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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인 "'민주당 중심 통합'? 야권단합 걸림돌 될 것"
"공허한 주장 앞세워 밥그릇 챙길때 아니다", "민주 'DJ충고' 가슴에 새겨야"
 
취재부   기사입력  2009/08/27 [17:49]
'민주대연합론'을 강조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고를 놓고 민주당과 친노진영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10월 재보선 출마를 선언한 임종인 전 의원이 "'민주당 중심론'은 야권 단합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 임종인 전 열린우리당 의원     © CBS노컷뉴스
임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지금은 반MB연대의 빈약한 내용을 채우기 위해 고심할 때이지, 공허한 주장을 앞세워 밥그릇을 챙길 때가 아니다"라며 민주당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임 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민주대연합론'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라며 "왜 뜬금없이 '민주당 중심의 통합'이 주장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그동안 '반MB연대의 중심은 민주당'이라고 말해왔다. '민주당 중심 통합론'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내용은 없이 기득권만 고집해서는  결코 중심이 될 수도 없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단합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자기를 버리면서 연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DJ의 충고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16일 민주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내가 크니까 7을 차지하고 나머지 3을 나눠 가지라는 식으로 해선 곤란하다"며 "자기를 버리면서 연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야권 공조와 관련한 민주당의 발상전환을 주문한 바 있다.
 
임 전 의원은 "반MB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그 정치적 전망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며 "실제 저지한 MB악법은 얼마나 되는지 비정규직 법안이나 쌍용차 사태에서 반MB연대는 왜 작동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이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야4당 및 모든 민주시민사회와 연합해 반드시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의 위기 극복을 위해 승리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를 놓고 정세균 대표는 25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추도식 자리에서 "민주당이 김 전 대통령의 철학과 정신, 정책을 고스란히 이어받을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이 다 이루지 못한 유업을 제대로 꼭 이어받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참여정부 시절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지금 민주당은 당원 숫자나 열기나 구성원 폭을 보면 민주당 역사 수십년 이래 최악의 상태"라며 "DJ의 '야권 단합' 유언은 민주당에 주신 충고다. (신당 창당 예정인) 우리에겐 해당되지 않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 7월 27일 10월 재보선 출마를 선언한 임종인 전 의원은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권3당의 지지를 받아 진보개혁 단일후보로 오는 10월 경기 안산상록을 재선거에 나설 계획이다.
 
다음은 임종인 전 의원의 글 전문.
 
‘민주당 중심론’이 단합의 걸림돌입니다
DJ의 ‘자기를 버리고 연대하라’는 충고 새겨야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야4당과 단합하고, 모든 민주시민사회와 연합해 반드시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의 위기 극복을 위해 승리하라”는 말씀을 민주당에게 남겼다고 합니다. 지난 24일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밝힌 내용입니다.
 
민주당을 만들고 지켜오신 김 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러나 DJ의 말씀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짧게 보면 지난 해 연말부터, 길게 보면 80년대부터 일관되게 해 오셨던 말씀입니다. 지금 야권과 시민사회가 하고 있는 반MB연대라는 이름의 공조 또한 크게 보면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DJ의 늘 하시던 말씀을 놓고 요 며칠 정치권이 시끄럽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말들이 터져 나옵니다. DJ는 ‘단합하고, 연합해서, 3대위기 극복을 위해 승리하라’고 주문하셨는데, 왜 뜬금없이 ‘민주당 중심의 통합’이 주장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반MB연대의 중심은 민주당’이라고 말해왔습니다. ‘민주당 중심 통합론’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민주당 중심론’이야 말로 DJ가 주문한 야권 단합의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내용은 없이 기득권만 고집하면서 나를 중심으로 모이라고 외쳐서는 결코 중심이 될 수도 없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단합도 어렵습니다.
 
반MB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그 정치적 전망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1년 가까이 반MB를 외쳤지만 반MB 구호 말고는 딱히 손에 잡히는 내용도 성과도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반MB연대의 빈약한 내용을 채우기 위해 고심할 때이지 그런 되지도 않을 공허한 주장을 앞세워 밥그릇 챙길 때가 아닙니다. 실제 저지한 MB악법은 얼마나 되는지 비정규직 법안이나 쌍용차 사태에서 반MB연대는 왜 작동되지 않았는지 그런 문제들을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16일 “내가 크니까 7을 차지하고 나머지 3을 나눠 가지라는 식으로 해선 곤란하다”는 말씀과 함께 “자기를 버리면서 연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민주당 지도부에게 주문하셨습니다.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기신 충고를 가슴 깊이 새길 필요가 있겠습니다.
 
2009.8.27.
임종인 (변호사,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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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8/27 [17:4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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