 국민이면, 미국 위해 살면 된다
 
글쎄... 내가 들은 대로 이 사건을 해석하면, 조선일보 등에서 지난 몇 년 전부터 조기유학 출신들이 미국에서 자리 잡지를 못하니까 결국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키운 인재인데…"라는 얘기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미국 국민이면, 미국 국민답게 미국을 위해서 열심히 살면 된다. 자신이 원하는 조국을 선택할 자유는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이 싫어서 그렇게 떠난 사람들에게 섭섭하다고 말해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그렇게 조국을 떠났는데, 취업을 위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건 좀 아닐 성싶다.
 
제발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빡' 하고 때리고 지나갔다.
 
교육비도 대주고, 국적도 포기당했는데 취업 자리까지 제공해야 한다면, 한국이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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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8/24 [10: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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