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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중심 '제3 시민신당'의 성공조건
‘오로지 노무현주의’자들과 개혁신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엥란트   기사입력  2003/08/27 [22:01]

어제 일부 언론에 각계 시민사회, 단체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주체 형성을 위한 제 3의 '시민신당' 건설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음달 8일 시민단체 대표들과 학계, 법조계 등 각계 지도급 인사 1천여명이 신당 창당까지 염두에 둔 '정치 세력화'를 선언할 예정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관련기사] 김광선, 시민단체 '제3의 신당'으로 나서겠다, 대자보(2003. 8. 26)

국민들의 기성정당에 대한 극심한 불신과 신당연대와 개혁당이 주도하고 있는 '개혁신당' 또한 국민적 명분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그동안 각계에서 비교적 참신하고 시민사회에서 나름대로 역활을 해온 사람들 위주로 형성되는 새로운 정치주체의 탄생은 국민들로 하여금 관심의 대상이 아닐수 없다.

나는 이 시민신당이 향후 그 탄생여부를 떠나 각계에서 개혁을 지향하는 시민단체와 시민사회의 연대를 통한 새로운 정치주체로서의 등장이라는 것 만으로도 비록 그것이 신당형태가 되든, 일정한 틀을 갖춘 연대의 형태가 되든 매우 필요하며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 본다.

기성 정치인들이 정치개혁을, 정당개혁을 스스로 해낼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수차 절감해온 국민의 입장에선 각계전투형태로 불쑥 불쑥 정치권에 대고 메아리없는 정치개혁을 외치는데 그쳐서는 우리 정치가 한발짝도 앞을 향해 갈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만성 동맥경화 상태인 정치를 바꾸어낼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연 시민사회가 고정불변의 정치권을 움직여 정치개혁을 추동해 낼 수 있을까?     ©인터넷이미지
지금 신당연대나 통합연대, 개혁당이 주도하고 합작하여 만들고 있는 개혁신당은 지나치게 민주당 신주류의 결단에 의존하고, 일정한 세력모으기 형태의 코드가 맞는 인물중심의 외형적 모양갖추기에 급급한 나머지 범국민적인 정치개혁의 명분을 상실한 채 내년 총선을 앞둔 이합집산 혹은 노무현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과의 정치적 입지 구축을 위한 지리한 밥그릇싸움으로 비추어진 측면이 강해서 이제 그들의 당초 그림대로 개혁신당이 탄생된다 하더라도 국민적인 호응을 크게 얻기는 힘들어진 상태이다.

아니 지금의 국민들은 그런 신당이나 만들바에는 이제 지겨우니 그만두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는게 여러 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이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할것이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개혁신당은 민주당에 대한 지나친 폄훼와 감정다툼으로 인하여 자칫 지난대선때 하나로 뭉쳤던 범개혁세력을 다시 묶어내기는 커녕 대북화해협력 정책의 온전한 계승을 강조하는 '김대중주의자'들과 노사모, 개혁당을 위시한 일부 '오로지 노무현주의자'들의 이분법적 편가르기 혹은 분열만을 초래할 공산이 크고 이는 한나라당에 어부지리를 고스란히 넘겨줘 지난 지방선거 대참패의 악몽을 떠올리게 할뿐이다.

이러한때 이들 개혁신당 추진세력들의 오류를 반면교사로 하여 대국민적인 정치개혁의 명분을 축적해가며 국민들에게 신선한 희망의 불씨가 되어 준다면 분명 정치얘기만 하면 짜증스러워 하는 국민들의 정치무관심을 극복해낼 수 있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렇게 되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신당을 추진하는 추진주체들이 반드시 치열하게 고민하고 유념해야 할것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민주당 신주류와 유시민으로 대표되는 개혁신당 추진주체들의 오류를 되밟아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첫째, 철저하게 정치개혁의 내용을 가지고 국민적 이슈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정치개혁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국민적 이슈를 순식간에 만들어 낸다는 건 힘든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줄기차게 혼신을 다하여 외쳐야 한다.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정당명부제 내용을 정밀하게 검토 이를 국민들과 정치권에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가야한다.

남북화해협력을 해치는 보수세력에 대한 경고와 함께 노무현 정부의 대북화해정책의 일탈조짐과 대미의존적인 자세의 전환을 줄기차게 요구하면서 가야한다.

수시로 상황에 따라 말을 달리하는 노무현 정부의 갈짓자 행보에 대하여 엄중 비판하고 개혁의 올곶은 방향으로 비틀거림 없이 가도록 견인해내야 한다.

부안핵폐기장 건설과정에서 보듯이 반환경적인 정책시행과정에서의 오류를 지적하고 국민과 함께 시정을 요구하며 가야한다.

