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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 이제 인터넷으로 쏘겠다"
[미디어오늘] 인터넷판 강화 개편단행, 일일발행 체제로
미디어전문 기자 양성, 언론의 '통신사' 역할 담당할터
 
윤익한   기사입력  2003/11/03 [11:51]

언론전문 비평지로서 전·현직 언론인들과 관심있는 일반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온 미디어오늘(www.mediatoday.co.kr)이 11월 3일 온라인 강화를 요체로 한 개편을 단행한다.

▲개편된 미디어오늘 홈페이지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은 지난 95년 5월 창간 이후 국내 유일의 언론비평전문지로 자리매김해 왔지만, 2000년 들어 언론환경이 급변하고 인터넷매체 등의 발달이 가속화되면서 상당부분 고유한 비평의 영역을 빼앗긴 측면이 있었다. 미디어오늘 김종배 편집국장은 그런 점에서 현재의 변화가 '선택'이 아닌 '떠밀림'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시대의 변화가 누구도 예상 못할 만큼 빠르게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디어오늘은 이번 개편에서 언론계 안팎의 다양한 볼거리를 실시간으로 전달해 네티즌들의 시선을 공략할 계획이다. 언론비평의 지난한 8년간의 노력과 성과를 기반으로 미디어오늘의 새로운 도전이 과연 어떻게 그려지며 그 안의 속사정은 무엇인지 김종배 미디어오늘 편집국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미디어기자

다음은 미디어오늘 김종배 편집국장과 인터뷰 전문이다.


▲미디어오늘 김종배 편집국장    ©대자보
▼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의 제작방식에서 이번에 온라인을 강화하게 된 배경은.
먼저 현재의 편집구조상 인터넷판을 효율적으로 만들기 어려운 점이 있고 더 이상 지금의 카테고리로는 네티즌들을 따라잡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지난 8년 동안 지속해온 지면 중심의 틀을 바꿔보려는 것이다. 이런 기술적인 어려움 말고 더 근본적인 이유로 지난 95년 미디어오늘이 창간 당시 '언론비평'을 다루는 독점적 지위가 존재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언론환경도 많이 바뀌었고 주간지 형식으로 가다 보니까 뒷북치는 보도가 많아 때로는 물먹는 기사도 종종 생겼다. 과거에는 언론개혁이라고 하면 내부비리 고발을 통한 '자정'이었다. 사실은 그게 6월 항쟁이후에 10년 넘게 언론계 안에 지배해왔던 화두인데, 지금 언론개혁운동이 대중화되고 언론 스스로가 정치영역으로 뛰어들면서 언론개혁의 전선이 상당히 다양해졌다. 언론인 윤리의 문제, 오보논쟁, 정책싸움 등 우리나라는 이러한 사안들이 상당히 빠르게 흐르고 있기 때문에 이제 실시간 비평이 아니고는 비평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 개편은 '선택'이라기 보다는 시대 변화에 따른 '떠밀림'이라고 봐야 한다.

이번 온라인 개편의 특징을 설명한다면.
하나는 정리정돈이다. 기자들도 주간지 근성에 젖어있는데 이제는 일간지 스타일로 관성을 깨야 한다. 또 과거에는 기자가 쓴 기사를 편집상의 이유로 마구잡이로 올렸는데, 이제는 그런 것들을 정리정돈한다는 측면이다. 다른 한가지는 컨텐츠를 확대하는 것이다. 지금은 100% 취재기사였는데 이번에는 외부원고를 다수 끌어들이고 있다. 외부원고라는 것은 우리가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 가운데 오랫동안 내공을 쌓은 분들에게서 원고를 받을 수도 있다는 측면이다. 대중음악인이 음악판에 대해서 글을 쓴다면 우리가 취재해서 쓰는 것보다는 훨씬 좋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에 연재물을 10개정도 개발해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그것이 컨텐츠 다양성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고 기존의 딱딱한 글을 중화시킬 측면에서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그 다음 단계로는 유관사이트로 연계하고 제휴해 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서는 발표의 기회가 없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하지만 그 부분에서는 우리가 비평을 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올릴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충분히 한 사람 한 사람의 글을 검증해야 하는데 보내는 사람쪽에서는 그것이 검열 아니냐고 볼 수가 있어서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온라인 강화 개편은 '선택'이라기 보다는 시대 변화에 따른 '떠밀림'

