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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00분토론> 이재교 발언 논란, 비판 고조
뉴라이트 교수 "언로가 막히고 국민이 억압됐나"…시청자들 "MB 대변인"
 
이석주   기사입력  2009/06/05 [11:37]
#1. "(교수들의) 시국선언이라는 것은 언로(言路)나 표현의 자유가 억압됐을때 하는 것이다. 지금 국민들이 말을 못하고 억압된 분위기 인가"
 
#2. "지금 이명박 정부의 기가 너무 죽어서 정책을 제대로 펴 나갈 수가 없다"
 
이재교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4일 저녁 방송된 MBC <100분토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지식인들의 잇따른 시국선언 발표를 비판하는 동시, '조문 정국'의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을 하자 시청자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6월 정국 어떻게 풀 것인가'란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 이 교수는 이같은 말로 서거 정국 이후 일고 있는 각계의 '국정기조 전환' 목소리를 일축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과 시청자들은 그의 과거 전력 등을 거론한 뒤 부적절한 발언이었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4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으로 확정된 이 교수는 과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바 있으며, 뉴라이트재단 이사를 거쳐 현재 공정언론시민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 서울대 교수들 시국선언 지적…"내용과 형식 면에서 모두 문제"
 
이날 방송에는 이진곤 국민일보 논설고문과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 교수, 이재교 교수, 신율 명지대 정치학 교수, 김종철 연세대 법대 교수, 박창식 한겨레신문 정치선임기자가 참석해 '서거 정국'을 둘러싼 정국 현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먼저 이 교수는 지난 3일 서울대 교수 124명을 시작으로 전방위적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식인들의 시국선언과 관련, "나도 (서울대와 중앙대 시국선언문의) 전문을 봤지만, 내용과 형식면에서 모두 문제"라고 비판했다.
 
▲ 이재교 인하대 교수     © iMBC

이어 "시국선언은 언로가 막혔다거나 억압돼, (국민들이) 표현을 잘 못하는 상황에서 지식인들이 물꼬를 트는 역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연 현 상황에서 국민들이 말을 못하고 억압된 분위기 인지에 대해선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국민들과 언론의 표현의 자유는 문제가 없으며, 따라서 대학 교수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할 정도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언이 이어지자, 이 교수 뒷편에 앉아있던 시민논객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어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교수들은 얼마든지 다른 경로를 통해 (의사표현을) 할 수 있었다. 집단적으로 발표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파장이 예상되는 시국선언 형태를 띠는 것이 형식면에서도 바람직 하지 않다. 강경한 방법을 선택해야 했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김종철 연세대 법대 교수는 이 교수 주장을 반박, "과연 현 상황을 통해 표현의 자유가 있느냐에 대해선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잘못된 발언이었음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7~80년대를 떠올려 보면, 지금의 상황이 절대적으로 억압돼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사회 일각이나 조문 정국에서 드러난 민심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고 이 교수 발언에 제동을 걸었다.
 
이어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0년 간 쌓아왔던 사회 전반의 자유화와 민주화의 성과물들이 매우 후퇴하고 있다는 압박감을 갖고 있다"며 "그런 부분들이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조치들이나 사태들이 있어왔다"고 일침을 가했다.
 
■ "조문 열풍 가라앉을 것"…상대토론자 향해선 "다른 나라에서 왔나"
 
한편 이재교 교수는 노 전 대통령 서거와 이에 따른 '조문 열기'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특히 고인의 자살 배경을 '자연인 노무현의 죽음'과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설명했다.
 
그는 먼저 "현재의 열풍엔 두 가지가 존재한다"며 "하나는 자연인 노무현이 돌아가신 것이고, 또 하나는 전직 대통령의 자살, 즉 공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운을 뗐다.
 
▲ 김종철 연세대 교수     © iMBC

이어 "우리나라는 장례를 앞두고 고인의 잘못을 따지지 않는다. 그래서 '잘못' 보다는 '안됐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압도적"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현 정부에게 부족한 감성 적인 면을 강점으로 가졌기 때문에 국민들의 그리움이 작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공적인 측면'을 설명하며 "5년간 나라의 책임을 맡았던 전직 대통령도 공인이다. 돌아가실 때까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고 그런 책무가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은 이런 책무를 저버렸다"고 잘라 말했다.
 
나아가 "지금 까지는 측은지심이 앞서고 있지만, (국민들이) 점점 냉정을 찾아 갈 것"이라며 "국민들이 이성을 찾아가면 이러한 열풍은 머지않아 가라앉을 것이다. 그런게 수준높은 사회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 이 교수는 "현재 이명박 정부의 기가 너무 죽어서 정책을 제대로 펴 나갈 수가 없다"라고 밝히는가 하면, 일부 상대편 토론자를 향해선 "다른 나라에서 살다 왔느냐"고 공중파 토론프로그램에선 적절치 못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 김종철 연대 교수 "MB 아무런 입장 표명 않는 것, 적절한 자세 아냐"
 
이에 대해 김종철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 방식이 보여주는 것은 도의적 책임에 대해 못견딘 부분들이 드러난 것이다. 검찰이 피의자로 규정했을 뿐이지, 본인이 범죄자로 인정해서 피의자가 된 것은 아니다"라고 '검찰 책임론'을 거론했다.
 
김 교수는 논란이 되고 있는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해서도 "노 전 대통령은 뇌물과 관련된 직접적 법적책임을 질만한 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파렴치범으로 몰릴 수 있는 다양한 공표행위가 검찰 당사자와 언론에 의해 이뤄졌다"고 양 측 모두를 비판했다.
 
이어 "그런 것들로 인해 국민들은 '정치보복'이라고 생각했다. 공권력에 의해 부정적 결과가 빚어졌다고 간주하는 것"이라며 "전직 대통령이 퇴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공권력의 연장선에서 자살했다는 것은 전 세계적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까닭에 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 "결과적 부분에 대해 이 대통령이 아무런 표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적절한 자세가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 누리꾼 '발끈'…"뉴라이트 출신의 이명박 대통령 대변인"
 
한편 이 교수의 발언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100분토론>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특히 일부는 이 교수의 '뉴라이트 전력' 등을 거론한 뒤 "토론자로 자격이 없다", "더이상의 논의 조차 필요 없는 인사다"라는 성토를 이어갔다.
 
▲ 이재교 교수를 향한 누리꾼들의 비판 글.     © iMBC

'이은혁'은 "이 교수는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탓하는 지혜를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힐난하는가 하면, '손은정'은 "이젠 국민들까지 기막히게 만들어 죽일 생각이냐"며 원색적 비난을 가했다.
 
'신재욱'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이 교수가 여러 토론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수구세력의 대변인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교수는 항상 토론에 나와서 '법'을 강조한다. 하지만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까지 당한자다. 정말 개탄스럽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김호석' 역시 "이재교 씨는 끝까지 국민의 이성을 무시하고 있다"며 "그분의 주검을 단지 안타깝게 여겨서 추모를 하신다고 생각하는 사고(思考)에, 과연 교수가 맞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영기'는 "교수라고 하기에는 인격이 무척이나 모자라는게 아닌가 생각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개인 대변인 같은 소리만 했다. 국민의 민심과는 전혀 무관했다. 정부의 못난 모습을 계속 보여주느라 얼마나 힘드시느냐"고 역설적 비판을 가했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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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6/05 [11:3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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