둘째, 명망있는 인사나, 지명도있는 기성정치인의 영입에 전력 투구하는 모습은 또다른 추락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외화내빈이라 했다. 사회적 명망가나 지명도 있는 정치인 끌어모으기 유혹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직장인등 생활인들 위주의 당원구성이 되도록 노력하여 지역별 생활정치 실현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서 특정 정치인이나 명망가를 중심으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혹은 지연에 따라 당원들이 구성되는 기성정당의 모습을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지금 각 지역에는 크던 작던 나름대로 지역민들과 함께 지역의 현안을 가지고 생활정치를 구현해보고자 하는 소모임들이 산재해 있다. 시민신당은 이들 소모임들중 개혁적 성향의 모임들을 꾸준히 찾아내거나, 새로이 만들어내고 궁극적으로는 이들 소모임들을 일정한 연대의 틀로 한데 묶어내면서 그들의 독자성을 존중해가며 함께 해나가는 그야말로 시민신당다운 모습을 갖춰가야 한다.

개혁신당이 국민적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결정적인 패착은 바로 개혁의 내용보다 노무현주의에 가까운 인사들의 결집이라는 상층연대에 불과한 인상을 끊임없이 심어주고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범국민적 정치개혁운동 차원으로 연결하지 못한 데 있다고 본다.
새로운 시민신당은 이런 오류를 두번다시 범해서는 안되며 이를 마땅히 경계해야 할것이다.

셋째, 총선을 앞둔 새로운 수혈세력이라는 이미지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아무리 시민신당이라고는 하지만 개혁신당이 처음에 연대의 대상으로 시민단체에 몸담고 있는 지명도 있는 세력들을 한축으로 상정하고 신당을 추진했던 관계로 시민단체,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탄생하는 신당이나 연대모임은 필연적으로 다음 총선을 앞두고 신당 수혈대상 인사들이 미리 자신들의 정치적 지분확보와 신당의 또다른 명분을 살리기 위한 외곽세력의 형성이라는 오해를 받게 되어있다.

어쩌면 이러한 오해를 극복하느냐 아니면 그러한 구설수에 매몰되느냐의 여부가 시민신당의 성패에 가장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시민신당이 총선을 앞두고 개혁신당이나 민주당등 기성정당에 수혈될 것이라는 인상을 주고 그럴 조짐을 보일 경우 시민신당의 정체성과 관련 극심한 내부분란과 이탈, 그리고 사기극이라는 국민적인 불신을 자초하여 오히려 정치불신을 가중시키는 또 하나의 정치꾼들의 모임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신당은 명망가위주의 기성정당의 운영형태를 과감히 버리고 생활인들의 광범위한 참여속에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중심으로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의제를 던지고 시민운동방식으로 국민과 함께 해나가는 풀뿌리 정당 운영의 전형을 보여주며 성장해가야 할 것이다.

개혁당이 이런 좋은 의도를 가지고 출범했으나 노무현주의에 얽매인 당 지도부의 안하무인식 당운영으로 말미암아 일방적 개혁신당 추진과정에서 이에 반발하는 적지않은 당원들을 떠나보내고 지금은 한낱 향후 생기게 될 개혁신당 속에서 유시민등 일부 지도급 인사들의 계보원으로 전락해가는 듯한 과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시민신당은 그동안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각자 전문성을 가지고 나름대로 입지를 구축해온 제 시민단체 세력의 연대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특정인 중심의 당운영은 어느 정도 상호견제가 가능하리라고 본다.

따라서 시민신당이 되든 일정한 연대의 틀로 가든 새로운 정치주체의 형성과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개혁이라는 대의를 가지고 출범한다면 마땅히 추진 주체세력들은 그 규모가 크던 작든 참여하는 모든 세력의 독자성을 존중해가면서 개혁적인 정책을 중심으로 때론 상호보완적으로, 때론 유기적으로 협력해가며 하나의 커다란 개혁추진 주체세력의 형성으로 이어지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명망가 몇 명, 혹은 각 단체를 대표하는 특정인물군 중심으로 결정되고 운영되는 시민신당이라면 굳이 만들 필요없이 지금 그대로 각자 자신들의 독자성을 유지하며 전문분야에서 활동하는게 낫다.

소수 명망가와 엘리트 정치가들에 의해 독과점으로 운영되는 당은 굳이 시민신당이 아니더라도 한나라당도 있고 민주당도 있고 새로 만들어질 개혁신당도 있고 이미 널려 있기 때문이다.

기왕에 존재하고 있는 기성정당들의 어설픈 돌무덤위에 똑 같은 정당 하나 그위에 얻어놓은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짜증지수만 높여줄 뿐이다. 정 현실적인 힘이 더 필요하다면 구체적인 정책을 가지고 기성정당과 사안별로, 정책적으로 연대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기성정당과 몸을 뒤섞는 순간 오물을 뒤집어 쓴 초라한 몰골만 발견하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진정 새롭게 탄생하는 시민신당은 총선이 얼마남지 않은 채 정치의 계절만 앞당기기 위해 습관적으로 넘기는 달력으로서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의 계절을 알리는 희망의 단풍이 되기를 기원한다.

* 본문은 독자기고입니다. 대자보는 네티즌의 목소리를 소중히 여기며, 네티즌들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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