▲미디어오늘 김종배 편집국장     ©대자보
 사이트 개편의 가장 큰 핵심은 무엇인가.
우리가 그동안 일일 기사 톱개념이 없었는데 이제 메인에서 톱개념을 정립할 생각이다. 사이트 개편을 앞두고 팀장회의를 신설한 이유도 가판을 보고 다음날 사회적 이슈를 파악해 우리가 다룰 수 있는 접근법을 만들어 낸 다음에 취재를 하고 관련기사를 뽑아내기 위한 것이다.

온라인을 강화하면서 그동안 지면제작 중심의 제작환경도 바뀌는지.
얼마전에 순수 취재기자만 6명을 보강해 총 취재는 15명이다. 기존 인력으로는 온,오프라인 병행이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우리들의 취재처가 언론사와 언론유관기관으로 국한돼 있었는데 이제는 정당기자실이나 중앙부처 기자실처럼 정치영역과 언론이 만나는 지점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래서 정치팀, 경제팀을 신설했고 이들은 언론사를 출입하지 않고 정당이나 청와대 등을 출입한다. 또 고전적인 언론에서 벗어나서 미디어 일반에 대한 취재도 해야하기 때문에 대중문화팀을 뒀다. 그리고 인터넷도 하나의 미디어이기 때문에 인터넷상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는 인터넷팀과 기존의 신문팀, 방송팀으로 팀 편제가 변화했다.

일을 하는 방식도 기존에는 매주 오프라인을 위한 편집회의를 하고 기획안을 작성해 자기가 맞는 아이템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마감날 모이면 되는 시스템이었는데, 점차적으로 일일 마감시스템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래서 현재는 가장 기본적으로 가판이 나오고 나서 팀장들이 모인다. 이들이 다음날 주된 시사이슈를 즉각 체크하고 취재할 만한 사항이라고 판단하면 취재 지시를 내리고 기사를 올리는 그런 방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낮에는 언론계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상시적으로 보고해서 온라인으로 올리는 시스템이다.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하루종일 사무실에 앉아서 담배연기 자욱하게 하는 주간지 마감날이 있는게 아니라 기자들은 하루하루 마감을 하고, 오프라인 형태는 보강취재를 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어 가는 것이다. 지금 조금씩 단계별로 하고 있다.

온라인이 보조적인 역할에서 주요한 기능을 하게 되면 주간지의 지면변화는?
우리가 지난 6월초부터 온라인 기사를 올리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7월 중순부터 온라인 기사를 출고하고 있는데, 그 이후 지금까지 온라인에 올라갔던 기사를 오프라인에 재탕한 경우가 거의 없다. 온라인 기사는 온라인으로 가고 오프라인은 오프라인대로 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매체를 두 개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지금 온라인이 선결과제라고 보고 오프라인을 일단 유보한 뒤, 온라인쪽으로 집중해서 시스템을 만드는 논의를 해왔다. 3일 개편이후 평가를 하고 나서 오프라인도 전략숙의에 들어가야 한다. 온라인에 실렸던 기사가 오프라인에 안 실리는게 자랑만은 아니다. 오프라인은 역사적인 기록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에 실어야 하는게 맞다. 솔직히 온라인 컨텐츠 전력과 오프라인 전략을 그려서 가기보다는 온라인에 집중하면서 오프라인에 문제점이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구성 등에 차이가 있고 무엇보다 독자층이 다르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현실적으로 우리가 갖는 특수성이 온라인 타겟 독자와 오프라인 독자하고는 다르다. 오프라인은 언론인 중심으로 가야 하지만 온라인은 기사 가치, 글쓰기, 감각과 같은 점에서 차이가 분명히 있다. 그런 점에서 속보는 온라인에서 수용을 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심층분석, 해설로 가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의 사이트 접속자수에 비해 지금 접속자수가 3배정도 늘었는데, 이게 일반 네티즌이 자발적으로 접속했다기보다는 기존 독자들이 우리가 온라인에도 기사를 싣는 것을 알고 들어온 경우가 더 높은 것 같다는 판단이다. 그런 점에서 온라인이 일반 네티즌 중심으로 가면서도 언론인을 배제하지 않는 설정 하에서 오프라인 편집 전략을 짜려고 한다.

