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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한나라당 시계, 도로민정당되나
최병렬대표, YS 노태우 활발한 접촉, '물갈이' 물건너가나
 
김광선   기사입력  2003/08/23 [15:58]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노태우 전대통령, 김영삼 전대통령     ©인터넷이미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지난 대표경선에서 '이회창 삼고초려'를 내세우면서 내년 총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주장했지만, 엉뚱하게 김영삼, 노태우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병렬 대표는 오는 25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인 홍인길(洪仁吉)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회동할 예정이다.

홍인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의 국정농단 문제로 나라가 어지러웠을 때 "나는 불면 날아가는 깃털"이라는 '깃털론’을 던져놓고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듯 했으나, 최근 사면복권이후 부산에서 출마의사를 밝힌바 있다. 지난날 스스로 깃털로 자청했던 그가 이제 날개를 날고 부산에서 활동하려고 하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무엇보다 민주(상도동)계의 재기와 개인의 명예회복 차원이라는 것이 중평이다.

그러나 민주계의 부활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횡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선 최대표의 지도력 부재를 들 수 있다. 최근 부산에서는 그동안 지역에서 자신의 인지도를 탄탄하게 다져온 신당연대의 인사들이 대거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고, 민주당의 '6월 항쟁세대'들이 잇따라 탈당의사를 밝히면서 변화의 바람을 모색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아직까지 정치적 이슈를 선점하지 못하고 있고, '지도력부재설'이 난무하고 있다. 따라서 최 대표로서는 당의 지도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이 절실할 때이다.

결국 최병렬 대표는 내년 총선의 카드로 홍인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끌어들여 부산 경남에서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원과 연계하에 당의 지도력을 세울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한가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의 움직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김영삼 전 대통령은 최병렬 대표와의 회동과 지난 22일 옛 통일민주당 당료 출신들 모임인 민주동우회 단합대회에 보낸 격려사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명확한 대립각을 세운바 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주동우회 단합대회에서 "나라가 이토록 존망의 기로에 서 있는데 대통령이란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며 "참으로 무능하고 무지하고 대책없는 정권"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김현철 자서전, 김현철의 출발은 한나라당에서 본격화될 듯하다. 일각에서는 김현철이 아예 출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yes24
일각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의 맥락은 자신의 아들인 김현철씨의 정치적 행보에 '길 터주기'의 일환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김현철씨가 거제에 출마해 승리를 할 경우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 부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현철씨는 내년 총선출마의사를 밝힌바 있고, 김 전 대통령도 지난달 방일기간 중 그의 측근인 박종웅 의원을 통해 "귀국후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복구하겠다"는 정계 복귀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었다.

결국 최병렬 대표가 오는 25일에 홍인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만남은 최 대표와 김영삼 전 대통령간의 정치적 이해가 맞닿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표와 YS와의 연계는 YS와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래'가 별소득이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하자마자 상도동을 방문, YS 시계를 내세우면서까지 YS와의 연대 및 지원을 공공연하게 내세웠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은 노무현 지지자들에게 혹독한 비판을 받았고, 노무현 후보 지지율 급락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따라서 YS의 노대통령에 대한 격렬한 비판과 한나라당에 대한 급격한 경사는 더이상 청와대에서 부산 경남에서 YS카드의 폐기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아직까지 한나라당에서는 홍 전 수석과 김현철 씨의 공천문제가 전면에 부각되고 있지는 않지만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부산 서구는 현재 정문화 의원이 현역의원으로 버티고 있고, 박찬종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이다. 여기에 홍인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가세한다면, 총선전에 당내 분란으로 비춰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총선에서 최대접전지로 예상되고 있는 부산은 각각의 정치세력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들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으로서는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한편 최병렬 대표가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연대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9일 노태우 전 대통령까지 자신의 아들, 노재현씨의 공천문제를 최 대표에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한나라당은 앞으로 홍인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현철, 노재현씨의 공천문제로 시끄러워질것으로 예상된다.

'수구정당', '노인 당' 이라는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한나라당은 그동안 젊은층을 당 전면에 내세웠고, 네티즌들과의 유대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당 대표가 직접 네티즌과 토론해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날 한보사태로 인해 국민들에게 크나큰 실망감을 안겨준 인물들과 손을 잡으려는 최병렬 대표의 행보에 대해 과연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 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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