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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과 유시민 조합, 지방선거 필패구도
[공희준의 일망타진] 민주당과 친노정당 보단 진보신당을 기대하는 이유
 
공희준   기사입력  2009/12/08 [19:21]
1. 며칠 전에 재미있는 소식 하나를 귀동냥으로 전해 들었다. 민주당 대표 정세균 씨의 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진 모 386 국회의원이 이름깨나 알려진 시민단체 명망가들과 아직 정치권에 입문하지 않은 옛 386 동지들에게 부지런히 전화질을 하는 것 같다는 거였다. 통화내용은 간단하다고 한다. 당대표인 정세균 씨에게 충성맹세를 하면 내년 지자제 선거에서 공천확정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2월말이나 3월초까지.
 
2월말이나 3월초까지 공천을 주겠다는 건 공천을 못 받은 민주당 출마 희망자들한테 대놓고 무소속으로 나가라는 소리다. 정세균 씨를 비롯한 민주당 당권파들이 이른바 똥줄이 타다 못해 이제는 아예 정신줄까지 완전히 놓아버린 모양이다.
 
정세균류가 터무니없는 무리수를 두게 된 원인과 배경은 쉽게 유추할 수가 있다. 한국일보 이영석 부국장의 ‘호남이 변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명칼럼을 보면 호남지역에서의 정 씨의 지지율이 0.7프로란다. 반면 정세균 씨가 기를 쓰고 민주당 복당을 원천봉쇄하고 있는 정동영 씨의 지지도는 21.7퍼센트다. 양자의 지지율 격차는 무려 30배다. 강조하겠다. 3배가 아니라 31배다. 이영성 부국장이 제시하는 여론조사 결과의 출처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다.
 
정동영 씨도 기대만큼 호남에서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아 무척 곤혹스러운 처지다. 그런 DY에게조차 3배도 아닌 30배차로 뒤지고 있다는 것은 정세균 씨의 정치생명이 사실상 끊어졌다는 것과 마찬가지 의미다. 정세균 씨가 금배지를 단 무주ㆍ진안ㆍ장수군과 임실군의 인구만 해도 호남지방 전체 인구수의 0.7%는 분명히 넘을 테니까.
 
▲ (자료사진)     ©CBS노컷뉴스

정세균 씨에게도 살아날 길은 있다. 2010년 지방선거서 민주당 후보가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압승하는 것이다. 한데 참으로 희한한 노릇이다. 정세균 씨는 서울시장 선거서 승리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어디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것일까?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미디어법,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 등과 같은 일련의 중차대한 현안들에 당력을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라도, 곧 이러한 결정적 승부처들에서 민주당의 승기를 확보할 계기와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당대표 입장에서는 강한 서울시장 후보를 찾으려고, 또는 만들려고 동분서주해야 마땅하다.
 
2. 그렇다. 정세균 씨는 믿는 구석이 있다. 그는 이미 강력한 서울시장 후보를 내심 점찍어두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강력한 서울시장 후보를 이미 염두에 두게끔 주변에서 그를 열심히 부추기고 있다. 한겨레신문 박창식 정치부문 선임기자가 내놓은 ‘유시민과 국민참여당’ 같은 글들이 이와 같은 부추김에 해당한다. 정식으로 창당되지도 않은 친노신당을 야4당의 반열에 버젓이 올려놓는 프레시안 김종배 씨 따위도 박창식 기자와 피장파장이겠다.
 
소위 국민참여당에 관련된 여론조사가 여러 차례 실시되었다. 초반 한두 번은 좋았다가 12월에 들어서는 듣보잡 정당 수준으로 급격히 하락하였다. 천하의 박창식이 이런 여론의 흐름을 몰랐을까? 게다가 박창식 기자의 주장에 의하면 유시민 씨가 범야권 연대논의에 적극적이라는데 정말 그런가?
 
유시민과 그 지지자들의 호남혐오의 태도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고, 진보정당들을 향한 오만과 무시 또한 여전하다. 혹여 박창식 기자는 유시민류가 한겨레와의 동업자 의식을 비추는 걸 범야권 전체에 대한 연대의사로 과잉해석한 것이 아닐까? 조중동의 실질적 여론점유율이 박근혜 씨의 지지도와 대략 일치하고, 한겨레-오마이 동맹이 민심에 좌우하는 실제적 영향력이 유시민 씨의 지지율과 얼추 비슷함을 주목하자. 조중동의 펌프질이 박근혜의 35프로를 낳고, 오마이뉴스와 한겨레신문의 노골적인 빨아주기와 편파적인 띄워주기가 유시민의 15퍼센트로 이어지는 셈이다.
 
솔직히 밝혀두어야 할 듯싶다. 나는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로서 유시민씨가 등장할 경우 지지할 의향이 전혀 없다. 박창식 기자가 이야기하는 범야권에는 오로지 정세균 체제의 민주당 당권파와 유시민을 앞세운 친노세력만이 포함된 탓이다. 현재 나는 진보신당 노회찬 씨에게 마음이 기운 상태다. 그가 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의 부당한 후보사퇴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면. 노회찬마저 오마이와 한겨레의 협박에 무릎을 꿇으면 내년 6월의 지방선거일에 소풍이나 떠날 작정이다.
 