선정적으로 하고 싶어도 못해, 무겁고 딱딱하다는 데 걱정 많아

▲미디어오늘 김종배 편집국장     ©대자보
온라인 매체의 속보성, 현장성, 선정성을 따라가다보면 그동안 미디어비평의 차분한 접근이 도외시될 수도 있는데.
그것도 충분한 고려대상이다. 우리가 언론비평을 하면서 그동안 속보경쟁의 부작용들을 지적해왔는데, 우리가 그동안 지적해오던 것을 반복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두 번째는 우리의 현실적인 조건을 볼 때 속보경쟁을 벌일 수 있는 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속보를 요구하지도 않고 해서도 안되지만, 다만 기존 매체 가운데 언론사에 깔아놓은 취재망이 우리가 가장 촘촘한 편인데, 거기서 기사를 놓친다면 그건 우리 취재라인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자기평가의 대상이 된다. 선정성 부분은 매체 특성으로 볼 때 기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다. 모든 기사의 틀거리가 비평에서부터 시작하는데 비평이라고 하는 것이 주된 사회이슈를 따라가 수밖에 없어서 오히려 우리들의 고민은 선정적인 것보다는 너무 무겁고 딱딱하다는 데 걱정이 있다. 다만 일반 문화영역은 방송사 예능파트나 충무로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거기서 일반 문화, 연예적인 측면을 어떻게 미디어오늘 적으로 해석해 기사화할 것이냐가 중요한 고민거리다. 바로 이 부분들에 대한 내부적인 토론이 진행될 것이다. 일단 관념적인 논의는 하지 말고 나가서 취재를 해 현장경험을 갖고 그 이후에 토론을 해보자는 토론과제를 잡고 있다. 11월부터 이 부분에 대한 토론이 있을 것이다.

인터넷은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제목을 선정적으로 뽑는 문제처럼 인터넷저널리즘의 측면을 무시할 수가 없을 텐데.
제목이라는 것은 기사의 야마(핵심)를 가장 압축적으로 전달해 주는 것 하나와, 손님끌기 기능 두 가지가 있는데. 문제는 야마는 A인데 부수적이고 부차적인 팩트 하나인 B를 갖고 제목을 뽑아 올린다면 선정적인 제목뽑기라는 말이 나올 것이다. 근데 그 틀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네티즌들의 감각에 맞게 제목을 뽑는 것은 오히려 경계할 것이 아니라 권장할 일이라고 본다. 문제는 케이스별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8년 동안 주간지를 지속해왔는데, 그간 인터넷의 역사와 성과를 요약한다면.
우리는 이미 2000년 1월에 사이트를 개설했다. 그때 고민과 지금의 고민이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지금 우리의 독점적 지위가 언젠가는 깨지고 그런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고민은 하고 있었다. 왜 내부에서 그런 논의를 했냐면 강준만 교수가 1인 저널리즘을 만들었고 하나의 붐을 형성하면서 일반 대중들이 언론에 대한 관심도가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그래서 미디어면,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으로까지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기존 언론에서도 조금씩 미디어현상을 뉴스거리로 다루는 빈도수가 늘고 있는 추세였다. 그렇다면 오프라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일단 사이트를 개설하게 됐다. 문제는 그때 기획이란게 별로 없었다. 기자가 6, 7명이었으니까. 그래서 대학생 객원기자를 뽑았다. 지금 여러 언론사가 대학생 객원기자를 뽑고 있는데 순서로 따지면 우리가 거의 맨 앞자리에 놓일 것이다. 그것이 한 2년 정도를 끌면서 잘 갔다. 그런데 2001년 2월부터 지난 2년 동안 인터넷이 활성화가 안돼 안타까웠다. 지금 다시 재개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언론이 소수의 전문가 영역이었다. 그러나 정치와 언론의 대립각이 날로 심해져서 이런 갈등이 과거와 달리 대중화, 일반화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언론이 정치적인 문제에서 발언하고 논조가 배열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신문이 정파지로부터 시작한 것만 봐도 그렇다. 신문이 정파지화되는 것에 대해 나는 오히려 그렇게 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신문의 정파성에 논란이 되는 부분은 객관보도가 문제인데, 사실보도와 논설을 엄격하게 구분한다면 오히려 권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사실보도와 의견보도가 얼마나 구분 가능하냐는 데는 회의적인 부분도 있다. 본질적인 문제는 팩트의 문제이고, 팩트를 조합해서 이슈화하고자 하는 의제가 정당하냐는 문제다. 미디어오늘이 앞으로 하고자 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미디어오늘이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특정 정당과 신문의 유사한 논조는 문제 안돼, 공작적 의도 들어가면 문제

