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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상납 장부' 파문‥업주-경찰간 줄다리기 점입가경
업주들, "명단 추가공개할 것" vs 경찰 "상관없이 단속 강화"
 
강인영   기사입력  2008/09/08 [20:14]
단속 칼바람이 불고 있는 장안동 성매매업소 업주들이 '경찰 상납 장부'를 공개한 가운데 경찰은 촛불시위 진압에 투입됐던 경찰관 기동대를 성매매 업소 단속에 적극 활용하기로 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어 경찰과 업주들의 줄다리기는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성매매 업소들 ‘경찰 상납 장부’ 공개
 
장안동 성매매 업주들이 YTN에 제공한 자료에는 업주들로부터 수백만 원의 돈을 상납받은 경찰관들의 이름과 직책 등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다이어리 노트에 육필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경찰 상납 장부’에는 경찰관들이 돈을 받은 시기와 장소도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이 장부에 따르면 여성 청소년계 소속 A 경찰관은 지난해 4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식당과 답십리 거리, 공원 등에서 모두 6백만 원을 상납 받았고, 생활질서계 소속 B 경찰관은 지난해 6월부터 청량리 등지에서 세 차례에 걸쳐 7백만 원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또 동대문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경찰관 세 명도 지난해 5월 각각 100만 원씩을 업주들로부터 건네받은 것으로 나온다.
 
이와 관련해 CBS 취재진이 만난 한 성매매 업소 업주는 “경찰들이 돈을 받고 서비스 받을 것은 다 받고도 단속을 하고 있다. 단속을 하려면 깨끗하게 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장안동 성매매업주 40여 명은 지난 2일부터 연속회의를 벌였으며, 이 자리에서 경찰 단속에 대한 업주들의 대응책 등을 논의한 뒤 상납 장부를 추가로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실명이 확인된 경찰관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거쳐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 문책하고 장부 등 증거 자료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경찰 기동대 투입해 성매매 업소 등 단속 강화”
 
이런 가운데 경찰은 명단의 존재 여부와는 관계없이 성매매 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성매매업주와 경찰 간의 줄다리기는 점입가경으로 치닫을 전망이다.
 
촛불시위 진압에 투입됐던 경찰관 기동대가 이번에는 성매매업소와 불법오락실, 범죄 다발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투입되는 것.
 
서울지방경찰청(청장 김석기)은 8일, 촛불시위가 소강상태에 접어 듦에 따라 시위진압에 활용됐던 경찰관 기동대를 추석 방범 집중근무기간이 끝나는 대로 민생치안 분야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경찰은 신입경찰관으로 구성된 기동대 3개와 고참 경찰로 구성된 기동대 2개 등 모두 5개 부대 600명을 성매매 업소 단속과 불법 오락실 단속, 범죄 다발지역 단속에 집중활용하기로 했다.
 
우선 범죄다발지역에는 기본적으로 사복을 입지만 경찰관 임을 알 수 있는 조끼를 착용한 3개 부대를 투입해 범죄예방 활동과 현행범 검거 활동 등을 수행하도록 했다.
 
이 지역에는 신입 경찰관으로 구성된 경찰기동대가 투입된다. 이 부대는 또 경찰이 밝힌 조직폭력배 척결에도 활용된다.
 
불법 오락실과 성매매 업소에 대한 단속은 고참 경찰로 구성된 기동대 2개 부대를 활용하는데 이미 단속이 시작된 장안동 외에 용산과 영등포 등 집창촌 지역에 투입해 단속활동을 벌이게 되며 완전한 사복차림으로 암행단속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경찰관 10명을 한 팀으로 해 한 개 부대 12개 팀이 해당 지역에 투입돼 목표로 삼은 업소들을 한팀에 한 업소씩 동시에 단속한다는게 경찰의 방침이다.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촛불집회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듦에 따라 경찰도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며 "시위 진압때문에 상대적으로 집중하지 못했던 민생치안분야에 경찰관 기동대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들 경찰관 기동대가 이번주는 준비작업과 추석 방범활동에 전념한 뒤 추석연휴가 끝나자 마자 오는 17일 발대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가도록 할 계획이다.
 
경찰관계자는 "불법업소에 대한 단속요령과 불법업소의 현황파악, 교양교육과 내부 설계도를 활용한 도상훈련까지 마친뒤 기동대가 투입될 것"이라며 "총기는 소지하지 않지만 신변을 보호할 수 있는 삼단봉 등 보호장구는 소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계자는 "112 신고의 상당수가 불법 오락실을 왜 단속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면서 "불법 오락실은 서민과 운전자, 주부,학생 등이 주로 이용하는데 오락실에서 돈을 날려 가정이 파탄되거나 도박자금 마련을 위한 2차 범죄로 이어지기도 하기때문에 발본색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장안동 업주의 "성상납 경찰 명단 공개"주장과 관련해 "그런 명단이 있다면 정식절차를 밟아 즉시 공개해 달라"며 "사실 여부를 확인해 관련된 경찰관이 있다면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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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9/08 [20:1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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