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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사 어디에 '노동자때리기'가 있었나"
문화일보 기자 언론노보에 반론, 도요타 초청취재 해명없어
 
윤익한   기사입력  2003/09/25 [16:36]

▲언론노보 1면 머릿기사, [정부·재계·언론 노동자때리기 한 통속]     ©대자보
언론노보가 지난 9월3일자(361호) <정부·재계·언론 노동자때리기 한 통속>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지난 21일부터 4박 5일동안 일본 도요타의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한 주요 일간지 자동차 담당기자들이 취재 후 홍보성 기사를 쏟아내는가 하면 국내 자동차사와 노조를 비판하는 기사를 남발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해당 기자가 "도요타 신화의 이면 위주로 보도했고 언론노보가 지적한 것처럼 '노동자때리기'와는 다르다"는 반론을 제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언론노보는 도요타 초청 해외취재에 관한 중앙, 동아, 한국, 문화 등 주요 일간지들과 연합뉴스 경제부 자동차 담당 기자들의 실명 기사를 거론하며 "외국기업홍보를 위해 자국기업 매도는 매판적 행태"라며 비판했었다.

그러나 기사를 작성한 문화일보 홍성일(산업부) 기자는 9월 24일자 언론노보(362호)에 다른 신문기사들과 함께 비판한 8월 26일자 자신의 도요타자동차 현지 취재기는 보도사실과 내용이 다르다며 "도요타의 50년 무분규신화에 대해 국내에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 잡으려는 의도에서 기사화한 것이고, 이 기사에서 국내 회사들도 노사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노동자를 잘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반박했다.

▲문화일보 홍성일(산업부) 기자가 쓴 반론글     ©대자보
이어 홍기자는 반론문에서 "문화일보 기사에는 언론노보가 주장한 노동자때리기나 국내자동차사와 노조에 대한 비판, 자국기업 매도의 내용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단 한 줄도 찾을 수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도요타배우기 열풍이 한창이지만 도요타 성공신화에는 일부 과장됐거나 잘못 알려진 사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언론노보는 문화일보 해당 기사 가운데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도요타배우기 열풍이 한창이다"는 부분을 인용했었다.

그러나 문화일보 홍성일 기자가 언론노보에 쓴 반론문에는 공짜취재 관행과 그에 따른 홍보성 기사를 작성한 부분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되지 않아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홍기자가 자신의 기사에서 "도요타의 무분규신화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잡고 국내 회사들도 노사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노동자를 잘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설명은 홍보성 기사에 대한 언급을 피하기 위한 군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또 홍기자가 기사를 작성할 때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대한 언론의 왜곡보도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다면 다른 나라 경쟁사의 공짜취재에 응하면서까지 기사를 작성할 때에는 한국 자동차산업과 노조의 활동을 깍아내리는 식으로 보도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언론노보가 공짜취재에 동행한 기자들의 기사를 중심으로 보도성향을 파악하면서 문화일보 기자의 기사를 무리하게 포함한 점도 애초에 불필요한 논란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3일 '최근 사회갈등 보도와 기자윤리'주제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기자들이 촌지를 받고 기사를 쓰는 행위가 단순히 윤리의식의 차원이 아닌 범죄행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윤익한, "공짜취재, 촌지받고 기사쓴 기자는 범죄자" (대자보 2003.9.4)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정호 전국언론노동종합 정책국장은 "홍보성, 선심성 해외 관광을 언론인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이 큰 문제"라면서 "한국기자들이 도요타 초청 해외취재에 이어 후속보도에서 도요타의 무분규신화를 거론하면서 현대자동차 노동자의 파업을 무리하게 연결짓는 등 기본적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사안을 통해 기자 개인의 양심과 윤리의 측면이 기자들 스스로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는지도 짚어볼 대목이다. 또한 기자들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고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왜곡된 정보를 전달할 경우 언론은 스스로 기능을 상실하고 독자들로부터 멀어지게 할뿐이다./미디어기자


다음은 문화일보 홍성일 기자가 언론노보에 실은 반론문이다.

■ 반론 - “도요타 신화 이면 위주로 보도…‘노동자때리기’와는 달라”

언론노보는 지난 9월3일자 ‘정부·재계·언론 노동자때리기 한 통속’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주요 일간지의 자동차 담당기자 등이 일본 ‘도요타’의 초청을 받아 지난달 21일부터 4박 5일동안 방일 취재를 했다”며 “이들 기자들은 홍보성 기사를 쏟아내는가 하면 국내 자동차사와 노조를 비판하는 기사를 연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언론노보는 또 “외국기업홍보를 위해 자국기업 매도는 매판적 행태”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언론노보가 다른 신문기사들과 함께 비판한 8월 26일자 본인의
도요타자동차 현지 취재기는 보도사실과 내용이 다르다. 먼저 문화일보 기사에는 언론노보가 주장한 노동자때리기나 국내자동차사와 노조에 대한 비판, 자국기업 매도의 내용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단 한 줄도 찾을 수가 없다. ‘독자기술로 코스트낮췄다’는 제목으로 보도된 이 기사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도요타배우기 열풍이 한창이지만 도요타 성공신화에는 일부 과장됐거나 잘못 알려진 사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첫째 가장 잘못 알려진 것 중 하나가 도요타의 고용관계라며 도요타가 ‘종신고용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장기고용이 정확하다고 밝혔다. 둘째 이 기사는 도요타가 50년간 유지해온 ‘노사무분규’의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며 종업원들에게 일본 제조업체가운데 최고대우를 해주는 것이 그 비결이라고 적시했다. 노조가 복지문제를 가지고 분규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도요타의 50년 무분규신화에 대해 국내에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 잡으려는 의도에서 기사화한 것이다. 본인은 이 기사에서 국내 회사들도 노사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노동자를 잘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

- 홍성일(문화일보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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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9/25 [16:3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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