▲미디어오늘 김종배 편집국장     ©대자보
 최근 특정 정당의 논평과 특정 신문의 논조가 유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예전에 모 신문의 논설위원이 모 정당의 논평을 직접 팩스로 받아 참고를 하기도 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런데 그 부분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왜냐면 초록은 동색이라고 하지 않나. 언론은 창안자가 아니기 때문에 비슷한 측의 입장을 참고하는 것을 나쁘다고만 봐야 하는 건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공작적 개념으로 글을 써들어가고 작업을 하게 된다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입장을 공작적이나 작업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 지는 의문이다. 결국 지속적인 비판과 감시를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시장이 상당히 왜곡돼 있다. 거대신문인 조중동의 독과점 현상이 심해지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보는지.
과거를 반추해봤으면 좋겠다. 과거 80년대말까지만 해도 4개신문(조선·중앙·동아·한국일보)에 의해 우리의 여론시장이 지배돼왔고, 언론비평도 당시는 없었다. 다시 말해 검증하거나 비평할 맞은 편의 매체조차 없었다. 그렇다면 현재 조중동의 75%는 분명히 문제가 있지만 이것을 어떤 식으로 개선해갈 것인지는 난제다. 언론시장이 왜곡돼 있어서 공정위가 나서서 무가지 규제를 해야 한다는 것은 맞는 것이다. 역으로 광고시장의 경우 발행부수, 유가부수가 많은 곳에 더 많은 광고를 하는 게 순리라고 하다보면 마이너 신문은 다 죽는다. 예전에는 광고에 있어서 메이저와 마이너신문이 없었는데 지금은 차등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 무가지를 없앤다고 해서 75%의 점유율이 떨어진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이미 그 선을 넘어섰다고 본다. 왜냐면 지금 무가지가 나오고 있지 않나. 일간지 신문시장만 갖고 볼 수 있는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론독과점을 깰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란 것은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대중적인 언론개혁운동이 나와서 대안을 제시하면서 하나로 모일 수가 있어야 하는데 그 대안매체라고 하는 말 그대로 대안이 없다는 게 본질적을 문제다. 시장의 재편문제는 누구도 쉽게 얘기할 수 없다. 시장적인 측면에서 아직 일간지가 어떻게 강자가 쇠하고 약자가 흥하는 과정에서 지형변동이 나타날지 단선적인 면에서 보면 문제가 있다. 지방에서 일간지가 무가지로 돌아버린 경우도 있다. 그리고 서울에서 발행되는 신문도 그러지 말라는 경우가 없다. 그렇게 될 경우에 어떤 식으로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공배제라는 것이 논의가 돼왔지만, 공배제가 얼마만큼의 위력을 발휘할 지는 검증해 봐야 하는 문제다. 그리고 운동적 측면에서 결국은 각개약진하고 있는 대중운동이 안티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들을 일궈가도록 승화가 되기 위해서는 그것도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 그래서 지금의 언론상황이라는 것은 과도기에 와 있는 것 아닌가.

