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北 배후설?…국정원, 갑자기 '친절한 금자씨' 됐다"
'디도스 공격' 일파만파, 9일 '3차공격' 예고…국정원 발 '북한 배후설' 논란
 
취재부   기사입력  2009/07/09 [11:08]
한미 주요기관 인터넷 사이트를 겨냥한 디도스(DDos) 공격이 8일 저녁 2차 사이버 테러에 이어 9일 오후 '3차 공격'까지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사이트 및 국정원은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양상이다.
 
당초 7일 오후 부터 시작된 사이버공격에 청와대와 '조선닷컴', 국정원과 일부 은행 전산망이 피해를 입었으나, 조직화-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9일 오전 현재 국회와 증권, 보안업체, 대형 인터넷 쇼핑몰 까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
 
급기야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날 오전 악성코드를 보유한 이른바 '좀비PC' 2만9천대의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는 동시, KT, SK브로드밴드 등 민간통신업자들을 긴급 소집한 뒤 인터넷 침해사고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정원, '김정운 후계설' 때도 의원들에 비공개 통보했다"
 
이처럼 관련 기관과 정부 수사당국이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으나, 이같은 '인터넷 대란'이 발생한 이후 가장 큰 궁금증을 유발하는 대목은 누가, 왜, 어떻게, 그것도 주요 국가기관을 향해 사이버 테러를 가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정원이 이번 사이버 테러의 배후로 북한이나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8일 오후 알려졌다. 국정원이 이같은 내용의 정보를 국회 정보위 간사에게 비공개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비록 국정원이 '단정'을 하지는 않았으나, 국정원 발 언론보도가 나오는 과정에서 '종북세력'이 배후일 것이라는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이 "확실한 근거 없이 이와 같은 사실을 유포한 것은 혹 국정원에게 엄청난 권력을 줄 수 있는 '테러법' 통과를 목적으로, 국정원이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국회 정보위 소속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요즘 국정원이 갑자기 '친절한 금자씨'가 됐다"고 비판을 가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얼마 전 이른바 '김정운 후계설'이 제기됐을 당시 국정원이 자신에게 비공개 통보를 해줬으며 뒤이어 전화와 문건을 통해 '사이버테러 주체를 북한 혹은 종북세력으로 추정한다'는 설명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위원은 "(내가) '그렇다면 증거가 있느냐'고 제가 질문을 했다. 하지만 (국정원 측은) '추정만 하고 있는 것이지 앞으로 IP를 추적해서 며칠 후면 판결이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정황과 '추정'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우리 국정원도 조사를 해서 정확한 것을 발표해야지지, '추정된다'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정원의 수준을 나타내게 하는 일이어서 여러 가지로 좀 의심스럽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덧붙여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이렇게 큰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철저히 조사를 해서 원인과 규명, 앞으로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속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번 공격이 '핵티비즘'? 전체를 단정하긴 어렵다"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염흥렬 교수 역시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정치 사회적 목적을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하는 '핵티비즘'이 아니냐는 질문에 "전체를 단정 짓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염 교수는 "현재 공격당한 사이트 중에는 공공기관과 포털, 은행과 쇼핑몰도 있다"며 "정치단체인 한나라당과 같은 곳에는 (핵티비즘이) 적용될 수 있지만 쇼핑몰이나 인터넷뱅킹은 또 다른 범주에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이게 지금 상당히 조직화 되어 있는 세력이나 조직에서 공격이 수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배후는 의심 되지만 조사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안철수연구소 "9일 오후 6시, 주요 포털과 행안부 등에 3차 공격 예고"
 
한편 안철수연구소는 이날 "3차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이 9일 오후 6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또 한번의 대규모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연구소 측에 따르면, 특히 이번 3차 공격에는 네이버와 다음, 파란 등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이메일과 행정안전부 전자정부사이트, 국민은행, 조선닷컴, 옥션 등 7개 사이트가 포함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이들 사이트 중 일부는 8일 오후 부터 부분적 개통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날 오후로 예정된 3차 공격이 재개될 경우, 이에 따른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안철수연구소 김홍선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3차나 4차까지도 지속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공격이) 아주 조직적으로 스케줄까지 잡아가지고 했다는 것은 현재 확실하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현재 '좀비PC'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며, 정부와 해당 사이트 관리자 측에서도 트래픽 분산 등을 통해 디도스 공격에 대한 방어전을 펼치고 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9/07/09 [11:08]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