정세균이 유시민에게 서울시장 후보자리를 팔아넘길 거라는 나의 예측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마’ 하는 표정을 지었다. 정세균 씨가 죽으려고 환장하지 않은 이상에는 그럴 리가 없다는 반응들이었다. 맞다. 정세균의 당권파는 살기 위하여 후보 단일화를 핑계로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는다.
 
물론 민주당 비주류 쪽의 서울시장 후보자들은 계속 출사표를 던질 게다. 핵심은 그들을 강한 후보로 만들려는 시도를 명색이 당대표인 정세균 씨가 전연 하지 않을 거란 데 있다. 즉 추미애든, 이계안이든, 김한길이든 유시민에게 상당한 격차로 지고 있도록 의도적으로 방치할 확률이 높다. 그러면 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가 박창식 기자의 논리처럼 범야권 연대를 내세우면서 민주당 후보를 주저앉히는 작전에 즉시 착수하리라.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좌)과 정세균 대표     © CBS노컷뉴스

3. 우리는 불과 5~6년 전에 한나라당을 일컬어 불임정당이라고 비아냥거린 적이 있다. 불임증도 돌려가면서 걸리는 전염병인가? 서울시장 후보조차 내지 못할, 아니 내지 않을 민주당이 불임정당이 아니면 도대체 어느 당이 불임정당이겠는가? 충성서약하면 공천 준다는 민주당 당권파가 서울시장 선거에만은 유독 무관심한 현실, 한계레신문과 오마이뉴스가 한편으로는 민주당의 무기력을 비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유시민 중심으로 뭉치자고 연일 나팔을 불어대는 현실, 이 현실 앞에서 우리는 박근혜의 집권을 불길하고 우울한 느낌으로 예감하게 된다.
 
알고 보면 정세균 씨와 유시민씨는 굉장히 통하는 점이 많다. 두 사람 모두 서민대중과 호남인의 지지를 받는 것을 몹시 부끄러워한다. 그러면서도 본인들이 아쉬울 때마다 서민층과 호남 유권자들을 상대로 서슴없이 앵벌이를 한다. 그리고 둘 다 신자유주의의 견결한 숭배자들이다. 산자부 장관 정세균 씨는 쌍용차를 중국의 상하이 자동차에 매각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했고, 보건복지부 장관 유시민 씨는 재벌계열 병원들만을 살찌울 영리병원 도입에 총대를 멨다. 유시민 씨도, 정세균 씨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참여정부 최고의 업적으로 자부하는 중이다.
 
한겨레신문 데스크와 오마이뉴스 경영진의 희망사항대로 유시민 씨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는 2년 만에 시장직을 때려 치고 대권에 도전하리라. 한겨레와 오마이는 김한길과 이계안과 추미애를 주저앉혔듯이 정동영과 손학규와 심상정 같은 이들을 찍어누르려고 광분하리라. (삼성 X파일 사건의 본질을 도청으로 호도하는 걸 주도한 당사자는 다름 아닌 노무현 정권이었다. 노회찬 씨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려다가 말못할 고초를 겪어야 했다. 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만 여기에 애써 눈을 감는다.)
 
정세균 씨의 바람은 의외로 소박하다. 영원한 당대표로 남는 것. 그는 당권유지 목적에 도움만 된다면 서울시장 후보건, 대통령 후보 자리건 남김없이 팔아치울 기세다. 역사는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는 마르크스의 명언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구나. 이참에 나도 정세균 씨에게 충성맹세 하고서 동작구 구청장 공천 좀 노려봐?
글쓴이는 시사평론가, <이수만 평전>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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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2/08 [19:2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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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캔들 2010/01/06 [11:24] 수정 | 삭제
  • 너 한당원이니 아님 친일파니? 무지궁금
  • reelquiz 2009/12/13 [08:18] 수정 | 삭제
  • 개혁국민정당이라고? 단군이래 최고의 개혁기회 10년을 실기한자들이 또 무신 개혁?
    노희찬,유시민, 한명숙 다 나와서 다 망하는 꼴 볼라나? 이번에는 노동당에 기회를 주자.
  • 얼라 2009/12/10 [13:00] 수정 | 삭제
  • 노빠들이 요즘 각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는 글이 아주 재미있읍니다.
    친노세력 도움없이 과연 정권을 되 찾을수 있냐고요.

    그자들이 언제 진보, 민주세력의 집권에 관심을 가졌었는지
    되 묻지 않울수 없읍니다. 그들의 교주 놈현 조차도
    "내가 정권 재창출 할 의무가 있읍니까?" 했는데요.
    가증스러운 위선자들이 바로 노빠들 입니다.

    아직도 놈현 프레이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정세균을
    민주당 대표에서 끌어내지 못하면 민주당 지지율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할 겁니다.

    국참당 이놈들은 끝까지 민주당을 물고 늘어질 겁니다.

    이른바 삥 뜯기죠. 연대라는 허울좋은 명목을 내세워
    다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게 후보자리 양보하라고
    할 겁니다.

    옆에서 개마이와 한걸레가 북 쳐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