대중들의 언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단순히 소식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언론개혁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해야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상들을 전달해가는 것이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다는 아니다. 문제는 현상이 계속되면 필연인 것이고 필연이 작동되는 작동원리가 있다. 또 작동원리를 밝혀내야 대안을 발견해 나갈 수 있는데, 사실은 우리가 그 면이 약하다. 그 작업을 해야한다는 데는 전혀 이견이 없다. 그러한 글들을 뽑아내서 언론개혁의 화두를 만들어내고 대중들이 토론을 하도록 하는 기능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질을 높여야 하는 것이 먼저다. 그 전문성 부분이 하루아침에 끌어올릴 수 없는 게 고민이다. 미디어오늘 기자들이 3,4년 하다가 거꾸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역량이 축적되지 못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일할만 하다 싶으면 나가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하든지 그 고리를 끊고 싶다. 미디어면에서 전문기자가 될 수 있는 기능은 미디어오늘이 더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 미디어 전문기자 양성소돼야

▲미디어오늘 김종배 편집국장     ©대자보
취재기자도 6명이나 새로 뽑았는데 경영상의 여건변화가 호전됐는지.
경영진에서 항상 얘기하는 게 병참선이다. 바깥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병참이 끊기면 소용없는 것이니까. 경영적 판단 문제니까 얘기할 일은 아니지만. 기자를 이번에 뽑으면서 몇 명을 뽑아야 할지 고민하면서 밀어부쳤고, 경영쪽에서는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 뽑은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경영적인 측면에서 미디어오늘도 광고의존율이 상당히 높다. 미디어오늘 같은 매체가 광고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그래서 어떻게하든지 간에 수입모델을 다각화하는 부분에 대해 경영쪽에서 모색을 하고 있다. 문제는 수익선 다변화라고 하는 게 미디어오늘의 정체성을 훼손해 나가는 행태로 돈을 번다면 문제가 있다.

인터넷쪽에서도 투자하는 만큼 수익을 기대하는 측면이 있는지.
우리도 배너광고와 포털사이트에 컨텐츠 제공을 생각하고 있다. 또 편집국 이외의 다른 파트에서도 컨텐츠를 만드는 방식에서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디어오늘이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와 기반에서 또 우리가 가고 있는 것이 특화된 영역이기 때문에 그런 방향을 모색해보는 단계다.

언론에 대한 대중들의 욕구가 강화되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어떤 점을 강화할 것인지.
우리가 양쪽에서 오해를 받는다. 어느쪽에서는 너희 안티조선 아니냐고 하고 어느쪽에서는 너네 회색아니냐, 뭐냐고 한다. 우리가 어느 편에 가담한다고 하는 것은 미디어오늘에 맞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동안 미디어오늘이 언론개혁운동의 저수지 역할을 했다고 자평을 하고 싶다. 언론개혁운동이 대중화되는 데에는 언론이 이러한 행태를 보여서 문제고, 이러한 보도가 문제라는 것이 누적되고 전파되면서 대중운동이 시작된 것 아닌가. 그럼 미디어오늘이 그런 것들을 알리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미디어오늘은 그동안 해온 것을 계속한다면 충실한 것 아니냐. 다만, 언론의 보도 이면에 있는 작동원리 등을 보여주는 데 취재영역을 넓혀가면서 좀더 많이 전달하는 것이다. 바램이 있다면 미디어오늘이 언론사쪽의 통신사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 인터뷰 후기

▲본지 기자와 인터뷰 중인 미디어오늘 김종배 편집국장     ©대자보
미디어오늘은 목동에 있는 한국방송회관 9층에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방송회관 근처는 유독 일방통행 길이 많아 초행자들은 눈앞에 빤히 보이는 방송회관을 두고도 몇 번이고 주위를 헤매고 나서야 겨우 찾아가곤 한다.

김종배 편집국장을 만난 토요일, 개편을 앞두고 전의를 가다듬기 위해서인지 휴무날인데도 불구하고 사무실 안은 김 국장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여느 언론사 편집국장과 달리 김국장은 구렛나루를 기르고 가벼운 조끼를 입고 있는 모습에서 색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나 대화 중간에 언론개혁에 관한 얘기를 나눌 때는 언론학자를 방불케할 정도로 다양한 사례를 들어 보이며 설명하기도 했다. 

김국장이 지난 99년에 처음으로 미디어오늘의 사이트를 개설했다고 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는 인터넷의 현실에 얼마만큼 그 자신과 기자들이 힘을 모을지가 이번 개편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였다.

또한 미디어오늘이 언론개혁의 일선에서 사회적 의제를 만들고 대중화하는 데 공헌한 만큼 네티즌들에게도 이같은 노력이 호응을 얻어 언론개혁과 대안언론 육성에 일조하길 기대해본다./미디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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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1/03 [11: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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